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회장은 결자해지 하라

무엇이 두려워 꼭꼭 숨어 있는가?

2020-09-17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윤석민 TY홀딩스 회장, SBS 종사자 대표와 대화 거부

윤석민 TY홀딩스 회장이 SBS 종사자 대표와 성실히 협의하라는 방송통신위원회의 TY홀딩스 사전 승인 조건을 회피하기 위해 꼭꼭 숨어 있다. TY홀딩스에 대한 조건부 사전승인 이후 100일이 넘도록 윤 회장은 자신으로 인해 야기된 SBS의 갈등 상황과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어떠한 대책도,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지금까지 총 3차례의 내용증명과 이후 1차례의 공문을 통해 윤석민 회장이 직접 종사자 대표와의 대화에 나설 것, 구체적 협의 일정을 제시할 것, TY홀딩스로 인해 발생하는 SBS 자회사 지분의 법적 충돌 상태를 해소할 이행계획을 먼저 제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TY홀딩스 측은 지난 2일 사내 게시문과 SBS본부에 전달해 온 답신을 통해 ‘성실 협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윤 회장이 생각하는 ‘성실 협의’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 또 그럴 의사도 없는 ‘앙꼬 없는 찐빵’에 불과함이 드러나고 있다.

 

“윤 회장은 대화 책임 없다(?)”는 TY홀딩스
방통위는 윤 회장에게 조건 이행 책임 부여-이행각서 제출 받아 

SBS 본부 사무처는 지난 15일 TY홀딩스의 담당 임원을 면담하고, 윤석민 회장이 협의 당사자임을 분명히 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TY 측은 ‘소유 경영 분리 원칙에 따라 윤석민 회장은 대화 상대가 아니며, SBS 자회사 지분 처리 문제 및 법적 충돌 해소 방안도 종사자 대표와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방통위 승인 조건 이행 과정에서 실질적 권한 없는 자들로 윤회장 주변에 방패를 치고 시간이나 끌어 보겠다는 의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TY홀딩스 측의 이런 입장은 한 마디로 자가당착이자, TY홀딩스의 SBS 지배를 조건부로 승인한 방통위의 결정을 윤석민 회장이 얼마나 하찮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6월 TY홀딩스 승인 과정에서 심사위원회 출석을 거부하던 윤석민 회장을 불러내 이행각서까지 받아낸 바 있다. 이는 TY홀딩스를 통한 SBS 지배의 실질적 권한과 책임이 대주주인 윤석민 회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며, 6월 사전승인 조건 이행의 책임을 윤석민 회장에게 부가한 것이다. 당연히 종사자 대표와의 협의 책임도 윤석민 회장의 몫이다. 지난 해 3월 태영건설 회장 취임과 동시에 소유 경영 분리 원칙을 파괴하고 SBS 인사와 자회사 이사회를 장악하며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간 장본인이 이제 와서 소유 경영이 분리됐으니 자신은 대화 상대가 아니라고 발뺌하는 것은 윤회장의 무책임과 옹졸함을 도드라지게 할 뿐이다.

 

‘앙꼬없는 찐빵’ 만들려는 시간 끌기는 필요 없다

더구나 TY홀딩스 설립으로 SBS 자회사에 대한 법적 충돌을 초래해 SBS 구성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상황을 빚어놓고 이 사안이 종사자 대표와 협의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도 어불성설이기는 마찬가지다. 방통위가 ‘SBS에 재무건전성 부실을 초래하거나 미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SBS 자회사, SBS 미디어홀딩스 자회사 개편 등 경영 계획을 마련할 것’과 ‘경영계획 수립 시 SBS 종사자 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방통위에 제출할 것’을 승인조건으로 부가한 이유는 자명하다. 윤석민 회장의 TY홀딩스 설립으로 인해 SBS 수익 기능의 핵심인 자회사들의 법적 충돌 문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승인 조건의 핵심적 사유를 빼고 무슨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며, 핵심을 뺀 협의가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인가?

 

책임 당사자는 윤석민 회장…대주주라면 대주주답게 행동하라 

다시 한 번 밝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는 윤석민 회장이 직접 나서 꼬일 대로 꼬인 실타래를 풀고 신뢰회복과 SBS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의사를 분명히 한다면 이번 방통위 승인 조건 이행 과정이 반전의 계기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러나 그럴 의사가 없다면 굳이 시간 끌기와 구색 맞추기로 전락할 것이 뻔한 그들만의 ‘성실 협의’에는 응할 생각이 없다. 윤석민 회장은 방통위 승인 조건 이행의 책임 당사자로 종사자 대표와 직접 대화에 나설 것 인지 여부를 SBS 구성원 앞에 분명히 밝혀라. 자산규모 10조원에 육박하는 기업집단의 총수이자, 지상파 방송사 지배주주라면 그에 걸맞는 책임감을 행동으로 증명하라.

윤 회장의 대화 거부, 고의적인 대화 의제 회피 등으로 인해 빚어지는 방통위 승인 조건의 불이행, 그리고 그로 인해 연말 SBS 재허가 과정에 초래되는 모든 문제의 책임 또한 윤석민 회장에게 있음도 잊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