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판 블랙리스트' 파문, '삼성 장충기 문자' , YTN 해직자 복직 노사 합의, MBC 특별근로감독 착수… 최근 들어 쏟아지고 있는 언론계 이슈라는 점 외에 이 사안들엔 또다른 공통점이 있다. SBS 메인뉴스에서 다루지 않았거나 발생 며칠이 지난 뒤에야 기사를 썼다는 점이다. ‘뉴스News’를 ‘뉴스’ 같지 않게 다룬 셈이다.

 

카메라 기자의 사상과 성향을 분석해 인사조치에까지 반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MBC판 블랙리스트'는 지난 8일 첫 공개됐으나 SBS는 이를 메인뉴스에 보도하지 않았다. 사흘이 지난 11일이 8뉴스 리포트가 방송된 날이었다. '삼성 장충기 문자'는 지난 7일 시사인에서 단독 보도하면서 적나라한 청탁 내용 때문에 크게 화제가 됐고 이후 추가 사례도 나왔지만 SBS 뉴스에는 무려 엿새 뒤인 13일에 보도됐다. 새 정부 들어 방송 개혁의 상징적인 사례로 주목받았던 ‘YTN 해직자 복직 합의’나 ‘MBC 특별근로감독’ 건은 오후 뉴스에 30초짜리 단신으로 처리됐다.

 

그 사이 SBS 8뉴스에서는 어떤 기사들이 보도됐나. 4일 <사이비 교주가 여신도 살해 암매장> <하필 도망친 곳이…딱 걸린 음주운전>,  9일 <시동 켠 채 잠깐 주차..폭염 속 화재>  10일 <제천 누드펜션 운영자 형사 입건>  <사이드미러에 손목 대고 '억'>  11일 <익사로 위장하고 보험금 13억 청구>  <잠수복 입고 뜰채 들고.. 골프공 싹쓸이>… 주말을 빼더라도 평일 메인뉴스에 단발성 사건사고 기사가 매일 여러 개씩 등장했다. 경쟁사 드라마가 끝나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보도되면서 이 묶음을 '사건사고 단락'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이런 ‘뉴스’가 우리가 지향하는 ‘뉴스’인가.

 

지난 5월 인사와 조직 개편 이후 석 달, SBS 뉴스가 과거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출연이 줄거나 형식이 달라진 것을 두고 그런다면 과한 우려라 하겠지만 SBS 뉴스에서 제기하는 이슈와 어젠다가 시청률 지상주의로, 권력 눈치보기에 급급했던 때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이다. 뉴스의 경쟁력은 보도책임자들이 여러 차례 밝혔듯 성역 없이, 외면하는 이슈 없이, 할 말을 제때 제대로 할 때 올라간다.

 

SBS 뉴스는 지금 과연 그렇게 하고 있는가? 우리가 지향하는 뉴스는 어떤 뉴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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