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본부 대의원, 투쟁 결의문 채택...경영일선 퇴진 요구

윤세영 회장의 보도지침을 비롯한 대주주의 보도 개입 실태를 잇따라 폭로하며 방송사유화 분쇄 투쟁에 나선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어제(6일) 오후 긴급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SBS를 시청자,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서기로 결의하고 참석 대의원 만장일치로 ‘리셋 에스비에스 투쟁 결의문’을 채택했다.

SBS본부 대의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2008년 소유-경영 분리와 방송개입 중단을 선언했던 대주주의 대국민 약속이 완전히 파기됐다”며 그간 대주주와 경영진의 불법적인 전횡에 침묵했던 것을 반성했다. 대의원들은 “더는 침묵하지 않고 SBS를 시청자의 신뢰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방송으로 세워내겠다”고 다짐하며 다음과 같은 투쟁 목표를 결의했다. 이와 같은 투쟁 목표는 사실상 SBS 대주주인 윤세영-윤석민 부자의 경영일선 완전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하나, 우리는 SBS 소유와 경영의 완전하고 실질적이며 불가역적인 인적, 제도적 분리를 확립한다.

둘, 우리는 대주주와 경영진의 부당한 방송통제와 개입을 막아내고 방송 취재, 제작, 편성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완전히 확보한다.  

셋, 우리는 대주주의 사익 추구를 위한 착취적 지배구조를 배격하며 SBS의 사업 및 수익구조를 시청자 이익에 최우선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근본적이며, 지속 가능하도록 정상화한다.

 

이번 임시대의원대회는 하루 전 공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의원 67명 가운데 57명이 참석해 85%의 출석률로 방송사유화 현안에 대한 대의원들의 뜨거운 관심과 투쟁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SBS본부가 지난 5일 노보 252호에서 <SBS 망친 회장님의 보도지침>을 폭로한 이후, 6일 SBS 기자협회 성명을 시작으로, 10년차 이상 중견기자들을 비롯해 입사한 지 2년도 안된 막내기자들까지 각 기수별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윤세영 회장 등 대주주의 보도지침과 보도개입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만큼 각 기수 성명에서도 대주주가 보도 개입에 대해 직접 사과할 것, 보도 개입을 근절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할 것, 대주주의 보도 개입에도 저항하지 않고 순응한 보도책임자들의 사과와 책임을 묻는 요구들이 쏟아졌다.

SBS본부는 앞으로 조합원 행동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고 조만간 조합원 총회 등을 통해 투쟁 수위를 점차 높여갈 방침다. 또한 다음 노보 등을 통해 SBS를 사유화한 방송 사유화 실태를 추가 폭로해 SBS를 리셋하기 위한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 

 

#RESET_SBS #스브스를국민의곁으로

**투쟁결의문, 기자협회/각 기수별 성명

 

 

Reset!! SBS!! 투쟁 결의문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대의원들은 2008년 소유-경영 분리와 방송개입 중단을 선언했던 대주주의 대국민 약속이 완전히 파기됐음을 분명히 한다.

 

SBS본부 대의원들은 그동안 대주주와 경영진의 불법적 전횡에 대해 저항을 유보했던 우리의 침묵을 통렬하게 반성한다. 더 이상의 침묵은 돌이키지 못할 해사행위이다.

 

본부 대의원들은 이제 우리 일터 SBS를 대주주의 사익 추구 수단이 아닌 시청자의 신뢰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진정한 방송으로 다시 세워내기 위한 끝장 투쟁,

 

Reset!! SBS!!  투쟁에 나선다.  

본부 대의원들은 아래의 투쟁 목표를 쟁취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Reset!! SBS!!

 

 하나, 우리는 SBS 소유와 경영의 완전하고 실질적이며 불가역적인 인적, 제도적 분리를 확립한다.

 

둘, 우리는 대주주와 경영진의 부당한 방송통제와 개입을 막아내고 방송 취재, 제작, 편성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완전히 확보한다.  

 

셋, 우리는 대주주의 사익 추구를 위한 착취적 지배구조를 배격하며 SBS의 사업 및 수익구조를 시청자 이익에 최우선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근본적이며, 지속 가능하도록 정상화한다.

