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SBS본부(본부장 윤창현)는 2018년 1월 24일 본사 20층 대회의실에서 2017년 4분기 노사협의회를 개최했다. 2017년 전체 경영 실적에 대한 점검을 포함하여 외주제작 관행 개선책, 어린이집 신설 공사 진행 상황, 시간외수당 협약 개정, 능력급 TF의 운용 방안 등 총 7개의 안건을 논의했다.

 

사측 제시한 영업이익… 연말 임금협상 때와 큰 차이

2017년 영업이익은 260억 원(연결재무제표 기준) 정도이다. 사측은 저녁 7시대 드라마 등 드라마 라인 2개를 줄여 전년 대비 800억 원 가까이 제작비를 줄인 긴축경영 효과가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SBS본부는 최종 영업이익이 애초 회사가 임금 협상의 전제로 제시했던 예상 이익과 큰 차이를 보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시작한 임금협상 실무에서는 사측이 보수적으로 책정했다는 ‘영업이익 200억 원’을 기준 삼아 어떻게 분배할지를 중점 논의했다. 최근 9년 간 임금 인상에 사용한 비용이 영업이익의 30% 선에 다소 밑도는 수준이었다는 자료를 토대로 노사는 60억 원 정도의 선에서 밀고 당기는 협상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27일, 2차 본 협상을 앞두고 회사는 30억 정도 추가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합에 통보했다. 그때까지 실무 협상에서는 전 직원들에게 2018년 추가 지급할 선택적 복지비를 100만 포인트 정도로 가합의한 상태였다. 사측은 추가 수익 30억 원에서 관행에 따라 30%, 즉 약 9억 원 정도를 더 직원 복지를 위해 사용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2018년 한정 선택적 복지비를 150만 포인트로 증액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1월 4일 임금협상이 타결됐다. 그로부터 20일 뒤 노사협의회에서 사측이 공개한 영업이익은 이때보다 20억 원 이상이 더 늘어난 셈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12월 말까지 광고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는 과정에서 2-30억 원을 추가로 따냈고, 일본에서 구작 드라마 판권료 20억 원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회사도 예상치 못했던 수익이었지 숨기려 했던 건 아니라는 해명이다.

 

윤창현 본부장은 앞서 2015년 임금협상 과정에서도 70억 원의 영업이익 차이가 발생해 사측 관계자들에게 서면 경고를 했던 일을 거론하며 “우연이라도 겹치면 고의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엔 경영기획 담당자의 착오로 결론이 났지만 직원들이 정당하게 받았어야 할 보상과 혜택에 일정 정도 영향을 끼쳤다. 윤 본부장은 “임금협상이 성과 배분식으로 변질된 데 근본 원인이 있다”며 “2018년부터는 임협 시기를 앞당겨 1분기 정도에 시행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노사협의회 이후, 조합은 사측에 “차익 25억 원을 어떻게 집행할 것인지” 공식 입장을 요구했다. 아울러 구성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재원인 만큼, 주주에 대한 과도한 배당은 불가하다는 입장도 통보했다. 경영본부장은 “올해까지 주주 배당이 없으면 3년 연속 ‘무배당’이 될 수 있다”면서 “수익이 발생한 만큼 어느 정도의 주주 배당이 필요하다는 점은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차익을 사원 복지 향상을 위해 사용할 계획도 갖고 있으니, 향후 꾸준히 점검해 달라”고 말했다.

 

‘능력급 TF’ 실무회의 시작... A&T와 통합 운용

이날은 2017년 임금협상 합의안 중 하나인 ‘능력급 TF 운용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조합은 우선 활동 시기와 위원 선정 등에 있어서 사측이 의지를 갖고 나서주기를 요구했다. SBS 사측은 본사와 A&T는 능력급 직원의 현실과 인식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먼저 A&T 중심으로 TF를 운용해 방향성을 잡으면 SBS에 준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챙기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조합은 이 문제를 양사가 따로 분리해 정리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윤창현 본부장은 “두 회사가 공동의 테이블을 만들어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TF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1월 26일, SBS의 능력급 TF 위원 2명과 조합 전임자가 만나 1차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조합은 능력급의 모순된 임금체계로 인해 직원들이 동기 부여는커녕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A&T 능력급 사원들에 관한 실질적인 처우 개선의 책임과 의무가 본사에도 분명히 있음을 강조했다. 사측은 SBS와 A&T가 능력급 TF에 공동 참여하는 데 동의했으며, 노사 양측은 설 연휴 직후부터 본격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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