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동의 투표 성공적 첫 시행에 부쳐…

 조합원들의 옹골찬 투쟁으로 얻어낸  SBS대표이사 사장 등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가 어제 마무리됐다. 투표율 90% 안팎의 뜨거운 참여 열기는 새로운 SBS를 향한 구성원들의 갈망과 의지가 고스란히 묻어난 결과이다.

 노사합의에 따라 구체적인 찬성과 반대율을 비공개하기로 했으나, 투표 결과는 임명동의 대상이었던 대표이사 사장과 편성, 시사교양, 보도 부문 최고 책임자 모두에게 구성원들의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고 조합은 평가한다.

 임명동의 대상자들은 아마도 자신의 득표 결과를 보고받았을 것이다. 찬성률이 높으면 높은 만큼, 반대율이 높으면 높은 대로 임명동의 절차를 통과한 경영위원들은 그 엄중한 의미를 무겁게 가슴에 담기 바란다.

 아울러 그동안 인사권을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하며 방송사유화와 경영전횡으로 위기를 자초했던 대주주와 사측은 임명동의 투표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 SBS 구성원들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열망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사장 임명 동의제도의 성공적 첫 시행은 온갖 탄압과 불이익을 무릅쓰고 노동조합을 지켜왔던 오랜 투쟁의 토대 위에 이뤄진 값진 결과이며, 따라서 역사적 의미도 결코 가볍지 않다.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SBS의 공정방송과 독립경영의 틀이 완전체에 가깝게 갖춰졌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RESET! SBS!를 외쳤던 구성원들의 바람이 현실화하고 SBS의 미래가 저절로 열릴 리 만무하다.

 시청자와 여론, 역사의 의미있는 변화와 진전을 외면한 채 부패한 권력에 기대 반사이익을 노리며 방송을 방송답게 하지 못했던 구태, 그리고 조직의 미래와 이해에 반해 대주주의 사익 추구 수단으로 스스로를 전락시켰던 불통과 무능 경영을 뿌리까지 완전히 바꿔내지 않으면 어제 첫 발을 뗀 임명동의제도는 내일 또 그저 그런 껍데기로 변질되고 말 것이다.

 새롭게 책무를 부여받은 경영책임자들이 SBS를 망쳐온 과거와 결연하게 단절하고 미래를 위해 제대로 혁신하라는 구성원들의 절절한 요구를 받아 안는 것만이 우리에게 재도약의 길을 열어 줄 것이다.

 노동조합은 매의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

 경영진이 과감한 혁신과 환골탈태의 각오로 SBS를 RESET할 비전과 실행계획을 보여준다면 조합은 기꺼이 고통을 분담할 것이고, 구태와 무능을 반복한다면 다시 투쟁의 깃발을 드는 일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끝>.

 

2017년 12월 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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