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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 편지] 박정훈 사장 담화에 대하여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
  • 승인 2019.07.2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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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 편지] 박정훈 사장 담화에 대하여

SBS 가족 여러분, 노동조합의 윤창현입니다. 한 여름 무더위에 건강하신지요?

3월 이사회 폭거 이후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전화 한 통, 문자 메시지 한 번 보내지 않았던 박정훈 사장이 얼토당토 않은 담화를 내놨습니다. 박 사장은 지난 몇 달 간 앞으로는 실무자들을 내세워 대화 제스쳐를 취하고, 뒤로는 노동조합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비겁하고 야비한 행태를 반복해 왔습니다. 노사간 신뢰를 바닥부터 허물어 온 것입니다.

SBS 사장 명의의 글이라고 보기엔 너무도 저열하고 수준 낮은 담화가 어떤 목적인지는 여러분께서 너무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노파심에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다소 길지만 끝까지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1. 모든 방송사 노동조합은 재허가를 염두에 두고 투쟁합니다.  

박정훈 경영진은 노조가 마치 지상파 방송이 처한 객관적 위기를 무시하고 SBS 방송사 간판을 내리려는 투쟁을 벌이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을 뿐입니다. 세상 어느 노동조합이 회사 문 닫게 하겠다고 투쟁을 벌인단 말입니까?

박 사장은 이런 억지 주장을 펴기 위해 지난 6월 24일 오마이뉴스에 실린 제 인터뷰 기사를 인용했습니다.

내년 지상파 방송 재허가 국면을 염두에 두고 끈질긴 싸움을 준비해 나가겠다”

맞습니다. 모든 지상파 방송사 노동조합은 지상파 방송 재허가 국면을 고려해 투쟁을 전개해 나갑니다. 태영건설처럼 방송사 재원을 마구 빼돌리는 관행을 바로잡고 구성원의 생존권과 시청자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재허가 과정에서 어떤 조건을 부여하느냐가 핵심적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박 사장과 윤석민 회장이 무너뜨린 SBS 독립경영 체제를 복원하고 흔들리는 SBS의 미래를 바로잡아야 구성원의 생존권을 보호할 수 있고, 이는 노동조합의 당연한 책무이기도 합니다. 박 사장은 이를 제가 SBS 재허가를 반대하는 것처럼 교묘히 왜곡해 가짜뉴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게 지상파 방송사 사장이 할 짓인지 묻고 싶습니다.  

박 사장은 제가 “외부에서 SBS 재허가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합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언급할 가치를 못 느끼는 주장입니다만 방송사 사장이 노동조합의 대표자를 상대로 이 정도 주장을 하려면 제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인지 먼저 구체적으로 밝히기 바랍니다. 노동조합 공격을 위해 증권가 정보지 수준만도 못한 ‘카더라 통신’, 가짜뉴스를 만들어 뿌리는 게 현재 박정훈 경영진의 수준입니다. 혹여 측근 누가 대필한 글이라면 박 사장은 그 사람부터 정리하기 바랍니다. 더 큰 일을 내기 전에 말입니다.

 

2. ‘대주주 교체’는 태영건설이 먼저 추진한 일입니다.  

박 사장은 노동조합이 대주주 교체를 앞장서 추진하는 것처럼 가짜뉴스를 만들어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대주주 교체’에 관한 질문은 지난 3월 이사회 폭거 이후 SBS 구성원들로부터 노동조합 전임자들이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입니다.

이에 대해 저는 이미 여러 차례 조합원 간담회 등을 통해 노동조합이 길고 어려운 싸움을 하는 궁극적 목표는 ‘대주주가 누가 되든 다시는 흔들리지 않을 독립 경영 체제를 만들어 내려는 것’이라고 설명 드린 바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린 이유는 노동조합이 아니라 태영건설 측이 먼저 대주주 교체 가능성을 여러 차례 드러내 보였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7년 9월 11일 창업주 윤세영 회장은 윤석민 당시 부회장과 함께 향후 “SBS 방송과 경영에 일체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완전히 퇴진했습니다.

