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평PD협회 “ TF 구성해 경쟁력 강화 방안 논의해야”

지난 달 22일(목)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집행부는 일산제작센터에서 드라마본부 조합원들의 요청에 따라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최근 사측이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진 드라마본부 분사 추진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드라마 PD 25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창사 이래 이렇게 많은 드라마 PD들이 한 자리에 모인 건 처음이었다.

이 자리에서는 드라마본부 구성원들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추진돼 온 본부 분사 논의가 부적절하다는 PD 조합원들의 성토가 이어졌고, 분사가 드라마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유일무이한 대안도 아니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드라마 PD들, 분사 논의 백지화 요구 투표… 38 대 1 가결

이에 드라마 PD들은 내부의 충분한 논의 없이 진행돼 온 사측의 일방적인 분사 추진 논의를 백지화할 것을 요구하는 투표를 진행했다. 재적 53명, 투표 39명 중 분사 논의 찬성 1명, 반대 38명의 결과가 나왔고, 드라마 평PD협회의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에서 드라마 PD들은 사측의 분사 추진 논의가 사회적 공기인 지상파의 책무를 외면하고 머니게임에 뛰어들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기존 논의의 백지화를 요구했다.

아울러 드라마 PD들은 “현재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경영진과 노동조합은 물론, 드라마 EP, 드라마 연출, 조연출 등 드라마 본부 주체가 참여하는 <드라마 콘텐츠 경쟁력 강화 TF>를 제안”했다.

평 PD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김영섭 드라마본부장은 지난 달 21일 오전, 드라마본부 구성원들에게 단체메일을 발송했다. 이 메일에서 드라마본부장은 “플랫폼 다변화 전략의 필요성과 경쟁력 강화 필요성 때문에 제가 직접 발의하여 관련부서와의 협의를 시작”했다며 “절대 비밀리에 논의를 진행하여 확정안을 통보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측  “분사, 확정된 방침 아니다”…미래 비전에는 포함

김영섭 본부장을 비롯한 사측 관계자들은 분사 추진이 하나의 아이디어일 뿐이라며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달 21일 이사회에 보고된 미래 비전에도 드라마 분사 추진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확정하지는 않았을지 몰라도 ‘분사’를 염두에 둔 의사 결정권자들의 방향성은 여러 곳에서 거푸 확인되고 있다.

 노동조합은 SBS 수익구조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드라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어떤 논의도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사측이 염두에 두고 있는 ‘분사’가 전체 SBS 구성원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인지는 확신할 만한 아무런 근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미 드라마 분야를 수직계열화한 CJ 등 경쟁자들의 사례가 우리의 장밋빛 미래가 될 수 있는지는 진지하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6일 노사협의회 통해 사측 진의 확인하고 TF 구성 제안

오히려 드라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결적으로 해결해야 할 조직 내부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본다. 사람은 돈으로 잡으면 그만이라는 논리로 원칙 없는 보상 체계를 만들어 드라마 본부 전체의 조직문화를 파괴하고, 공정한 기회 보장과 참신한 아이디어 발굴 대신 구성원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해 스스로 ‘협업’의 토대를 망쳐온 구습과 낡은 리더십의 관행이 아직도 뿌리깊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은 오는 6일 예정된 노사협의회를 통해 ‘드라마 본부 분사 논의’와 관련한 사측의 진의를 재확인하고 사측은 물론 일선 드라마 PD들과 노동조합 등이 결합하는 논의 구조를 통해 드라마 본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을 공식 제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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