 

 

 

2017년 9월 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대의원 일동 

 

 

<SBS 기자협회 성명> -보도의 독립성은 지켜져야 한다-

 

 정치권력에서도, 자본권력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언론사 신뢰도, 공정성을 묻는 여론조사마다 SBS뉴스가 순위권 밖으로 밀리는 일이 이제는 일상적인 현실이 됐다. 그 이면에는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 혹은 알면서도 모른 체 넘어가야 했던 불편한 진실들이 감춰져 있었다는 걸 이제는 외면할 수 없게 됐다.

 

 노보를 통해 공개된 내용은 충격적이다. 4대강 사업, 한일 위안부 합의, 최순실 국정농단 등 주요 국면 때마다 SBS뉴스가 정부의 발표를 받아쓰기만 했던 배경에는 대주주의 보도지침이 있었다. 보직 부장들을 불러 모은 뒤 대놓고 “정부를 비판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내리고, 앵커 멘트와 클로징까지 개입하려 했다는 대목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명백한 보도 개입이자, 언론사가 되기를 스스로 포기하란 말과 무엇이 다른가? 아무런 문제의식 없는 정권 찬양 보도, 하루가 멀다 하고 전파를 탄 대통령 동정 보도의 대가를 시청자들은 SBS뉴스 외면이라는 당연한 결과로 되돌려줬다. 시청자들도 납득하지 못하고, 스스로도 납득하지 못하는 뉴스를 억지로 만들어 온 대가를 우리는 현장에서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다.

 

 SBS의 뉴스 제작 시스템이 그 동안 무너져 있었다는 게 확인됐다. 위안부 합의 때 보도국장은 직접 전화로 보도 방향을 지시받았다. 4대강 비판 보도에 적극적이던 기자는 따로 불려갔다. 해당 기자의 주장이 맞냐,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다. 보도국 기자들이 취재하고 논쟁한 내용을 가지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할 편집회의를 부정하는 일이다. 토론이 하고 싶었다는 선의라 해도 만남 자체가 이미 부적절한데, 정권을 도우라는 보도 지침이 수차례 내려왔다는 사실까지 마주하고 나니 그 의도에도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와중에 기자들을 협찬, 정부 광고 유치에까지 내몰려 했다는 건 기자들에게 기사 쓰지 말라는 주문과 같다.

 

“본부장, 국장이 결정할 일을 회장이 정해주겠다고 일일이 간섭하면 오히려 일을 망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2016.3.24 취임사- 

 

 그렇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말뿐이었다. 보도의 독립성은 지켜져야 한다. 방송사가 아닌 언론사로서의 가치를 지키는 일일 뿐만 아니라 그것이 냉정한 뉴스 소비 환경에서 SBS가 살아남는 길이다. SBS 기자협회는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라는 업의 본질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보도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모든 노력을 적극적으로 경주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한다.

 

SBS 기자협회 

 

 

 

 

 

 

 

[16기 기자 성명] "더 이상 부끄러울 수 없다“

 

"우리는 사실에 기초해 진실을 추구한다. 우리는 권력과 자본을 비롯한 모든 부당한 외압으로부터

독립해 양심에 따라 자율적으로 보도한다."

 

 

언론사 SBS의 뼈대인 보도준칙이 무참히 무너졌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기는커녕, ‘왜곡된 보도의 근간’에 대주주로부터 내려온 ‘잘못된 보도지침’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지침이 반복적으로 내려온 걸 뒤늦게 알았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이런 지침으로 왜곡된 보도가 이뤄질 동안 침묵한 사실이 부끄럽다.

하지만, 더 이상 부끄러워질 수 없다.

 

박수택 선임기자와 대주주의 독대, 보복성 인사조치, “박근혜 정부를 도와라”는 오찬 회동, 행동 규칙까지 적시되고, “광고 유치에 나서라”는 입에서 꺼내기조차 부끄러운 내용이 담긴 보도지침에 따라 SBS의 보도가 이뤄졌다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미디어법, 4대강, 위안부 합의 등 일련의 사안은 모두 흠결이 있고, 잘못된 사실은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다. 이런 사실을 밝혀내는 게 언론의 사명이지만, SBS는 진실을 외면했다. 기자가 현장에서 취재를 하는 것도 팩트를 찾아 올바른 가치 판단을 내려 진실 보도를 하기 위해서다. 대주주 독대와 보도지침은 이를 무참히 짓밟고 ‘보도의 근간’을 무너뜨린 것이다.  L.E.S 역시 정당한 업무범위 밖이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우리 보도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본질조차 파악 못한 유체이탈 같은 지시라는 점에 모두가 공감한다.