그 날을 저는 정확하게 기억합니다. 윤세영 명예회장이 충격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윤 회장은 저와 수석부본부장에게 “경영권 프리미엄 받고 SBS를 팔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M&A 시장에서는 태영건설이 SBS를 팔기 위해 매각실사 작업까지 진행했다는 구체적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대주주 교체와 관련한 법률검토는 물론 당국에 절차를 문의했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특히 태영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고, 관련해서 이중으로 지주회사를 가질 수 없어서 SBS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대주주 교체는 노동조합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태영건설 스스로 언제라도 추진할 수 있는 일입니다.  

  

3. 단물 다 뽑아낸 SBS, 버리면 그만이라는 게 윤석민 회장의 태도입니다.  

SBS 가족 여러분 이 대목에서 같이 생각해 보시죠.

지난 1990년, 태영건설은 300억원의 자본금을 투자해 SBS 대주주가 된 이래 그 몇 곱절의 배당금을 챙겨가고 그것도 모자라 SBS 방송 콘텐츠 수익을 무더기로 뽑아가서 SBS를 중병에 걸리게 했습니다. 이미 뽑아간 돈 말고도, 현재 SBS 그룹 자산가치에서 태영건설이 갖고 있는 지분만 따져도 태영건설에게 SBS는 말 그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습니다. 공시정보를 통해 보자면 그 뒤로 약 80억원쯤 되는 쥐꼬리만한 돈을 자본이익 확충을 위해 증자한 것 외에 태영건설은 지주회사 전환 이후 지금까지 10원짜리 한 장 SBS에 재투자한 적이 없습니다.

태영건설, SBS 재투자는 0원 , 인제스피디움엔 1천억원 쏟아부어

이 과정에서 우리 구성원들은 최악의 미디어환경에 시달리는 구조가 고착화해 버렸습니다. 이제는 적자가 놀라운 일도 아니게 된 SBS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지만, 윤세영 명예회장의 딸인 윤재연씨가 경영을 맡은 ‘인제 스피디움’에는 지난 3년간 무려 1천억원을 쏟아 부었습니다. 태영건설이 SBS를 어떻게 여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동안 재주나 넘는 곰 취급을 한 것도 모자라, ‘돈 먹는 하마’ 인제스피디움을 살리기 위해 태영건설이 SBS를 동원해 무슨 짓을 했는지는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 겁니다.

그런데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태영건설의 윤석민 회장은 올 초 족벌 경영 체제 출범 이후 SBS에서는 이미 단물 다 빨아먹었으니 말 안 들으면 팔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SBS에 젊음을, 인생을 바친 구성원들이 이런 대주주에게 제발 떠나지 말라고 애걸복걸이라도 하라는 게 박 사장의 논리인 것 같습니다. 동의하십니까?

만일 SBS를 매각할 생각이 없다면 윤석민 회장이 할 일은 자명합니다. 그동안의 과오를 반성하고 독립 경영 체제 보장과 SBS의 미래를 위해 지금이라도 노동조합과 대화에 나서는 게 순리입니다.

그리고 박정훈 사장이 밝힌 것처럼 지상파 방송 대주주 교체는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사항이기 때문에 대주주가 교체되면 인수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구조조정이 수반된다는 박 사장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방통위는 지상파라는 공공재를 기반으로 한 방송사 대주주의 자격을 여러 각도로 심사해 결정합니다. 그 과정에서 고용안정과 투자확대 여력은 필수적인 검토 요소입니다.  자산 팔아 치우고 사람 자르는 구조조정해서 돈이나 챙기려는 투기적 자본에게 방통위가 지상파를 맡긴 적은 없었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없습니다.

