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장 편지]

윤창현입니다. 

저와 노동조합 집행부는 지난 1년 간 10.13 합의의 완결적 이행을 통해 RESET! SBS! 투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노사간 현격한 이견이 있는 SBS 중심의 구조개혁 논의가 쉽게 마무리되지 않고 방향성을 명확히 하지 못하면서 진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그동안 노사간 합의의 완결적 이행을 전제로 창업주와 대주주에 대한 신뢰회복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지금의 상황은 엄밀히 따지면 조합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고민 끝에 저와 노동조합은 대승적 차원에서 창업주이신 윤세영 전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예우하는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노동조합과 창업주, 그리고 대주주는 때때로 격렬하게 대립하고 얼굴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현격한 이견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10.13 합의를 통한 진일보한 소유 경영 분리 조치와 임명 동의제 실시 등은 창업주와 대주주의 결단과 이행의지 없이는 불가능했던 역사인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비록 합의가 완결적으로 이행되지 않고 있으나, SBS 사사와 대한민국 방송사에 창업주가 명예로운 이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이 먼저 길을 열고자 합니다. 이번 조치가 노와 사, 대주주간의 신뢰 회복을 통해 정체된 구조개혁 논의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사측에 거듭 당부 드립니다.

노동조합의 이번 조치는 창업주를 포함해 모든 SBS 구성원들이 공존과 상생의 정신 아래 기본적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고 이를 통해 모두가 주인인 미래 SBS의 청사진을 다시 그려보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사측도 이와 같은 노동조합의 뜻에 발맞춰 SBS 구조 개혁을 위한 실질적이고 합리적 대안들을 조속히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8. 10. 31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장 윤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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