 

이를 두고 “과장해석, 토론, 다양성, 해외 미디어 사례”라는 말로 얼버무린 <팩트는 이렇습니다>라는 해명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게 ‘팩트’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미 “지난 일을 다시 들춰내서 뭐하느냐”는 말이 들리고 있다.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 부끄럽다는 이유로 침묵이 계속되면, 부끄러움을 대물림하는 것일 뿐이다.

 

가까운 부정의에 눈을 감은 채 사회의 부정의를 교정할 자격은 없다 

과거의 잘못을 교정하지 못한 채 오늘의 취재도 할 수 없다.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지 못하면 ‘더 나은 세상’도 있을 수 없다.

 

보도본부의 간부는 이번 사태를 무겁게 인식하고,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에 대한 적극적인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

 

16기 권지윤 김도균 김수영 김아영 안서현 이영주 이혜미 최재영 

 

 

 

 

 

 

 

 

 

 

 

 

 

[17기 기자 성명] "SBS 기자임에 당당해지고 싶다“

 

“우리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우리 보도의 근간임을 확인하고 이념의 편향을 거부한다.”

 

SBS기자로서 꼭 지키자고 약속한 ‘보도준칙’의 서문이다.

객관성과 공정성. 물질적, 정치적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지켜낼 수 있는 가치다.

보도국 기자들의 몸부림만으로는 지켜내기 어렵다. SBS 조직의 가장 위부터 아래까지, 모두가 함께 몸부림쳐야 가능한 일이다.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언론의 책무를 스스로 짓밟았다”

 

대주주의 보도통제와 보도지침은 이 몸부림을 무색케 했다. 우리가 함께 지켜내자고 약속한 객관성과 공정성을 스스로 짓밟았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던 약속은 그저 말뿐이었다는 사실이 또 드러났다.

SBS뉴스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현장에서 몸으로 마음으로 절감하는 기자들에게 우리 조직의 이러한 민낯은 좌절감을 더하게 한다.

 

대주주의 지시는 잘못됐다.

4대강 사업 비판 기사를 두고 담당 기자를 독대해 보도를 통제하고, 보복성 인사 조치까지 한 대주주의 행동은 ‘방송의 사유화’라는 말 외엔 설명할 길이 없다.

미디어법, 위안부 합의에 대한 ‘보도지침’은 당시 기득권에 순응하기 위한 조치였고 당시 우리의 보도가 공정하지 못했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부당한 지시에 순응한 보도책임자들 응답하라”  

 

대주주의 잘못된 지시는 그대로 보도본부 기자들에게 하달됐다. 당시 보도책임자 그 누구도 잘못된 지시에 반기를 든 사람은 없었다.

앵무새처럼 대주주의 지시를 읊었고 그대로 현장 기자들에게 지시했다. 기자의 양심을 저버리고, 후배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았던 책임도 막중하다.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를 눈앞에서 지켜보면서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보도 책임자들도 지금의 이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

 

“떳떳한 SBS 기자가 되고 싶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스스로 차버린 SBS는 ‘기레기’ ‘씨방새’라는 비판에 변명도 할 수 없게 됐다.

우린 SBS 기자라는 수식어에 자부심을 갖고, 떳떳해지고 싶다. 우리 뉴스는 목동 SBS 사옥 안에서만, 회장실에서만 시청하는 사내방송이 아니다.

변명하기에 급급한 대주주와 과거의 일은 묻어두자는 무책임한 보도본부 간부들, 지금 필요한 건 변명이 아닌 철저한 반성과 진상규명이다.

더불어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17기 류란 박수진 박원경 유덕기 윤나라 장훈경 하성룡 한세현

 

 

 

 

 

 

 

[18기 기자 성명] 보도를 팔아 얻은 치욕스런 대가는 무엇인가


한일 위안부 협상을 극찬한 2015년 12월 28일 SBS 뉴스는 사망 선고를 받았다.