kbc 광주방송과 ubc 울산방송 등 지역민방들의 경우 최근 대주주가 무사히 교체됐습니다. 또한 대주주 교체 이후 단 한 명의 해고도 없이 투자확대와 신사옥 이전 등으로 회사 상황이 오히려 호전되고 있습니다. 대구의 TBC, 부산의 KNN도 대주주가 바뀌고 조직이 안정을 찾았습니다. 이런 예를 보면 민영방송의 대주주 교체는 입에 담지 못할 금기도 아니며, 오히려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알 수 있습니다. 박 사장이 대주주 교체 문제를 먼저 공개적으로 거론해준 덕분에 생각해본 건데, 대주주가 불을 질러서 노사관계를 악화시켜놓고는 아무런 대응도 안 하고 숨어있는 무책임한 상황에서는 대주주가 바뀌는 것이 차라리 SBS에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박 사장과 몇몇 측근들은 노동조합이 대주주교체를 추진하는 것처럼 가짜뉴스를 만들고는 구조조정을 언급하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해 보려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는 경영위기를 수습할 능력도, 대안도, 신뢰도 확보하지 못한 사람들이 구조조정 말고는 대안이 없을 정도로 SBS를 망쳐 놨다는 자기 고백으로 들릴 뿐입니다. 또한 대주주를 교체하면 SBS가 망한다는 논리는, 겉으로는 ‘방송 독립’을 운운하면서도 속으로는 태영건설과 박정훈 경영진이 완벽하게 한 몸임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셈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대주주 교체는 노동조합의 투쟁 목표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비하고 있습니다. 작금의 미디어환경과 SBS가 처한 위기, 검찰 수사 결과 등에 의해 태영건설 스스로든, 방통위든, 누구에 의해서든 대주주 교체 문제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는 게 현재의 국면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대주주가 태영건설이든 아니든 구성원의 생존권을 가장 안전하게 보장할 수 있는 튼튼한 독립 경영 체제를 확립해야 할 책무를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투쟁은 더더욱 정당한 것입니다.

 

4. 소유 경영 분리 문제와 관련해

박 사장은 방송사 소유 경영 분리의 핵심이 대주주로부터의 방송독립일 뿐 경영 독립은 아니라는 해괴한 주장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이는 소유 경영 분리 선언을 멋대로 해석해 윤석민 회장의 경영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거꾸로 묻습니다. 그렇다면 윤세영 명예회장이 2017년 9월 11일 윤석민 회장과 함께 퇴진하면서 “SBS의 방송과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말장난입니까? 평소 명예회장을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말하던 박 사장까지 그 분의 대국민 약속을 멋대로 해석해 거짓말로 만들어 놓고는 노동조합과 SBS 구성원, 나아가 시청자들이 어떻게 태영건설과 SBS 경영진의 소유경영 분리 약속을 신뢰할 수 있습니까?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2017년 대주주의 약속은 방송 독립성의 문제뿐 아니라 콘텐츠허브를 통한 수익 유출 등으로 SBS를 망친 대주주가 경영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겠다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일 뿐입니다. 그걸 구차하게 핵심은 방송독립 일 뿐 경영은 별개라고 주장하는 논리는 약속 파기를 위한 저급한 논리구성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 경영이 대주주로부터 제대로 독립되지 않으면 방송의 독립과 자율성이 결코 지켜질 수 없습니다. 다들 경험하지 않으셨습니까? 대주주가 경영을 떡 주무르듯 하던 지난 10년, 수 많은 일선 제작 현장의 기자와 PD들이 태영건설의 로비스트로 내몰리고 태영건설 홍보성 프로그램을 억지로 제작했던 상황이 엊그제의 일입니다. 방송독립과 독립 경영 체제 확립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SBS 미래 생존의 절대적 명제입니다.

SBS는 방송사입니다. SBS 경영의 최고 목표는 좋은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땅을 사든, 건물을 짓든, 사람을 채용하든, 그러한 모든 경영활동은 좋은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목표로 수렴되어야 맞습니다. 방송사의 경영이 방송프로그램 만드는 일과 무관한 것이 어디 있습니까? 기자와 PD만이 방송노동자인 것이 아니라, 기술, 행정, 모든 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조합원 모두가 방송노동자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무엇보다 경영 상황 악화되면 바로 제작비, 인력 문제로 연결됩니다. 이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박 사장이 ‘방송 독립성과 경영은 별개’라는 주장을 펴는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5. 불법적인 경영개입은 윤석민 회장이 저지른 일입니다.  

