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5일  SBS A&T는 보직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창사 이래 최초의 내부 승진 사장이 임명동의제를 무난히 통과했고 이에 따른 후속 인사가 있었다. 조직 개편에서 기존 세 개 본부 체제는 유지됐지만 내용적으로는 큰 변화가 있었다.

기존 체제가 영상, 기술, 미술본부의 기능적 업무 분장에 따른 분류였다면 개편 이후 체제는 콘텐츠 중심의 체제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는 지난 5개월간 치열한 고민을 해왔던 ‘A&T경쟁력 TF’의 제안을 수용한 결과였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콘텐츠 중심의 조직 개편만이 살 길”이라는 간절한 제안에 사측은 보도영상본부, 기술영상본부라는 기능중심 명칭을 고집하면서 조직 개편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내용이 충실하다면 이름이야 무엇이든 어떠랴? 하지만 조직 개편과 인사 이후 열흘이 넘도록 구성원들은 조직 구조가 왜 이런 방식으로 변경됐는지, 왜 자신이 영상본부에서 기술영상본부로, 기술본부에서 보도영상본부로 배치됐는지 영문을 알 수 없다. 이는 임원도 팀장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인 듯 하다. 회사가 공식적으로 아무런 설명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조합은 요구한다!

지난5개월간 A&T의 미래를 치열하게 고민한 경쟁력TF의 결과를 모든 구성원에게 공개하고 설명하라. 그리고 토론하라. 그것이 조직의 변화를 위한 첫 시도다. 물론 찬반이 갈리고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조직의 변화는 구성원의 변화가 없이는 있을 수 없기에 갈등과 논란은 반드시 겪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창사이래 수많은 TF와 위원회를 운영했다. 하지만 그 모두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친 것은 구성원 전체와 소통하지 않고 결과물을 캐비넷에 쳐박아 뒀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전체 구성원을 상대로 한 설명회와 토론이 필요하다. 왜 조직 개편을 단행했는지, 바뀐 조직은 무엇을 추구할 것인지, 어떤 비전을 가지고 나가야 하는지… 구성원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여야만 조직 개편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래야 경쟁력 강화 TF의 또 다른 제안들도 현실에 접목하고 실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예견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 그런 위기를 넘지 못하는 건 리더와 구성원의 안일과 나태 때문이다. 이제 머리 맞대고 이야기해야 한다. 때론 고성이 나오더라도 토론하고 고민해야 한다.

기존 기능 중심 본부 체제가 가지고 있던 본부별, 팀별 불통과 비협조를 넘어 콘텐츠를 잘 만들고 지원하기 위한 소통의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 합사의 시너지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일하는 조직으로 바꿔야만 한다.

개인의 성과가 우선하는 조직문화에서 공동체 전체가 소통하고 협업해 조직 전체의 수준이 높아지는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회사의 조속한 대응과 후속조치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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