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4월 1일) 사측은 지난 3월 21일 방송사고를 낸 드라마 ‘빅 이슈’ 관련 연출자를 징계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이번 방송사고로 인해 시청자 신뢰와 스테이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된 만큼 사고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 등을 꼼꼼히 따지는 노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근본적 책임은 경영진에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배경에는 연출진의 책임 이전에 박정훈 사장과 당시 김영섭 드라마 본부장 등 경영진의 책임이 훨씬 근본적으로 자리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무리한 현장 일정을 피할 수 없는 드라마 라인업 편성은 물론이고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제작시스템 혁신과 인력 확충 등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경영진은 열악한 제작 여건 속에 방송사고가 발생하자 모든 책임을 일선 연출진에게 미루고 자신들은 아무 책임이 없는 양, 거꾸로 징계와 해고를 운운하며 현장 인력들의 사기를 꺾고 있다.

  누가 누구를 징계하겠다는 것인가?

  더구나 사원들의 징계 인사를 결정하는 인사위원장이 무려 이동희 본부장이다. 박정훈 사장과 함께 윤석민 회장의 SBS 재장악 시나리오를 앞장서 실행하며 조직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이도 모자라 온갖 불공정 행위로 경영을 농단하다 부천영상문화사업단지 공모에서 SBS가 참여한 호반 컨소시엄이 꼴등으로 탈락하는 수모를 초래한 장본인이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징계하겠다는 것인가? 자신들의 치명적인 해사행위는 눈 감은 채 일선 현장의 제작 인력들에게만 책임을 묻겠다는 뻔뻔함이 이제 놀랍지도 않다. 그 정도 뻔뻔함이 있으니 눈 한 번 깜빡 하지 않고 이사회 폭거와 경영대참사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겠는가.

 이제 방송편성규약까지 대놓고 무시하나?

 노동조합은 이번 방송사고가 발생하게 된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과 제작환경상 구조적으로 불합리한 점은 없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3월 정기 방송편성위원회 개최를 사측에 요청했다. SBS 방송편성규약에 따라 방송편성위는 매월 마지막 주에 열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사측은 ‘담당 드라마 EP가 참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회의 개최를 4월 첫 주로 미룰 것을 요청했다. 노동조합은 드라마 EP가 참석하지 않아도 사장과 드라마본부장이 참석하니 예정대로 회의를 열자고 했으나 사측은 다시 ‘일정을 확인해 보니 사장도 참석이 어렵다’며 말을 바꿨다. 노동조합이 다시 양보해 사장이 참석할 수 있는 4월 2일 화요일 11시에 방송편성위를 개최하기로 협의를 마쳤다.

 방송편성위원회 하루 전날 “사장 불참” 일방 통보

   그런데 방송편성위를 불과 하루 앞둔 어제(4월 1일) 오후, 사측은 ‘내일 편성위에 사장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편성위 개최를 또 미룰 것을 요구했다. SBS를 비롯한 우리나라 각 방송사의 편성규약은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규정한 방송법 제 4조에 근거해 마련된 것이다. SBS 방송편성규약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방송은 헌법과 방송법의 기본정신에 따라 독립성과 자율성의 권리를 가진다> 소유-경영분리 원칙과 노사합의를 파기한 현 경영진은 이제 법에 따른 방송편성규약마저 대놓고 무시하겠다는 것인가.

SBS 구성원들에게 묻는다. 지금 정말 징계를 받아야 할 대상은 누구인가.

대답은 자명하다 박정훈 사장, 그리고 이동희 본부장이다.

독립경영 파괴 공범 박정훈과 이동희는 즉각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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