우선 노동조합은 박 사장의 주장처럼 윤석민 회장의 <SBS 이사회 구성 권한>을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문제삼은 것은 SBS의 자회사가 된 SBS 콘텐츠허브 이사회를 윤석민 회장이 장악한 부분입니다.  이미 관련 노보를 통해 상황을 설명드렸습니다만 SBS는 809억원을 지급하고 콘텐츠허브 경영권을 윤석민 회장이 직접 지배하는 SBS 미디어홀딩스로부터 인수했습니다. 그런데 윤석민 회장이 이미 경영권을 매각한 허브 이사회를 측근들로 채웠고 이는 사측도 사실관계를 부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묻습니다. SBS의 자회사인 <콘텐츠허브 이사 선임 권한>이 65%의 지분을 사들인 SBS에 있습니까? 지분 0%인 윤석민 회장에게 있습니까? 상법 어디에 주식 한 주도 없는 자가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까? 자회사인 콘텐츠허브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은 SBS의 경영 사항입니다. 콘텐츠허브에 SBS 사람은 한 명도 들이지 말라는 말도 했었다면서요? 초법적으로 월권을 한 것은 윤석민 회장이지 노동조합이 아닙니다. 이건 명백한 소유경영 분리와 독립경영 보장에 대한 약속위반입니다. 박 사장이 주장하는 시장경제가 상법상의 권한을 뛰어넘어 대주주가 제왕적 권한으로 멋대로 SBS 경영을 주무르는 것이란 말입니까? 가당찮은 소리입니다.

4월 1일자 조직 개편과 당시 인사를 무효화하라는 요구도 같은 배경입니다. 윤석민 회장은 법적으로 SBS에 대한 이사임면권(이것도 정확히는 윤석민 회장이 아니라 주주총회의 권한입니다)외에 아무런 경영 개입 권한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윤석민 회장은 박정훈 사장과 작당해서 부천 영상단지 공모 대응 및 콘텐츠허브 이사회 구성 등에 제동을 걸고 나선 최상재 이사를 보직해임 해 버렸습니다. 노조 출신 임원의 보직해임이라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독립경영 원칙을 지키려던 인사를 아무런 법적 권한도 없는 윤 회장이 개입해 좌천시킨 것이 문제의 본질입니다. 아무런 권한 없는 대주주가 SBS 경영진의 고유 권한을 침해했고 박 사장은 여기에 적극적으로 동조했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강력히 문제를 삼는 것입니다. 

임명동의제도까지 만들어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해놓고 보직인사와 경영현안에 대주주가 멋대로 개입하는 게 소유 경영 분리의 정신입니까? 막말로 우리가 바지사장 임명동의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박 사장이 보직인사권한과 이사임면권 문제를 뒤섞어 노동조합이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처럼 왜곡하는 것은 소유 경영 분리 약속을 다 폐기하고 윤석민 회장이 사실상 SBS 경영 전체를 장악했음을 감추려는 시도이거나, 아직도 노동조합의 주장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드러내는 것일 뿐입니다.

또한 노동조합의 경영참여는 적극적으로 보장돼야 합니다. 그래야 회사가 투명해 지고 튼튼해 지기 때문입니다. 콘텐츠수익 유출을 막기 위해 지난 10년 간 투쟁하면서 콘텐츠운용 특별위원회를 노사공동으로 운영하거나, 2.20 합의를 통해 수익구조 정상화 방안을 마련한 것은 조합원의 임금과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현안에 대한 노동조합의 합법적 개입이며, 박 사장이 자신의 치적인양 자랑하는 경영성과 역시 노동조합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콘텐츠 유통 수익률 인상과 1천억원이 넘는 콘텐츠허브 유보금 확보 같은 일은 노동조합이 강력한 압박과 경영개입을 통해 견인해 낸 것이니까요. 박 사장 혼자서는 이를 이뤄낼 의지도 능력도 없었으니 말입니다.   

이처럼 노동조합의 경영개입은 불법도 아닐 뿐 더러 조합원 생존권 보장과 SBS 경영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확대돼야 합니다. 이를 난데없이 불법인양 매도하는 것은 결국 윤석민 회장과 박정훈 사장이 노동조합의 견제와 감시를 무력화해서 다시 SBS를 태영건설 하수인 노릇하게 만들겠다는 속셈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6. 저의 세 번째 연임 문제에 대하여

박정훈 사장은 지난 3월 이사회 폭거 이후 최측근인 노사협력팀장 등을 앞세워 노노갈등을 부추기고, 갖은 방법으로 노동조합을 공격해 노사관계를 악화시키는데 골몰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저의 연임 여부까지 거론하고 나섰습니다. 왜 일까요? 

