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노사협의회

목동 어린이집 안건은, 사측이 제시한 설계안과 마지막으로 조합에 공유되었던 내용에 극명한 차이가 있었기에 임시 노사협의회에서 긴급히 다뤄졌다. 올해 2월 어린이집 증설의 내용을 포함한 임금협상 타결 이후 진행 과정에서, 조합과 실무진이 중요하게 여겼던 원칙은 ‘2018년 3월 개원 목표, 그리고 안전 문제를 고려해 어린이집만을 위한 공간으로 최적화’였다. 지하 공간(주차장) 공사는 규모 대비 실익이 떨어지고 공사기간이 너무 길어지는 점을 고려해 잠정적으로는 배제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

 

3분기 이사회에 제출된 '목동 어린이집' 관련 문서

 

그런데 지난 7월 말 3분기 이사회에 제출된 ‘제1호 의안: 목동 어린이집 증설관련 부지 매입의 건’에는 향후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건축하되, 어린이집과 업무용 시설이 공존하는 건축을 통하여 어린이집 운영비를 일부 리쿱(벌충)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 구축”이라고 명기돼 있었다. 자산개발팀에서 부지 매입 직후 양천구청에 제출했던 ‘가설계안’도 지하 1층, 지상 4층의 내용이었다. 사측은 이러한 세부 내용을 조합에 통보한 바 없었으며 협의하지도 않았다. 조합은 이 의사 결정과정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는 한편, 개원 시기를 내년 3월로 맞추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혼란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이 자리에서 사측은 당초 계획보다 훨씬 넓은 부지(약 210평)를 매입한 만큼, 효율적인 공간 활용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하며 주-정차 문제를 포함해 완벽한 건물을 짓겠다는 목표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김희남 경영본부장은 “노유자 시설 대신에 업무용 시설로 신축한 뒤 1,2층을 어린이집으로 사용하는 것이 전반적인 과정을 간소화 할 수 있다는 실무의 판단 때문에 그리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설계 계획과 건축 기간 등을 빠른 시일 안에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9일 경영본부 직원만족팀 주관으로 설계 및 인테리어 용역 업체와 실무자, 이용자가 함께 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현재까지의 계획을 공유하고, 원아 부모 및 미래 이용 희망자(10여 명 참석)의 의견을 설계에 반영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설계 및 건축 전문가들이 참석한 만큼 공사기간과 관련한 많은 질의가 오갔는데, 현재 사측이 추진하고 있는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의 건물일 경우 2018년 8월 경 완공을 예상하며 현실적으로는 2018년 9월에야 어린이집이 개원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만약 회사가 현재 설계안을 강행할 경우 내년 어린이집 운영에 심각한 혼란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9월 ‘가을 학기’ 개원이 이뤄질 경우, 신설을 약속했던 7세반(만 5세반)은 운영이 어려워진다. 현재의 어린이집에서는 현 6세(만 4세)의 원아들을 6개월씩이나 유예하여 보육할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단 6개월을 보내기 위해 어린이집이나 보육 방법을 바꾸려는 신규 수요도 없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므로, 실질적인 7세반 운영은 2019년 3월부터나 가능해진다. 또한 건축의 시기를 최대한 당겨 내년 5~6월에 개원한다 하더라도, 당장 새로 보내고자 했던 원아 부모들은 최대 3개월 정도의 보육 공백을 스스로 메워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사측은 지난 11일 조합 전임자들과 만나 “8월 16일 오전에 건축 실무 업체를 소집, 회의를 진행한 뒤, 최대한 효율적으로 기간을 산정해 공사 일정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개원시기에 따른 2018년 어린이집 운영 방안을 금주 안으로 확정하여 혼선이 없게끔 공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노동조합은 그 동안 지지부진하던 어린이집 신•증축에 동의하고 관련 협의를 진행해 온 사측의 의지를 높게 평가해 왔다. 그런데 난데없이 불거진 건축 규모 확대와 준공 지연으로 인해 여러 SBS 구성원들이 선의의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조합은 그간 2018년 3월 개원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3층 건물 신축’ 등의 설계안 구성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건축 규모를 줄여 사측의 비용 부담도 줄이고 구성원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8 어린이집 운영 계획이 조합원들의 보편적 복지에 반하거나, 지나치게 수익성 위주로 흘러가지 않도록 사측의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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