2014년 문창극 보도 누락 사태로 노사가 공정방송 실천을 위한 협약을 맺은 뒤 불과 1년 5개월 만이었다.

피해자는 안중에도 없는 협약에 위안부 할머니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나 SBS 뉴스는 격하게 환영했다. '새 돌파구' '더 큰 미래' 운운하며 쌍수 들어 띄웠다.

 

"SBS 보도 책임자는 사내외 부당한 압력과 간섭, 청탁을 배격한다"

 

공정방송 실천 협약의 첫 번째 조항이다. 첫 조항부터 위반됐다.

보도책임자는 '위안부 합의가 잘된 것 아니냐'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끝내 말하지 않았다.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 당시 보도가 회장님의 지침을 충실히 이행했음이 드러났다.

부당한 압력을 배격은커녕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부끄러운 뉴스로 기만당한 시청자는 늘 그렇듯 주저 없이 떠났다.

 

대주주가 휘두른 칼날은 결국 SBS 뉴스를 벴다. 무엇을 원했던 간에 시청자는 떠났고 뉴스는 외면 받았다.

각종 보도 참사로 얼룩진 최근 몇 년 동안의 성적표는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정권에 휘둘리는 뉴스'라는 지탄은 스스로 거부할 틈조차 없이 매섭게 꽂힌다.

 

대주주에게 묻는다.

보도를 팔아 얻은 대가는 무엇인가.

권력과 자본에 좌우되지 않고 진실을 추구한다는 약속을 스스로 저버린 만큼 주머니는 불룩해졌는가.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짓밟고 얻어낸 보상은 대체 무엇이었던가.

구성원들의 피와 땀을 팔아 정권에 아부하는 것이 SBS가 살 수 있는 길이라고 보는가.

나아가 SBS 조직 전체를 위해 어떤 보탬이 되었는가.

 

보도본부 수뇌부와 부장단에게 묻는다.

마지막 날까지 현장에 있고 싶다던 동료가 쫓겨나는 것을 보며 무엇을 느꼈는가.

다시 한 번 동료들이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막아줄 용기가 있는가.

외면당한 우리 뉴스가 외압에 굴하지 않도록 앞으로 보호막이 되어줄 의지는 있는가.

인생을 바치고 있는 후배들에게 미래를 보여줄 의지가 있는가.

외압을 배격해내고 공정 방송을 지킬 다짐을 기대하는 건 과도한 욕심인가.

 

SBS 뉴스는 냉혹한 평가의 기로에 서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기회는 사실상 마지막이다.

달라지지 않는다면 이제 설 자리는 없다.

 

대주주는 보도 개입을 즉시 멈춰라.

보도를 팔아 치욕스런 대가를 얻기를 바라지 마라.

더 이상 구성원들의 노동을 저열한 상술로 값싸게 저잣거리에 내놓지 마라.

 

더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SBS 보도국 18기 기자 일동

강청완 김관진 김학휘 노동규 노유진 정윤식

 

 

 

 

[19기 기자 성명] 우리 뉴스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우리 스스로 우리 뉴스가 부끄러워 볼 수 없었던 시간이 있었다.

 

 한일 위안부 합의를 찬양하고 

 대통령의 한 마디 한 마디를 그대로 전하고

 권력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열심히 달리는 

 그런 뉴스를 보며 고개 돌리던 시간이 있었다.

 

 납득할 수도, 동의할 수도 없는 

 우리 낯을 뜨겁게 했던 그 보도들이

 '윗분'들의 보도지침 속에서,

 대주주의 입김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이제는 백일하에 드러났다.

 

 보도국의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설 때마다 늘 천명하던 

 "보도 영역에 성역은 없다."

 "우리는 우리만의 호흡으로 정도를 걷는다"는 말이

 진심 없는 수사에 불과했음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 보도국은 대주주, 건설사 태영의 

 사내방송에 불과했나?

 

 아닌 척. 공정한 척.

 공익을 대변하는 공공재인 척 

 아무리 눈속임을 하려고 해도

 더는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을 속일 수 없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사를 

 천 개인들 만 개인들 써내면 무슨 소용인가?

 

 모기업 '윗분'의 손짓에 언제든 휘둘릴 수 있는 보도국 

 권력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회사의 이익에 누가 되면 기자를 쳐내는

 

 그런 언론사의 뉴스를  

 누가 신뢰하겠는가?

