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 비상경영 유감!!  

 지난 주 목요일, 사측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구조 악화를 이유로 비상경영 조치 시행에 들어갔다. 20세기 경제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니 고통을 분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은 SBS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경영의 무한책임을 지고 있는 사측이 이런 고통분담을 요구할 때는 성실한 사전 설명과 협조요청, 이해를 구하는 절차는 당연하다. 그것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속에서 현장에서 문전박대를 감내해 가며, 감염의 위험 속에 악전고투하고 있는 구성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며, 예의다.

 그러나, 구성원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은 지난 목요일 사측의 비상경영 계획 발표 직전에야 덜렁 표 하나가 그려진 A4 용지 한 장을 일방적으로 통보 받은 게 전부다. 비상경영 시행의 이유와 현재 경영상황, 비상경영 조치 시행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 원상 복구 시점 등등에 대한 아무런 설명과 협의, 사전 양해 조치도 없었다. 특히 노동조합의 새 지도부 선출 직후 노사 간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일방통행을 일삼는 사측의 태도는 비상경영 조치의 목적과 의도가 고통분담이 아니라 고통 전가에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키울 수밖에 없다.

  또한 회사의 이번 조치는 노사간 단체협약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SBS 단체협약 6조는 “협약 미비에 따른 노동조건 저하 금지” 조항으로, ‘회사는 협약의 미비, 누락 등을 이유로 이미 확보되었거나, 인정된 조합활동 및 노동조건을 저하시킬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단체협약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지난 수년간 암묵적으로 인정된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일방적으로 취할 수 없다는 조항이다. 이번 비상경영 조치에 따른 업무추진비와 진행비 삭감 등은 조합원들의 노동조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노사 간 성실한 협의와 사전양해없이 사측이 일방적으로 시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판단이다.

 노동조합은 아무런 사전협의나 성실한 설명없이 비상경영 조치를 일방적으로 시행한 사측의 불통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아울러 공황에 가까운 경제 위기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는 상황 속에서도 사측이 과거에 시행했던 비용절감 대책의 재탕 말고는 뚜렷한 대안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감출 수 없다.

 노동조합은 SBS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적절히 협력할 용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수익원 창출과 조직의 미래지향적 혁신 등 근본적 해법은 없이 단기적인 비용 쥐어짜기를 통한 일방적인 고통 전가는 단호히 반대한다.  또한 작금의 위기를 핑계로 구성원들의 고용을 위협하거나 불안하게 하는 어떠한 조치도 결연히 저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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