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SBS 시청자위원

Q. 열흘 동안 고생 많았다. 진상조사 보고서까지 낸 지금 심경은 어떤가?

A. 저도 그랬고 그 뉴스를 봤던 많은 분들이 왜 이런 기사가 나갔는지 의혹을 가졌다. 진상조사를 시작하면서 조사를 통해 이런 의혹이 해소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임했다. SBS에서 이 기사 자체를 내보낸 게 잘못이었고 시정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의혹 해소를 위해 저 같은 외부인을 통해 좀 더 객관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는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달하려는 이런 과정은 잘못된 기사를 책임지는 자세였다고 생각한다. 이번 과정이 좋은 선례가 될 것 같아서 부담은 됐지만 제대로 된 조사 결과를 내놓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Q. 이번 조사에서 SBS의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는데 어떤 점이 특히 문제였나?

A. 취재나 데스킹에서 잘못한 부분들이 다수 드러났는데 각자 큰 책임 느끼고 조치가 있겠지만 이런 경험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좀 더 높은 게이트키핑 선상에 있던 분들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내부에서도 더 강조돼야 한다고 본다. 시스템으로 보면 그런 잘못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아 방송까지 나가게 된 부분은 조직적인 평가와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작년부터 여러 차례 개편이 되면서 시스템상에서 허점이 있었고 이번에 확인됐는데 보도본부 성원들이 같이 토론하고 대안 마련했으면 좋겠다.

제 개인적으로는 조직 문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외부에서 보면 다 같은 SBS 뉴스인데 내부에서는 부서가 다르면 되도록 개입하지 않으려는 것 같고 뭔가 보이지 않는 벽도 있는 듯하다. 대화나 소통이 부족한 측면도 원인 중 하나로 보이는데 그런 문화도 개선 방안 찾는 게 필요해 보인다.

 

Q. 시청자위원 활동하면서 SBS 보도를 누구보다 열심히 보고 문제점 지적했을 것 같다. 외부에서도 잘해오고 있던 SBS가 그러니까 더 ‘배신감’ 들었다고 하는 분들 많은데 어떤가?

A. 제가 작년부터 시청자위원했는데 매달 보도에 대한 지적을 많이 했다. 청와대나 권력 감시 보도 문제 많다고. 저만 아니라 여러 분들이 그랬는데 작년에 결국은 최순실 게이트 때 보도 참사 났던 거고. 그런데 이번 건은 보도 참사 이후 뉴스 개선 위해서 여러 조치를 취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 이번 사태 때문에 그 동안 SBS가 변화하려고 했던 노력이 무시되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게 저도 아쉽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뉴스를 바꿔나가면서도 기본적인 걸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그런 부분까지 개선해서 앞으로 더 약이 되고 도움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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