 신뢰할 수 없는 뉴스를 누가 보겠는가?

 아무도 보지 않는 뉴스는 우리는 왜 만들어야 하는가?

 

 우리는 요구한다.

 

 우리 뉴스의 주인은 시청자가 되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아 

대주주의 보도 개입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도록 못을 박아 

방송과 뉴스의 주인이 시청자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더는 사익 대변에 우리의 열정과 청춘을 쏟을 순 없다.

 

SBS 19기 기자

김기태 김정우 박하정 소환욱 손형안 이세영 정구희 화강윤 

 

 

 

 

[17.5기 기자 성명]   "바뀌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당당한 기자의 꿈을 안고 들어선 SBS였다"

 

한때 구호였던 '대한민국 뉴스 리더'라는 말처럼, 우리는 노력하면 잘해낼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보이지 않는 높은 장벽이 있음을 체득해야 했다.

성역을 넘는 순간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경고 딱지가 붙었다.

햇수를 넘길수록 기자 정신을 배우기보단 스스로 깎고 깎이며 점점 더 움츠러들었다.

 

"윤세영 회장의 보도지침은 언론 적폐다"

 

회사 곳곳에서 보이지 않는 유령처럼 활개치며 구성원들을 웅크리게 했던

회장의 보도지침에 대한 소문은 노조의 조사 결과 실체로 드러났다.

4대강 사업과 미디어법, 위안부 합의 등 굵직굵직한 이슈에서

회장의 지침으로 기자들의 손발은 시나브로 결박됐다.

 

과거 5공화국의 안전기획부와 문화공보부는 언론에 은밀하게 보도지침을 하달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SBS 윤세영 회장은 '대놓고' 보도지침을 내렸다.

보직부장들을 불러 모아놓고 '정부를 비판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내리고,

앵커의 클로징 멘트까지 개입하려 했다니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회장은 언론 적폐세력을 자처하고 있었다.

 

"보도지침은 고질적인 악습으로 뿌리내렸다"

 

보도지침은 지침 한 줄로 그치지 않고, 보도본부 내 뿌리 뽑기 어려운 고질적인 악습이 됐다.

회장의 지침은 보도책임자를 지휘했고, 보도책임자는 구성원들을 지휘했다.

모두 각자의 장벽에 부딪혀본 구성원들은 어느새 '알아서' 장단에 맞추고 있었다.

회장의 구체적인 지침이 없어도 자동으로 검열하는 시스템이 완성됐다.

그 시스템 안에서 제대로 된 저항 조차 하지 못한 우리 스스로를 크게 반성한다

 

핵심 사안이 터질 때마다 우리 조직의 폐해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정 언론사가 이슈가 있을 때마다 끈질기게 정권의 문제점을 비판해도

조직은 그들의 시청률을 운운하며 외면했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

 

공정성과 불편부당함은 어디로 갔는가.

'회장이 보도에 간섭하면 오히려 일을 망치게 된다'던 말은 새빨간 거짓이었는가.

권언유착과 언론통제는 언론사의 존폐 위기로까지 이어진다.

우리는 보도 책임자들에게 이번 사태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한다.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SBS 보도본부 17.5기

김혜민, 이성훈, 조을선

 

 

 

 

 

[15기 기자 성명] "사과와 단절 없이 생존은 불가능하다"

 

SBS 뉴스의 신뢰도가 1%도 안된다는

기자협회 여론조사가 발표된 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대주주의 적나라한 보도 개입 사례가 물증과 함께 폭로됐다.

 

정년 때까지 현장을 누비길 소망했던 환경 전문기자는

압력에 굴하지 않았다가 마이크를 뺏긴 뒤 '평생의 한'을 남긴 채 회사를 떠나야 했다.

대주주가 보도국 간부들을 불러 모아 하달한 치욕적인 '보도지침'도 문서로 공개됐다.

 

SBS 뉴스가 1%의 신뢰조차 얻지 못한 진짜 이유가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대주주의 사과는 없었다.

 

회장, 부회장, 사장이 잇달아 올린 'Fact는 이렇습니다'라는 글에는 

보도 개입에 대한 사과 대신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만 가득했다.

