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미래발전특위, 철저히 공영 방송 중심으로

 윤석민 회장의 SBS 재장악과 이로 인한 노사관계 악화 속에 지상파 방송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대응에서도 SBS는 스스로 찬밥신세를 자초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KBS·MBC·EBS 등 지상파 공영방송 3사가 2019년 산별협약을 체결하고 지상파 위기에 공동 대응하는 데 합의했다.

 2018년 노동조합의 강력한 견인 아래 산별협약에서 참여했던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 SBS만 탈퇴한 상황에서 협약이 체결된 것이다.

 이번 협약 체결에 따라 언론노조와 KBS, MBC, E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상파방송미래발전특별위원회 공동 구성 △방송사별 팩트체크 조직 설치 및 운영 △방송작가특별협의체 구성 등의 주요 내용에 합의하며 노사관계를 격상하고 공동의 위기극복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공동 구성될 예정인 지상파 방송미래발전특별위원회의 역할이다. 언론노조와 협약 참여 지상파 방송 3사는 전직 사장단과 시민사회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조직을 구축해 지상파 위기 극복을 위한  전방위 활동과 광범위한 여론전을 벌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김중배, 정연주 등 언론계와 시민사회의 신망이 두터운 전직 사장들의 이름이 특위위원 명단을 거론되고 있다. 사회적 신망은 커녕 몰락한 부패 권력과 대주주의 비서 노릇을 했던 SBS 전직 사장들은 지상파 미래발전 특위에 명함을 들이밀 자리가 없을 것 같기는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SBS가 노사관계 악화를 이유로 지상파 산별 협약을 탈퇴함으로써 지상파 미래발전특위는 철저히 공영방송 중심으로 논의와 활동이 전개될 수 밖에 없으며, 방송 규제 체계와 미디어 개혁 방향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와중에 SBS는 철저히 주변자로 전락해 거대한 흐름에서 탈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SBS를 사유화하고 장악하는데 쏟는 노력의 1/10이라도 방향을 틀어 지금 SBS가 어떤 안팎의 환경에 놓여 있는지, 그리고 초유의 지상파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어떤 노력과 연대가 필요한지 윤석민 회장과 경영진은 좀 살펴보기 바란다. 그리고 지금이라도 지상파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노력에 조건없이 참여해 구성원들의 위기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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