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박정훈 경영진과 대주주는 더 이상 미래를 입에 담지 말라

뻔뻔함에도 정도가 있다. 공동체의 구성원을 농락해도 정도가 있다.

3.28 이사회 폭거와 연이은 경영 대참사로 스스로 책임을 지고 사퇴해도 모자란 사람들이 미래를 입에 담으며 다시 SBS 공동체를 유린하고 있다.

오늘 박정훈 사장과 미디어홀딩스 신경렬 사장의 담화는 그야말로 일고의 가치도 없는 말장난이다.

809억원의 거금을 주고 콘텐츠허브의 경영권을 사 오고도 이사회 조차 독립적으로 구성하지 못하는 윤석민 직할 체제를 만든 장본인이 합의 이행을 약속하고 소유 경영 분리를 입에 담을 자격이 있는가? 더구나 ‘대주주가 경영에 개입하지 말라는 합의가 어디 있냐’는 망언까지 서슴지 않던 사람이 소유경영 분리를 말하니 누가 진정성을 믿겠는가. 

박정훈 사장은 인사와 조직개편을 고유권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고유권한을 악용해 윤석민 직할 체제를 구축한 것도 모자라 독립경영을 위해 15년 세월 온갖 고초를 마다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SBS 대표이사의 권한, 소유 경영 분리의 원칙을 지키려던 최상재 이사를 무보직으로 내쳐놓고 이를 세대교체로 포장하고 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최상재 전 실장의 등기 이사 지위마저 빼앗으려다 구성원의 반발이 두려워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자들이 최 이사가 거부한 굴욕적 보직 제안을 무슨 대단한 배려나 되는 것처럼 포장하는 행태엔 그저 실소가 터져 나올 뿐이다.

분명히 말한다. 지난 10년 지주회사 체제 아래 망가진 조직을 방조하며 대주주의 그늘 아래 승승장구 해 온 박정훈 사장이야말로 구 체제의 마지막 잔재, 세대교체 대상 1번이다. 

또한 부천영상문화 사업 단지 공모와 관련해 이미 노보에 밝힌 것처럼 온갖 불공정 행위로 조직의 미래를 위한 사업 기회를 날려 놓고도 회사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주장하는 그 대담함은 고스란히 윤석민-박정훈-이동희 트리오의 경영능력을 고백한 것으로 이해하겠다. 최선의 결정으로 경영대참사를 초래했으면 변명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즉각 사퇴하는 것만이 온당하게 책임을 지는 방법이다.

미디어홀딩스 신경렬 사장 역시 마찬가지다.

노사간 10년 갈등을 종결하자는 취지의 2월 20일 합의에 서명하면서 가장 큰 웃음을 지었던 장본인이 뒤돌아 서자마자 윤석민 회장의 지시를 받아 노사합의 파괴 책동을 벌이고, SBS 독립경영을 책임져야 할 대표이사의 권한을 줄줄이 박탈하는 의안들을 SBS에 무더기로 주문하는 그 기만적 태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합의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사내 외에서 ‘일이 정반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합의 파기 의도를 공공연히 드러낸 것이 누구인가. 실제로 소유 경영 분리 원칙을 다 허물어 버린 핵심 조력자가 합의 준수 약속을 말하는 이중성을 구성원 누가 신뢰한다는 말인가.    

이런 신 사장이 ‘경영의 투명성과 편성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소유 경영 분리 원칙을 언급한 것은 대주주가 스스로 ‘SBS의 방송과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2017년 9월 11일의 약속을 교묘하게 뒤집고 멋대로 SBS 독립경영 원칙을 왜곡 해석해 윤석민 회장의 SBS 개입을 노골화하겠다는 또 다른 말장난일 뿐이다.

드라마 스튜디오의 출범 지연 책임을 노동조합에게 돌리는 작태 또한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대로라면 콘텐츠허브 경영을 부당하게 장악한 윤석민 직할 체제가 드라마 스튜디오까지 집어 삼키는 건 시간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드라마 본부 구성원들의 생존권과 창작권을 윤석민 체제의 횡포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최소한의 담보가 임명동의제이다. 윤석민 회장과 그 측근들의 폭거와 SBS 독립경영 파괴 행위가 없었다면 노동조합이 굳이 이런 제도적 담보를 추가로 요구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입장은 한 치의 변화도 없다.

3. 28 폭거와 독립경영 파괴 행위, 경영 농단으로 SBS를 혼란으로 몰아넣은 책임은 구성원과 노동조합이 아니라 교묘한 말장난으로 책임 회피에 급급한 윤석민 회장과 그 수하들에게 있다.

사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은 책임 있는 자들 모두에게 빠짐없이 책임을 물어 다시는 이런 비열하고 무책임한 SBS 농단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뿐이다.

노동조합은 일각의 동요도 없이 가야 할 길을 갈 것이다.

 

2019년 4월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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