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 일터에 촛불을 밝힌다

길고 긴 겨울이 결국 끝났다. 억압과 통제로 낡은 체제를 유지하고 권력을 사유화해 나라곳간을 도둑질하던 박근혜 정권의 겨울이 시민의 힘으로 끝장났다. 이제 시민의 힘은 이 불온한 체제에   짓눌려온 기본적 권리와 상식의 회복, 즉 진정한 봄을 찾기 위한 적폐청산의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춘래불사춘…그러나 차마 SBS는 아직 봄을 봄이라고 부를 수 없다.
공교롭게도 역사와 민주주의의 치명적 후퇴를 가져온 이명박근혜 권력의 출범과 때를 맞춰 탄생한 미디어홀딩스 체제는 그 자체로 적폐가 돼 SBS의 숨통을 짓누르고 있다. SBS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시청자 신뢰보다는 단기적 이익 추구와 권언유착으로 조직은 깊숙하게 멍이 들었고, 시민의 신뢰는 무너졌다. SBS를 고사시키고 있는 비상식적 체제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의 경쟁력을 되찾아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를 공고히 하는 일은 우리의 피해 갈 수 없는 의무이다. 바로 SBS 버전의 적폐청산 작업이다. 이는 ‘건강한 방송, 건강한 콘텐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사훈과도 정확히 부합하는 일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는 오늘부터 SBS의 미래를 새롭게 열기 위한 적폐청산 투쟁에 돌입한다. 왜곡된 지주회사 체제는 지난 10년 간 전 조직의 목을 죄며 SBS의 성장을 가로막고 장기적자 가능성을 현실화하고 말았다. 지상파 방송의 사회적 책무 이행과 구성원들의 안정적 근로조건은 시시각각 위협받아 왔고 생존은 불투명하다. 핵심적 적폐인 지주회사 체제의 재편을 뒤로 미뤄두고는 어떤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 지연된 정의는 더 이상 정의가 아니라 하지 않던가. 이를 위해 노동조합은 2017년 총력 투쟁을 선언한다. 단호하되 끈질기게, 과감하되 합리적으로 싸울 것이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오는 24일 주주총회는 적폐청산 투쟁의 첫 신호탄이 될 것이다. 노동조합은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지상파 3사 가운데 유일한 적자를 기록한 경영실패의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다. 경영진은 지난 240호 노보를 통해 전한 노조추천 사외이사와 조합의 고언을 고정관념과 오해로 매도하고 적자 경영에 대한 반성은 커녕 흑자를 낸 경쟁사의 경영실적을 깎아 내리며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노동조합은 또한 장기 적자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현실이 태생적 문제를 안고 있는 지주회사 체제에서 비롯됨을 알리고 이런 체제의 방치가 주주들에게 치명적 손실을 돼 왔음을,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강력히 주장할 방침이다.

"촛불은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고 언론을 통제한 권력과 이에 협력한 언론에 대한 심판이다".  이는 지난 주말 박근혜 체제를 끝장낸 촛불시민들의 권리선언에 담긴 언론개혁에 대한 준엄한 명령이다. 이에 화답하는 것은 책임있는 언론인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노동조합은 방송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채 권언유착으로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권력의 나팔수 노릇을 해 온 언론부역자 청산 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다. 언론노조 차원의 부역자 청산 작업은 물론이고, SBS 노동조합 자체적으로 박근혜 정권 기간 벌어진 보도농단과 김성우 전 수석 재임 시 보도통제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백서를 발간해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고 아직도 남아 있는 적폐를 걷어내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주권 위임 안내>
SBS 주식을 보유하고 계신 조합원들께서는 노동조합으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노동조합에서는 오는 24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해 지상파 3사 중 유일한 적자를 기록한 SBS의 경영실패에 대해 단호하게 책임을 추궁하고 근본적인 해법을 주주들에게 설명할 예정입니다.이를 위해 가급적 많은 주주 조합원들의 주권 이임이 필수적입니다.

우선 SBS 주식을 보유한 조합원들께서는 조합 사무처에 주식 보유 현황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이후 회사에서 보내온 주총 참석 요구서와 위임장을 작성해 조합으로 권한을 위임해 주시면 됩니다. 자세한 절차는 조합에서 추가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SBS의 근본적 혁신을 위한 투쟁에 조합원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 동참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노조 사무실 : 02-2113-4890  노조 휴대전화 : 010-3194-4641 
이메일 : suw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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