공방위리포트

 당신에게 세간의 관심이 쏟아진 지 벌써 보름여가 지나고 있습니다. 당신이 박근혜 정권 최고의 비선 실세라는 데에는 갑론을박이 있지만 박 대통령과 40년 동안 끈끈한 우정을 유지해 왔고 대통령이 힘들 때마다 든든한 정신적 버팀목이 되 준 것에는 큰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아버지인 최태민 목사 역시 박 대통령의 젊은 시절부터 그녀의 곁을 지켜온 동지였다고 들었습니다. ‘스님으로 시작해 사이비 교단을 이끌다 목사로 변신한 종교인’, ‘수차례 개명을 하고, 여러 명의 부인을 거느렸던 인물’ 등의 세간의 불손한 소문이나 관련한 중앙정보부 보고서 등으로 당신 아버지의 존재감을 평가절하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오히려 대를 이은 박 대통령과의 우정은 칭찬하고 격려할 만한 일일 겁니다.

다만 당신이 국정을 농단하는 실세가 아니라는 전제하에서요...

 당신은 지금의 상황을 매우 억울해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미르와 K스포츠 재단과 관련된 각종 의혹의 중심에 당신이 있다는 보도 때문에 불철주야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대통령의 심기도 얼마나 불편할지 상상이 잘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기편이라 생각한 보수 언론의 집중적인 공격까지 받고도 건재한 우병우 수석의 예에서 보듯 의혹 제기의 파괴력은 시간이 지나면 잦아들게 마련입니다.

 SBS 뉴스 역시 공정성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한겨레신문이 대대적인 의혹제기를  시작한 날엔 당신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엔 여야 공방을 중심으로 관련 뉴스를 균형적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청와대와 여당의 입장을 충분하게 기계적으로 반영한 공정보도입니다.

 최근 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에서 1위(SBS 9위), 가장 열독하는 언론매체 2위(SBS 10위권 밖)를 차지한 JTBC 뉴스와 비교해 봐도 그 비교우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SBS 8뉴스 보도

JTBC 뉴스룸 보도

9월 20일

관련 보도 없음

미르와 K스포츠..논란 휩싸인 '닮은꼴 재단' 실체는

논란의 두 재단..800억 끌어모은 '보이지 않는 손'?

9월 21일

대기업 돈 수백억 출연 과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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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2일

'내사 알았나' 논란

이석수, 안종범 수석 내사 벌인 듯..야당, 공세 고삐

박 대통령 "확인 안 된 폭로"..'재단 의혹' 정면 반박

이석수 특별감찰관팀, '감찰 착수' 안 했나 못했나?

  SBS뉴스만 봐서는 관련된 의혹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지나치게 정권에 편향된 MBC나 KBS 뉴스보다는 조금 더 상세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게다가 자세한 내용은 포털 뉴스 등을 통해 잘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얼마 전 전경련이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을 해산시킬 것이란 보도가 나왔네요. 앞으로  SBS 뉴스가 당신의 실체에 가깝게 다가가긴 더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대통령의 소중한 말벗 역할을 계속해 주시길 간절히 기대합니다. 언젠가 SBS 뉴스와의 화끈한 조우를 기대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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