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댓글, 오행시까지... 발랄하게, 가열차게

대주주의 '보도지침'을 폭로하고 대주주의 방송사유화 분쇄 끝장 투쟁에 나서면서 연일 사내 안팎과 뭇 언론, 그리고 여론의 주목까지 한몸에 받고 있는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이번엔 조합원들이 앞다퉈 다양한 방식으로 투쟁을 전개하면서 다음 투쟁은 어떤 방식인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막내 기자를 비롯해 10년차 기자들까지 서로 내가 먼저 내겠다며 SBS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친 성명을 십여 개를 쏟아낸 데 이어 10년차 이상의 기자들, 특히 올해로 입사 21년에 접어든 1996년 입사 기자들까지 진중하고 재미는 없는 성명을 내면서 사내 게시판 조회수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어제부터 시작된 노동조합 게시판의 릴레이 댓글은 지난 1년간 게시됐던 댓글의 수를 단 하루만에 넘어섰고 맨 처음 댓글을 찾아보려면 여러 페이지를 넘어가야 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 속에 데스크탑과 노트북, 스마트폰의 자판을 달구고 있다.

윤창현 본부장의 급제안으로, 본부장 말을 무시할 순 없어서 그냥 오늘부터 바로 시작한 <리셋스브스> 5행시 짓기는, 너무 어려워서 응모자가 몇 없을 것 같은 우려가 나왔지만, 선물이 있다는 공지와는 전혀 상관 없이 '재치상'을 노린 조합원들의 투지 속에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본부 사무처에는 "투쟁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어요""다음엔 무엇을 할까요?""다음 투쟁을 저만 먼저 하고 있으면 안될까요?"라는 조합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가뜩이나 긴장 속에서 조합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던 사측은 더욱 더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투쟁 열기로 SBS 전체 온도가 상승하면서 SBS 근처 카페들의 아이스 음료 판매량이 전년 동일 대비 5% 이상 상승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최근 창피하다는 이유로 '카이로 윤'에서 '윤본'으로 스벅 카드 닉네임을 바꾼 윤창현 본부장은 "조합원들을 보니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면서도 점심으로 소고기된장찌개와 초콜릿 크림 프라푸치노를 먹은 것으로 알려져 이 소식은 비밀로 해야 할지 전임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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