 

노조가 물증을 들이대며 공개한 '보도지침'에 대해선

당사자도 아닌 사장이 앞으로 잘해보자는 취지의 담화문을

한밤 중에 발표한 것이 고작이다.

 

SBS 뉴스의 신뢰도와 경쟁력을

대주주가 처참하게 짓밟은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아직까지 SBS 기자들은 그 누구로부터도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했다.

 

팩트가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는데도

사과도 재발방지책도 내놓지 않는 회사의 조치에 절망을 느낀다.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얼마 남지 않은

SBS 뉴스의 생명을 갉아먹은 책임자들이 아무 일 없다는 듯

매일의 업무에 매진하는 것을 보며 또 한번 무력감을 느낀다.

 

SBS 뉴스의 부끄러운 진실을 모두가 알게 된 지금,

철저한 사과와 과거와의 단절 없이 공정한 뉴스를 만들겠다고 외칠 수는 없다.

 

JTBC뉴스가 신뢰도와 영향력에서 SBS를 압도한 지 오래다.

MBC와 KBS는 공정방송으로 돌아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대규모 파업을 시작했다.

 

뉴스의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이 시점에

대주주의 부당 보도 개입이 온 세상에 알려졌는데도 아무 변화가 없다면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우리 뉴스를 믿어달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대주주의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다.

대주주의 보도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또한 요구한다.

 

형식적인 사과와 말뿐인 대책은 필요 없다.

시청자의 신뢰가 뿌리째 흔들린 지금,

SBS 기자들조차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의 사과와 대책이 나온다면

시청자를 설득할  방법은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주주는 'Fact는 이렇습니다 ①' 라는 글을

"아시다시피 SBS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이

지금 생존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보도의 신뢰 회복이야말로 위기에 처한 SBS가 생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만약 이번에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넘어간다면

시청자는 SBS 뉴스와 SBS에 최종적인 사망선고를 내릴 것이다.

 

모든 구성원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대주주는 즉각 사과하고

부당한 보도 개입을 막기 위한 실질적 대책을 약속하라.

 

SBS 보도본부 15기 기자 일동

김종원 장선이 정경윤 최고운 최우철 임찬종 임태우 한승환

 

 

 

 

 

 

 

 

 

 

 

 

 

 

 

 

 

 

 

 

[20기 기자 성명] 품위 잃은 뉴스의 책임을 묻는다 

 

 

우리가 오늘 이 성명을 통해 밝히고자 하는 바는,

업무의 과중을 핑계 삼아 자기성찰을 게을리했던 데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한다.

 

동료, 선후배 기자들이 만들어 낸 최선의 결과물이 농축돼 있는 <8뉴스>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기사가 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그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 묻지 않았던 지난날을 반성하고자 한다.

 

취재원과의 만남과 출입처를 감시하는 일은 신성시하면서도 

우리 기사를 갉아먹는 존재들이 누구였는지, 그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도외시했던 점을 반성하고자 한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시청자를 기만했다.

사건의 피해자이자 협상의 당사자여야 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울부짖고 있을 때, 우리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기자임을 포기했다.

보도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기자'들이 회장 밥자리에 불려 나가 '기사와 이익을 바꾸라'는 노골적인 지시를 들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든 사후에든 어느 누가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는데, '기사'를 알량한 돈 몇 푼과 바꾼다면 우리는 기자인가 장사꾼인가.

 

그러는 동안 우리는 '기사'를 잃었다.

살아 있는 권력을 비판하려고 했단 이유로 기자가 대주주에게 불려 갔다. 대주주는 토론이라는 명목하에 권력을 옹호하는 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라는 압력을 행사했다. 권력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보도국장과 마찰을 일으켰단 이유로 그 기자는 취재 현장을 떠났다. 정년퇴임을 6개월 앞두고도 현장에서 취재할 수 있음에 감사하던 그 기자는, 당시 그렇게 현장을 떠났다. 기자의 기사도, 전문성도 그렇게 사라졌다.

 

 

시청자를 기만하게 하고, 기자임을 포기하게 하고, 기사를 잃게 한 그 주체는 누구인가. 주체로 지목받고 있는 대주주는 실상을 온전히 고백하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팩트는 이렇습니다>라며 변명으로 일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팩트'는 SBS가 언론사가 아닌 일개 사익추구집단으로 전락하게 만든 사람이 입에 올릴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팩트 운운하며 기만하지 말라.

