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는 윤석민 회장의 현금 인출기가 아니다.

- 플러스 채널 인수가격 뻥튀기에 대하여

 

 지난주 사측은 SBS 플러스 산하 2개 채널을 인수하기로 하고 이를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노동조합에 통보해 왔다. 사측이 책정한 인수 가격은 지난해 2월 노사합의 과정에서 설명했던 것보다 적게는 60억에서 많게는 110억 원 이상 비싼 수준이다. 공황적 경제위기와 미디어 격변 속에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 책정이다.

 

 노동조합은 인수 가격의 적정성을 평가할 객관적 자료와 사전 실사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를 모두 거부했다. 인수부터 하고 채권 - 채무 분석 등의 평가는 나중에 할 수도 있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동네 구멍가게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살 때도 이렇게는 안 한다. 하물며 수백억 현금이 오가는 계열사 간 거래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거액을 우선 퍼주고 가격 적정성은 나중에 점검하겠다는 비상식을 SBS 구성원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전 직원에게 비상경영을 강요하는 와중에 SBS에서 또 거액의 현금을 뽑아가려는 행태는 대주주의 입김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비상식적인 거래다. 혹여 SBS의 미래를 위협하는 TY 홀딩스 설립 강행에 한 푼이 아쉬울 대주주를 측면지원이라도 하려는 것인가?

 

 최근 직원들은 업무추진비와 제작비 삭감으로 곳곳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기 꺾인 직원들은 마른 수건 쥐어짜듯 하면서 정작 대주주와 경영진은 수십, 수백억씩 탕진하는 헛발질을 반복해 SBS를 더 깊은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 이번 사안 말고도 최근 몇 년간 대주주와 경영진의 주도로 결정된 거액의 투자 상당수는 자본잠식 상태이거나 사업실패로 철수 수순에 있다. 그러나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경고한다. SBS는 윤석민 회장을 위한 현금 인출기가 아니다.

 

 사측은 조직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부당한 현금유출 시도를 중단하라. 이사회가 객관적이고 투명한 근거가 없는 가격으로 플러스 채널 인수를 결정한다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윤석민 회장은 SBS의 미래를 위협하는 사익 추구 행위를 당장 멈춰라.

 

 

2020년 4월 2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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