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도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방송 사찰 및 장악 시도에 결코 예외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다시금 확인됐다. 지난 10월 21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박근혜 정권 당시 청와대 문건을 입수해 일상적으로 방송사와 언론인을 통제하고 입을 막았던 권력의 민낯을 공개했다.
 
방송과 문건에 따르면 2016년 4월 10일 청와대 비서실장은 세월호 2주기를 앞두고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예정이라며 철저히 상황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2015년 11월 13일엔 기지촌 성 매매와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문제를 SBS가 부각시키는 의도를 파악하고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2015년 3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비서실장 지시가 담긴 이 문건에서 SBS가 적시된 건 두 곳이지만 거의 매 회의 때마다 언론 대응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2015년 10월 16일 비서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관련한 미국 언론의 특집보도를 국내에도 최대한 연계 보도되게 하라고 지시했고 실제로 SBS를 비롯, 각 방송사들은 대통령의 방미를 연일 톱뉴스로 보도했다. 2016년 5월 27일엔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성과 보도 비중이 높아지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했고 어김없이 방송 보도는 이어졌다. 이 기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SBS 임원 출신인 김성우였다.
 
노동조합은 지난 9월 '블랙리스트 연예인'에 대한 국정원 부당 압력에 대한 성명에서도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SBS 사측은 정권이나 대주주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했던 사례를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 당시 보도· 제작 책임자들에게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재발을 막을 수 있고 SBS는 굴종의 역사를 딛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다.
 
한국 방송 사상 최초의 사장 임명동의제 실시 합의 이후 첫 번째 정기 인사가 한 달여 뒤 예정돼 있다. 노사 합의에 따라 구성원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SBS 사장과 편성·시사교양·보도 부문 최고책임자에 임명될 수 없다. 아울러 ‘적폐 인사’들이 더는 중책을 맡아선 안 된다는 것이 조합의 입장이요, 합의 정신에 따른 인사의 대원칙이다. ‘혁신 인사’를 통해 방송 장악의 손발 노릇을 해온 부적격 인사들을 조직에서 완전히 격리해야 부끄럽고 참담한 과거와의 악연도 끊어낼 수 있을 것이다.
 
비로소 시작된 RESET! SBS!!의 길, 이를 가로막는 어떤 행위도 조합은 용납하지 않겠다. 

RESET! SBS!! <끝>.

 
2017년 10월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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