 

SBS가 이 지경으로 몰락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었던 보도책임자들도 응분의 대가를 져야 할 것이다. 회사의 보직을 맡고 있단 이유로 대주주의 부당한 지시와 언사에 입도 뻥끗 못한다면, 그가 과연 기자라고 불릴 수 있을 것인가.

 

 

더 이상 그 어떤 핑계가 있더라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한다.

 

보도개입 정황이 드러난 이상, 시청자들은 우리가 그 어떤 보도를 한다 해도 '대주주의 입김이 들어간 뉴스'라는 색안경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자부심과 품위 있는 뉴스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으라.

 

인사권을 볼모 삼아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려 들지 말라. 편집의 자유와 보도 독립성을 강화할 방안을 내놓으라.

 

대주주는 기자를 대관 담당자나 정보요원으로 간주하지 말라. 기자를 기자로서 대우하라.

 

대주주는 이번 사태와 위 요구사항의 시행 방안을 공개된 자리에서 모든 구성원에게 밝히고 사과하라.

 

대주주의 전횡을 방조하기만 했던 모든 보도책임자들은 어떤 책임을 질지 스스로 밝히라.

 

 

SBS 보도본부 20기 기자 일동

민경호, 정성진, 정혜경

 

 

 

 

 

 

 

 

[16.5기 기자 성명] 부끄러운 SBS, 누구 책임인가

 

“본부장, 국장이 결정할 일을 회장이 정해주겠다고 일일이 간섭하면

오히려 일을 망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2016. 3. 24 취임사

 

 말뿐이었다. “박근혜 정부를 좀 도와줘야 한다”, “대통령에게 빚을 졌다”.

노보를 통해 드러난 이른바 ‘회장님의 보도지침’은 참혹했다. 기자로서 누군가를 도와줘야 한다면

그것은 ‘약자’를 향해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강자’들은 다른 이를 도우라고 말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SBS를 없애겠다고 했다.

휘둘렸지만, 우린 아무 말도 못 했다. 고개 숙이고 조아렸다. 안에서는 당당한 듯 기사를 썼지만,

부끄러움은 지워지지 않았다. 언론사의 신뢰도, 공정성 모두 고개를 돌렸다.

사람들은 외면했다. 사람들은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을 원했지만,

 

우리는 원하는 언론이 되지 못했다.

 

 한일 위안부 졸속 합의 관련 보도는 노골적으로 정권의 편에 섰다는 것을 보여줬다.

조중동 등 보수 언론마저 합의의 미흡한 부분을 비판했다. SBS는 노골적으로 박근혜 정부를 옹호했고

 

언론으로서의 권력 감시와 비판 책임을 외면했다.

 

 4대강 사업, 최순실 국정농단 등 주요 국면마다 SBS 뉴스의 보도 축소 의혹이 제기돼 왔다.

그간 '미심쩍은 보도 행태'의 배후에 대주주의 ‘보도지침’이 존재했다는 것이 노보를 통해 확인됐다.

또, 보도지침을 성실히 하달한 보도본부의 부끄러운 민낯까지 고스란히 드러났다.

 

 언제까지 우매한 시청자들이길 바랄 것인가.

마냥 그들이 우리를 우러러보길 바랄 것인가. 끝까지 우리의 뉴스가 ‘맞다’고 속일 수 있나.

 

 우리는 결연한 의지로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대주주는 보도 개입을 멈춰라

 

대주주는 보도 개입을 즉각 사과해라

 

대주주의 보도 개입을 사전에 차단할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하라

 

SBS 보도본부 16.5기 기자 일동

엄민재 전병남 채희선

 

 

 

 

 

 

 

 

 

 

 

[21기 기자 성명] 막내기자들의 요구에 답하십시오

 

“설렜습니다”

 

1년 10개월 전 가을, 사람들로부터 ‘다른 방송보단 그나마 낫다’고 평가받던 

SBS에 설레는 마음으로 입사했습니다.

 

수습 시절 추운 경찰서를 전전하다가도 

복귀한 보도국에 8뉴스 오프닝이 울려 퍼질 땐 가슴이 뛰었습니다.

