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과 방송통신위원회에게 요구한다.

 태영그룹의 TY홀딩스 설립을 불허하라.

 

  태영그룹의 윤석민 회장에게 묻는다. 

  공적 자산을 이용하여 전국 지상파 민방 네트워크를 책임지고 있는 SBS가 당신의 탐욕을 위한 소모품인가. 태영그룹이 지주회사 TY홀딩스를 설립하여 태영건설과 SBS의 최대주주인 SBS홀딩스를 자회사로 두려는 신고서가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요청을 받았다. 금감원이 지적한 문제의 본질은 태영건설의 인적 분할을 통한 TY홀딩스 설립이 편법적으로 총수일가의 지배권을 강화하고 막대한 배당을 챙기려 한다는 것에 대한 경고다. 과거 정몽준, 조양호 회장 등이 지주회사를 설립하면서 부도덕한 방식으로 지분율을 확대하고 배당금을 챙겨간 것과 동일한 작태를 지상파 방송 SBS를 지배하고 있는 세습 대주주 윤석민 회장 일가가 반복하고 있다. TY홀딩스 설립과정에서 태영건설의 자사주를 이용해 총수 개인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꼼수를 쓰려는 것이다. 태영건설의 자사주는 전체 지분의10%, 시가로 천억원대에 달한다.  자사주는 총수 개인이 아니라 기업의 자산이다. 이를 총수 개인 지배력 강화라는 사적 이익에 동원하는 것은 다른 주주와 회사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명백히 부도덕하며, 근절돼야 할 불공정 행위이다. 더구나 사회적 모범이 돼야 할 지상파 방송의 대주주로서 있을 수 없는 도덕적 해이라 할 것이다.    

  이런 총수 일가의 탐욕에 공적자산에 기반한 SBS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TY홀딩스 설립을 위해서는 SBS가 미디어렙, 콘텐츠 유통회사, OTT 등 자회사 지분을 100% 지분을 소유해야 한다. 갈수록 악화되는 위기에서 SBS의 자회사 지분 매입은 꿈도 꿀 수 없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 SBS 미디어렙은 방송법에 의해 100% 지분 소유가 불가능하다. 향후 2년 내 자산 10조원을 넘어 대기업 반열에 오를 것이라 꿈꾸는 총수일가에게 지상파 방송의 대기업 소유 제한 10% 또한 걸림돌이다. 결국 총수일가의 탐욕을 채울 지주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SBS와 관계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매각이 불가피하다. 이런 지각변동을 앞두고 윤석민 회장에게 방송노동자와 방송 공공성의 책임은 뒷전일 뿐이다. 

  우리는 건설자본이  지상파 방송 등 언론을 이용하여 어떤 사익을 취했는지 잘 알고 있다. 사주 세습을 위한 수단, 경쟁사 압박, 정부 대상 로비 등 눈에 보이지 않고 장부에 기록되지 않는 이익을 챙겨왔다. 태영건설이 지난 8년 동안 5조 원에 육박하는 자산을 불려온 것은 SBS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총수 일가의 탐욕은 끝을 모른다. 윤석민 회장은 TY홀딩스 설립을 통해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지상파 방송 SBS를 풍비박산낼 수 있는 인적분할과 주주총회를 오직 자신의 사익을 위해 거리낌 없이 추진 중이다. 

  우리는 금융감독원과 방송통신위원회에 요구한다. 

  금융감독원은 태영건설 윤석민 회장이 TY홀딩스의 설립으로 강화할 지배력, 소액주주 이익 침해, 배당 확대 등이 소유와 경영 분리를 핵심으로 하는 SBS의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을 철저히 검토하라. 방송통신위원회는 윤석민 회장을 반드시 사전승인심사에 출석시켜야 한다. TY홀딩스 설립이 태영건설 발 오너리스크에 수십년 간 노출돼 온 SBS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방통위는 윤회장을 철저히 추궁해야 한다. 

  또한 종사자 대표도 출석시켜 TY홀딩스 설립이 초래할 SBS 경영과 방송독립 붕괴 우려에 대한 현장의 견해도 반드시 청취해야 할 것이다. 

  임박한 TY홀딩스의 설립 신고와 사전심사는 결코 행정절차가 될 수 없다. 향후 몇 주는 정부가 지상파 방송을 비롯한 모든 민영 방송 및 언론사 사주 일가의 전횡에 면죄부를 줄 것인지, 자본의 공적 책임과 방송 공공성의 강화 의지를 보일 것인지 국민이 지켜볼 시간이 될 것이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는 더욱 중요하다. 경기방송의 무책임한 자진폐업, TV조선・채널A의 재승인에 이어 건설자본의 탐욕마저 지켜볼 것인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우리는 분명히 요구한다. 금감원과 방통위는 태영그룹의 TY홀딩스 설립을 불허하라. 그것만이 정부의 명확한 의지를 보여주는 유일한 길이다.

 

2020년 4월 29일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국민 참여 방송법 쟁취 시민행동

(방송독립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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