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범 SBS 비상대책위의 기자회견 이후 사측이 내놓은 답변 자료는 참으로 뻔뻔하고 어처구니가 없다. 지난 해 특별감사를 통해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이 지적된 이후에도 윤석민 회장이 지배하던 콘텐츠허브는 뮤진트리에 대한 특혜성 계약을 중단하지 않고 유지해 왔음을 스스로 밝혔다. 또한 거래조건이 좋아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황당한 동문서답까지 내놨다.

  그러나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윤창현)가 추가 확인한 결과, 태영건설 CEO 이재규 부회장의 부인 명의 개인 회사 뮤진트리의 실체는 보다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뮤진트리 자체 회사 소개에서도 드러나듯 뮤진트리는 2005년 ‘서울뮤직퍼블리싱’이란 이름으로 회사를 만들자마자 SBS 해외수출용 드라마 음악 재제작 업체로 지정돼 독점계약을 이어갔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간 뮤진트리 매출액도 추가로 확인됐다. 이 기간 동안 뮤진트리는 SBS콘텐츠허브와의 독점 계약을 유지하면서 1년 평균 21억원의 안정적인 매출을 꾸준히 확보해 온 것으로 나타난다. 2005년부터 시작된 독점 거래로 볼 때 200억원을 훌쩍 넘는 SBS 콘텐츠 수익이 뮤진트리로 흘러 들어 간 것이 확실시된다.  

<자료 : 2018 SBS 콘텐츠허브 특별감사 보고서 & KISREPORT 기업분석 보고서>

글로벌 기업 코카콜라보다 높은 놀라운 매출이익률

더욱 놀라운 것은 뮤진트리가 콘텐츠허브로부터 독점 하청 받은 사업의 수익성이다. 이를 위해 뮤진트리의 매출총이익률을 분석했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 이익을 보고, 수익성이 얼마나 큰 사업인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기업의 성격과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가운데 하나다. 뮤진트리 재무제표를 통해 드러난 매출액과 매출원가, 그리고 매출총이익을 살펴보았다(자료 : KISREPORT 기업분석 보고서)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용이 매우 낮고 반대로 매출 이익은 매우 높은 사업임을 알 수 있다. 매출총이익률이 70%를 넘는 것은 세계 유수의 하이테크 대기업들도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글로벌 수준의 수익성이 최고수준으로 평가 받는 초거대기업 코카콜라의 매출총이익률이 60% 수준이다. 2016년에 보인 매출총이익률 47%도 상위 우량기업 대우를 받는 수치에 해당한다. SBS가 피땀 흘려 만든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재가공해 팔아서 높은 수익을 남기는 것이 이들에게는 얼마나 손쉬운 일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SBS드라마, 소설과 영상만화로 재가공해 출판하는 사업까지 확장

뮤진트리는 음원 재가공에 그치지 않고 SBS 드라마를 소설과 영상만화로 재구성해 출판하는 일에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뮤진트리에 흘러 들어가 태영건설 CEO 가족들의 사익 추구에 이용된 SBS콘텐츠와 그 권리가 얼마나 되는지 파도파도 끝이 없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뮤진트리가 내놓은 책들.  ‘시크릿가든’, ‘너의 목소리가 들려’, ‘상속자들’ 등 다수의 SBS 드라마를 활용한 소설과 영상만화 출판에까지 사업을 확장해왔다>

 

지상파 방송 SBS는 망가져도 돈만 챙기면 그만…파렴치한 범죄적 행각

지주회사 체제 출범 이후 고혈을 짜내 듯 콘텐츠 수익은 유출되고 이로 인한 제작비 삭감과 노동조건 악화로 SBS 전 구성원들이 신음하는 사이, 윤세영 명예회장-윤석민 회장 비호 아래 SBS 미디어그룹 대주주인 태영건설 대표이사 이재규는 가족회사를 통해 그 콘텐츠 수익을 마구 쓸어 담아 그 돈으로 서울 노른자 위 땅에 수십억짜리 건물까지 지었던 것이다.

이처럼 부인 명의 개인회사 뮤진트리를 동원한 이재규 부회장의 사익 챙기기는 SBS가 방송 보도 등을 통해 숱하게 고발했던 재벌 2,3세들의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 범죄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범죄 혐의에 해당한다는 게 대다수 법조인들의 중론이다.

SBS 뒷마당에서 이런 범죄적 행태로 거액을 챙긴 지배주주 태영건설 CEO의 파렴치한 행각은 그 자체로 사회적 지탄과 사법적 심판의 대상이다.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