 

4대강, 위안부 보도 등을 이유로 ‘SBS도 망가졌다’고 하는 말도 들었지만

그저 이곳에 발을 디뎠다는 사실에 가슴 벅찼습니다.

 

그렇게 10개월이 흐르고 다시 가을이 됐습니다.

대통령에게 문제가 있다는 보도들이 몇몇 언론사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타사 동기 기자들로부터 ‘미르’니 ‘K스포츠’니 하는 것을 

취재하러 다닌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땐 몰랐습니다.

그것들이 얼마나 중요한 것들인지,

그리고 그것들을 놓치는 게 얼마나 날카로운 비수가 돼 

우리 회사에 돌아와 꽂힐지 

그땐 몰랐습니다.

 

국정농단 특별취재팀을 구성하자는 제안이 묵살됐다는 이야기를 

풍문으로 전해 듣고도 ‘중요한 게 아닌가 보다’ 흘려 넘겼습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고 10월의 어느 월요일,

팀 회식자리에서 한 방송사의 이른바 ‘태블릿 보도’를 접했습니다.

 

동기와 선배의 눈에 스치는 당혹스러움을 읽었지만 

괜찮겠거니, 우리도 곧 따라가겠거니 여겼습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준비된 몇몇 언론사들이 봇물 터뜨리듯 국정농단 보도를 이어나갈 때 

빈손으로 당혹해하던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어찌해야 할 지 몰랐습니다.

 

타사 동기들이 몇 주 전 다녀간 국정농단의 현장에 뒤늦게 찾아가 

빈손으로 돌아올 땐 솔직히 서글펐습니다.

 

그래도 저희보다 더 간절히, 더 열심히 그 ‘보도 참사’를 만회하려 

뛰어다니는 선배들을 보며 보도국에 희망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뉴스의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떨어진 영향력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도

타이밍이 안 좋았던 거라고,

고군분투 하는 선배들이 있으니 다시 괜찮아질 거라고 

서로를 다독였습니다.

 

 

“참담합니다”

 

그런데 이틀 전, 보고도 믿을 수 없는 대주주의 보도개입 사실을 접하고

그때를 다시 돌이켜보니 참담합니다.

 

“박근혜 정권을 도우라”

 

곪아터진 박근혜 정권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을 때,

다른 언론사가 움직이고 우리 보도국에서도 “취재하자”는 말이 나오기 시작할 때

대주주가 한참 선배들을 모아놓고 했다는 말을 지금도 믿고 싶지 않습니다.

 

“모든 부서에서 협찬과 정부광고 유치에 적극 나서라”

 

우리 뉴스가 벼랑 끝에 다다르고 있을 때 

‘뉴스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내려왔다는 대주주의 보도지침.

부끄럽습니다.   

 

‘우리도 정권에 정면으로 칼을 겨누자’는 몇몇 선배들의 외침에

돌아온 대주주의 답은 고작 이런 것이었습니까?

 

부당한 보도 개입이 낱낱이 드러난 뒤,

대주주를 비롯한 경영진이 내놓은 ‘팩트’ 어디에도

반성과 사과 한줄 없다는 사실에 우리는 절망합니다.

 

 

“반성합니다”

 

하지만 절망하고만 있을 순 없기에, 저희는 반성합니다.

 

‘경영진이 보도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

당연한 저널리즘의 원칙들을 배우며 기자의 꿈을 키웠지만

현실에선 침묵했던 스스로를 반성합니다.  

 

막내라는 이유로 ‘선배들이 앞서서 나서주겠지’,

‘우린 결정된 일을 따르면 되겠지’ 주저했던 순간들을 반성합니다.

 

KBS와 MBC가 망가져가는 것을 보며 

‘그나마 우리는 낫다’고 자족했던 과거를 반성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선배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으려 합니다.  

부당한 지시와 보도개입이 있다면, 이를 바로잡는 싸움에 

저희 막내 기자들도 앞줄에 나서겠습니다.

 

그 첫걸음으로 우리는 아래와 같이 요구합니다.

 

대주주는 보도 개입에 대해 사과하라

대주주는 보도에 대해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라 

대주주의 보도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SBS 보도본부 21기 기자 일동 

원종진 전형우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