자신들의 약속파기와 경영실패의 책임을 노동조합에 돌리고 노동조합 지도부를 바꾸라는 협박성 메시지를 구성원들에게 주입하려는 의도가 명백합니다. 도대체 SBS 구성원들의 수준을 뭘로 보고 이런 저질 공작을 벌이는지 그저 한심할 뿐입니다. 

나아가 이런 언급은 박 사장 측이 향후 노동조합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겠다는 것을 명백히 한 것으로 이해합니다. 노동조합의 구성과 활동에 사측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법에서는 ‘지배개입’이라고 합니다. 이는 실정법 위반 행위로 무겁게 처벌받는 범죄행위입니다. 생각은 자유지만 행여라도 측근들 말에 현혹되어 실행에 옮길 생각은 하지 말기 바랍니다. 이미 고발된 범죄 혐의도 무거운데 그런 혐의까지 추가되면 어쩌려고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장이 나서서 노동조합의 선거 문제까지 거론하며 불법적인 개입을 시도하는 것은 SBS의 노동조합 창립 21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일입니다. 노동조합 파괴 책동을 통해 내부 분열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반사이익을 취하려는 것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 한심한 작태입니다.  

분명히 밝히지만 저의 재출마와 세 번째 연임은 전적으로 SBS 조합원들의 요구와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SBS 노동조합의 대표는 대주주가 비서 노릇할 임원 앉히듯, 박정훈 사장이 멋대로 측근 보직인사 하듯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7. ‘가을 극한투쟁’ 언급에 대하여

노동조합은 당연히 올 가을 사장 임명동의 과정에서 SBS를 제대로 이끌 적임자가 누구인지 검증하고 조합원들과 함께 임명동의의 권한을 적절히 행사할 것입니다. 대주주가 SBS 경영실패의 책임자들을 다시 내세우거나, 최소한의 기준에 미달하는 부도덕한 인물을 내세우면 노동조합과 구성원들은 당연히 임명동의의 정당한 권한을 행사해 걸러 내는 것이 제도의 기본 정신입니다.

정당한 임명동의권 행사를 두고 ‘극한투쟁’ 운운하는 것은 박 사장과 윤석민 회장이 임명동의제도의 기본정신을 지킬 의사가 없으며, 하시라도 사장임명동의제도를 파괴하고 싶은 욕망을 드러낸 것으로 간주될 수 있음을 알고 자중하기 바랍니다.

SBS 구성원들이 신뢰할 수 있으며, 위기돌파를 위한 혁신과 함께 박정훈 사장이 수 년간 파괴한 SBS의 건강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재건할 적임자를 내세우면 노동조합이 왜 극한투쟁을 벌이겠습니까?

노동조합의 극한투쟁 여부는 제가 아니라 전적으로 윤석민 회장에게 달려 있습니다.

 

8. 검찰 수사와 관련해

박 사장이 노동조합이 고발한 검찰 수사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모양입니다. 박 사장 말처럼 시시비비는 법을 통해 가리면 됩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노동조합이 윤석민 회장과 박정훈 사장을 업무상 배임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은 노사합의의 기본정신은 식은 죽 먹듯 내팽개치고 구성원의 미래가 걸린 SBS를 멋대로 주무르겠다는 사람들이 과연 그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정말로 검증을 받아 보기 위해서입니다. 그저 협박용 무기로 삼으려 했다면 고발한다고 으름장이나 놓다가 말았겠지만 진짜로 고발하지 않았습니까?

박 사장 언급처럼 법대로 시시비비가 가려지길 기대하겠습니다. 마침 기업범죄 수사에 정평이 나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하고 노동조합의 고발취지에 맞게 공정경쟁 저해 사범에 대한 흔들림 없는 수사를 강조했으니 어느 때보다 투명하고 엄정한 수사를 기대해 봅시다.

박 사장이 검찰 수사에 대해 무척 자신이 있다고 하니, 미리 준비 잘 해서 조사 잘 받으시기 바랍니다.  

 

9. 박 사장이 왜 이럴까요?

