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은 지난 노보 251호를 통해 2009년 6월 윤세영 회장이 당시 4대강 비판 보도를 이어가던 박수택 환경전문기자에게 부당하게 압력을 가해 비판 보도에 대한 재갈 물리기를 시도하고 보복 인사를 단행했으며, 이어 태영 건설이 대규모로 4대강 공사에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윤세영 회장은 지난 1일 입장글을 통해 박 기자와 돈독한 관계였으며, 4대강 사업에 대해 토론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태영의 수주규모가 전체 4대강 공사 규모의 1% 수준인 2,250억원이며, 4대강 수주를 위해 보도를 이용하지 않았으며, 박 기자에 대한 인사발령도 보복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노동조합은 박수택 기자를 4대강 사업과 관련해 호출해 독대했다는 핵심 사실 관계를 인정하면서도 그런 뜻은 아니었다는 윤 회장의 입장에 서글픔을 느낀다.

윤 회장 스스로도 밝혔듯이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고 주장하는 기자 독대가 왜 하필 바로 그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비판적 취재를 이어가는 그 시기, 그 기자였는가?  40여분에 걸쳐 이명박의 4대강 논리를 설파하고 ‘책임, 역사성’을 거론하며 사실상 비판보도를 하지 말도록 강압한 것이 정말 토론이었다고 믿는가? 

조합이 파악한 1천억원대 안팎의 금액의 2배가 넘는 2천 2백억원 규모의 공사를 태영 건설이 수주했다고 직접 밝힌 대목도 충격적이다. 2009년과 2010년 당시 태영의 국내건설 매출액은 연 1조원 대 안팎으로 4대강 공사는 국내 매출의 22%대에 달하는 막대한 물량이다. 이런 물량 수주와 비판 보도 통제가 정말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윤 회장의 주장처럼 보도를 이용해 공사 수주에 이용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태영의 공사 수주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비판보도를 통제하려 했다는 조합의 판단은 여전히 유효하다.

윤 회장은 또 박수택 기자의 전문기자직 박탈 및 논설위원실 발령이 동기 보도국장과의 갈등, 특정환경단체 이외의 다른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박 기자와 갈등을 겪었던 보도국장은 사사건건 4대강 비판보도를 통제하며 윤 회장과 이명박 정권의 이해를 대변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이명박정권의 홍보수석으로 변신한 최금락 이다. 그 갈등의 핵심이 바로 ‘4대강 보도’였음은 전 보도본부 구성원들이 익히 아는 사실이다. 특정 환경단체 이외의 다른 의견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어불성설이다. 그렇다면 ‘다른 의견’이 무엇인지 최소한의 확인은 해 봤는가? 당시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이명박 정권은 온갖 관변 환경단체들을 만들어 찬성논리를 설파하려 혈안이 돼 있었다. 윤 회장이 말하는 ‘다른 의견’이 혹시 이런 관련단체의 것인가.

 

윤석민 부회장도 'L.E.S'와 관련해 언급하고 보도본부에 뉴미디어 데스킹 강화 등의 지시를 내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석민 부회장의 L.E.S 관련 지시와 언급, 뉴미디어 데스킹 강화 지시는 한 마디로 SBS 이사회 의장의 업무 범위를 한참 벗어난 것이다.

기본적으로 현업의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현학적인 구호를 내세워 현실과 괴리된 지시를 내리고 있어, 이를 집행해야 하는 임직원들은 부회장의 지시가 무슨 뜻인지 해독하기 위해 따로 회의를 열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비효율과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이 외에도 윤 부회장이 일선 말단 부서의 업무에 시시콜콜 개입한 사례들은 차고 넘친다. 이는 모두 이사회와 이사회 의장의 업무 범위를 명확하게 한정하고 있는 정관을 위반한 불법적인 경영개입이다.

윤세영 회장과 윤석민 부회장의 입장문은 현재 SBS가 처한 위기의 본질을 역설적으로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SBS 미디어 홀딩스 이사회 의장인 윤세영 회장과 SBS 이사회 의장인 윤석민 부회장은 자신들의 법적 권한이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노동조합이 지적한 사례들이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하여 여전히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앞장서서 원칙과 기본을 무너뜨린 대주주, 지금 SBS가 안고 있는 위기의 몸통이다.

 

심각한 광고판매 현황과 전략 부재를 지적한 노동조합의 고언에 대해 사실 아닌 주장 운운하며 쪼그라들고 있는 실적을 자화자찬하고 있는 박정훈 사장의 입장글에 대해선 길게 답하지 않겠다.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보고 있는 박 사장은 자신이 수 차례 공언한 200억 흑자 약속부터 제대로 이행하기 바란다. 달성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 

아울러 사측에 엄중히 경고한다. SBS의 이익에 반해 아무런 법적 의무도, 근거도 없이 대주주를 변호하고 지원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SBS의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 SBS의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는 배임에 해당한다. 이런 행위가 지속된다면 물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책임을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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