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PD 이면 계약 문제는?

언론노조 SBS본부(본부장 윤창현)는 지난 3일 본사 20층 대회의실에서 2017년 임시 노사협의회를 개최했다. 제249호 노보에서 밝혔던 드라마본부 PD 이면계약 건의 후속조치와, 목동 어린이집 증설 사업 계획에 대한 점검이 안건으로 다루어졌다.

 

사장, 유감 표명 및 재발 방지 약속

노동조합은 지난 249호 노보에서 언급했듯이 일부 드라마 PD들을 상대로 사측이 체결한 비밀계약은 노동조합의 교섭권을 무력화한 단체협약 위반이며, 또한 이중취업 금지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사규 위반임을 재차 지적했다.

특히 노보를 통해 문제를 지적한 이후에도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비밀 계약 당시의 상황 논리를 강조하며 단협과 사규 위반 행위가 정당한 경영행위인양 주장해 온 사측의 아전인수격 인식에 대해 노측 참석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드라마PD의 이면 계약 건에 대해 사측은 당시 드라마본부가 맞닥뜨렸던 상황이 절박했다고 주장했다. 2011년 이후 종편과 CJ 등의 드라마 대규모 투자와 중국자본 진출 등으로 드라마 PD에 대한 외부 수요가 커졌고, 인력 유출이 가시화되면서 드라마본부의 인력구조에 구멍이 날 우려가 컸다며, 두 드라마 PD와에 대한 비밀계약이 ‘고육지책’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측 참석자들은 사측이 체결한 비밀 계약은 고육지책이 아니라 악수(惡手)였음을 지적했다. 조합은 비밀계약으로 회사가 지불한 현금 외에도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유형, 무형의 비용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비판했다. 단기적으로는 잠시나마 연출자를 붙잡아 놓을 수 있었겠지만, 비밀계약으로 빚어진 조직문화 파괴, 이로 인한 드라마 본부 내 경쟁력 저하는 물론 노사 간의 신뢰에 미친 악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윤창현 본부장은 “드라마 시장의 경쟁 상황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단협과 사규를 위반한 경영 행위를 조합에 인정해 달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박정훈 사장은 문제의 비밀계약은 계약 당시에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으나, “바람직하지도, 권장할 일도 아니”라고 소회를 밝혔다. 동시에 두 PD에 대한 특별 대우가 구성원들의 실망과 불신으로 이어진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김영섭 드라마본부장은 “앞으로 PD 개인에 대한 특별 대우나 문제가 될 수 있는 처우는 하지 않을 것이며 젊은 연출자를 빨리 육성하는 방법 등을 통해 조직의 역량을 전체적으로 높이는 데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또한 비밀계약을 통한 선지급으로 8억원을 지급했다가 6억원 이상의 채무를 남긴 채 퇴사한 A피디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채권 회수 조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은 사측이 단협과 사규 위반 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함에 따라 비밀계약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요구와 고발 등의 조치는 일단 유보하기로 했다. 향후 드라마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논의과정에서 사측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조직문화 개선과 구태근절의 대안을 제시하는지, 또 6억원 달하는 채권 회수 여부를 보고 추후 대응 방안을 드라마 PD 조합원들과 함께 숙의해 나갈 방침이다.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