가뜩이나 회사가 어렵다면서 왜 박 사장과 몇몇 측근들은 노동조합과 갈등을 해결할 생각은 안 하고 노동조합의 대표자를 실명 거론하며 황당무계한 가짜뉴스와 공포마케팅으로 구성원을 겁 주고 나선 것일까요?  

이는 박 사장 마음이 벌써 연임할 생각에 닿아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어떻게든 노사갈등을 풀고 대화의 실마리를 만들어 이 조직의 위기를 해결해야 할 경영 책임자가 회사는 망가지든 말든 노동조합 대표자를 공격해 SBS를 이리 편가르고 저리 편가를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박 사장은 무려 10년 동안이나 임원으로서 SBS 경영에 참여했습니다. 대표이사를 맡은 것만 벌써 몇 년째 입니까? 지금 SBS에 재직 중인 사람 가운데 SBS의 현재 경영 위기 상황에 대해 가장 책임이 무거운 사람입니다. 그럼 좀 더 무겁게 책임감을 느끼기 바랍니다. 더구나 임원으로 지낸 상당 부분이 대주주가 전횡하던 시기와 겹칩니다. 그러니 대주주가 경영에 개입하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울 겁니다. 독립경영이 뭔지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 앞장서서 노동조합을 공격하는 모습에서, 회사의 미래는 어떻게 되든 또 한번 연임하고 싶다는 욕심만이 강하게 읽힙니다. 독립경영과 SBS의 미래를 통째로 망쳐가면서까지 연임을 하고 싶습니까?

 

10. 글을 마치며

노동조합은 박정훈 사장의 저질 담화 따위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저와 노동조합은 그저 담담하게 SBS의 미래와 혁신을 위해 노동조합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계속 고민하고 길을 찾아 나갈 것입니다. 투쟁이 길어지면서 힘들고 지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시는 SBS 가족 여러분을 믿고 의지하며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휴가철이 지나면 대의원 대회와 간담회 등을 통해 보다 구체화된 노동조합의 SBS 정상화 방안과 투쟁 방향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아 참…박 사장이 어울리지 않게 ‘녹두꽃’ 대사를 인용했길래 저도 한 번 찾아봤습니다.

나라가 망할 때는 반드시 안에서 먼저 망하는 것이라 하였다”라고 박 사장이 담화에 인용한 대사는 황진사가 죽음을 앞두고 한 말이더군요. 그런데 바로 뒷부분 대사는 쏙 빼 놓으셨더군요

네 말대로 우리 양반들이 조선을 망쳤다. 더불어 왜놈에게 영혼을 팔아치운 모리배들이 조선을 망쳤다.”

SBS에서 누가 나라망친 양반 격이며, 누가 모리배 짓을 하고 있는지는 여러분께서 더 잘 아실 겁니다.  

임금과 양반들이 조선을 망국의 길로 몰아갈 때 분연히 떨쳐 일어났던 녹두장군 전봉준은 이렇게 말했더군요.

세상을 바꾸는 건 항상 약자였다”  

SBS를 바꿔낼 주체는 조직의 미래를 담보 삼아 돈 챙기기기에 급급했던 태영건설도, 가뜩이나 어려운 조직을 또다시 사분오열 시키며 섣부른 연임 욕심을 부리고 있는 박정훈도 아닙니다.

SBS 진정한 주인인 우리가 결국 SBS를 바꿔 낼 겁니다.

늘 고맙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  suw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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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액주주1 2019-08-06 15:13:33

    윤창현씨, 말이 긴 거 보니 억지가 좀 많아 보이네. 당신들 하는 얘기 보니,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인식에 심히 우려가 되네. sbs의 진정한 주인이 어찌 당신들 뿐 인가? sbs 가 아무리 언론기업이지만 기본은 자본주의 하에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고, 그러니 상장도 되어있고 수 많은 소액주주들을 불러 모아 매년 주총도 하고 배당도 주고 하는 거 아닌가? 회사가 지난 십여년 이렇게 찌그러 들고 있는 마당에 당신들은 주인이라면서 무슨 책임을 졌는가? 당신들 가슴에 손을 대고 양심을 들여다 보게. 정말로 주인처럼 회사를 위하나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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