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어제 특검의 박근혜 대면조사 일정을 보도한 7일 SBS 뉴스를 문제 삼으며 예정됐던 특검 대면조사를 무산시켰다. 또 최근 연이은 특종보도로 모처럼 성과를 올리고 있는 SBS의 정당한 취재 보도행위를 특검과 결탁한 부적절한 일로 몰아가며 목청을 높이고 나섰다.

기가 막히고 역겨울 따름이다.

최순실 사태 이후 온갖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검찰과 특검의 조사를 거부하며 청와대를 소도로 삼아 사실상의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범죄혐의자 박근혜와 그 수하들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정당한 취재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SBS 기자들을 향해 거꾸로 몽둥이를 들고 설쳐대는 모양이 가관이다.

도대체 갖은 헌법 위반과 범죄 혐의로 탄핵 심판대에 오른, 직무정지 상태의 최고권력자에 대한 특별검사의 조사 일정을 국민에게 감춰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SBS가 이를 알고도 보도하지 말아야 할 합당한 이유가 있는가? 오히려 정당한 취재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박근혜의 편의와 심기관리를 위해 보도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권언유착의 구태인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는 SBS 보도를 겨냥한 청와대의 저속한 대응은 삼성의 박근혜-최순실 일당에 대한 뇌물공여 시도, 블랙리스트 연속 특종 보도 등 SBS의 취재로 박근혜와 주변의 범죄 혐의가 국민 앞에 여과 없이 드러나면서 탄핵 심판 과정에 불리하게 작용하자, SBS 기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불순한 시도로 간주한다.

청와대에 묻는다.

혹여 최순실이 임명한 SBS 출신의 김성우 전 홍보수석을 통해 SBS 보도를 마음껏 주무르던 과거의 미몽에서 아직도 깨어나지 못했는가? 이런 치졸한 협박이 아직도 SBS 구성원들에게 통하리라고 보는가? 어떻게든 SBS 취재와 보도를 위축시키고 통제해 탄핵과 사법처리를 피해 보려는 시도는 더 큰 국민적 저항과 분노를 부를 뿐이다. 범죄 혐의자 박근혜와 청와대가 할 일은 탄핵 결정을 늦추고 구속을 피하기 위해 잔꾀를 동원하고 SBS를 포함한 언론의 입을 막는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대통령직에서 즉각 사퇴하고, 스스로 조사를 자청해 다른 국민들처럼 죄에 합당한 법적 대가를 치르는 일이다.

SBS 사측에도 거듭 확인해 두고자 한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자율성을 포기한 채 권력에 대한 눈치보기로 일관하다 시청자의 준엄한 심판을 받고 나서야 전사적으로 공정방송을 최우선의 가치로 내세운 것이 엊그제 일이다. 박근혜 정권의 마지막 발악에 흔들려 또다시 공정방송의 가치를 포기하는 일이 재연된다면 SBS 구성원은 물론 국민들이 더 이상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SBS 조합원들에게도 당부한다.

박근혜와 청와대의 수준 낮은 협박에 조금도 굴하지 마시라. 어떤 정치권력도, 어떤 재벌도 두려움과 성역 없이 취재하고 낱낱이 진실을 드러내자. 언론자유를 지켜내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실히 대변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당신 옆에 노동조합이 있고 우리 옆엔 상식과 민주주의의 복원을 염원하는 국민이 있음을 잊지 마시라.

 

전국언론노조 SBS 본부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