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의 재투자를 위한 SBS 서명운동을 시작합니다

2020-11-09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경위부터 설명 드립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6월 SBS의 주인이 미디어홀딩스에서 TY홀딩스로 바뀌더라도, 즉, 혹시라도 SBS가 윤석민 회장의 직접 지배를 받게 되더라도, SBS의 재무 건강성과 미래 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이를 위해 "종사자 대표와 협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노동조합은 방통위 이행각서에 서명한, 협의 이행 책임 당사자인 윤석민 회장이 직접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일관되게 밝혀왔습니다. 대주주의 결단 없이 차수 채우기식 실무자 협의는 별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우리는 대의원 결의를 바탕으로 대주주의 대대적 재투자를 핵심으로 한 '6대 요구'를 제안했습니다. 지난 30년, 태영 건설은 SBS를 지배하며 엄청난 자본 팽창에 성공했습니다. 지금껏 뽑아간 과실을 SBS에 재투자해 위기의 조직을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이제는 확인시켜줘야 합니다. 이 사안은 대주주인 윤석민 회장의 결단, 종사자 대표와의 직접 대화없이 한 발짝도 진전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TY홀딩스 측에서는 여전히 윤석민 회장의 협의 책임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TY홀딩스 승인 조건과 관련 없다. 향후 논의하자"고 답했습니다. 또 SBS 일부 경영진은 대주주와 종사자 대표와의 직접 대화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겠다는 발언을 공공연히 말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SBS 재허가 연계된 ‘성실협의’ 이행을 방해하고 SBS의 미래를 망쳐서라도 대주주의 심기 경호만 하겠다는 한심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SBS의 미래를 위한 실질적인 협의는 책임 당사자의 진정성 없이는 진전될 수 없습니다. 지난 5개월 여 동안 일관되게 책임을 회피하고 방통위 승인 조건 이행을 어떻게든 요식행위로 만들려는 윤 회장과 TY홀딩스, SBS 일부 경영진에게서는 성실 협의 의지를 전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희망을 갖겠습니다.

계속 뒤로 물러나려는 대주주를 보면서, 방통위가 조건으로 내건 '종사자 대표와의 협의'를 무산시키자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방통위의 조건은 노동조합이 아닌 TY홀딩스 측에 부과한 것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협의를 무산시켜도 노동조합 입장에서는 아쉬울 게 없고, 그 책임은 오롯이 윤석민 회장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누가 이기고 지는 식의 전략적 접근보다는, 대대적인 재투자를 성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SBS 구성원들의 피부에 와 닿는 변화의 실익이며, 결국,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방통위가 내건 '성실 협의'라는 조건이 대주주에게 부과한 조건이라 할지라도, 노동조합은 윤석민 회장과의 직접적이고 공식적인 협의가 성사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계속 요구하려고 합니다. 조금 길을 돌아가더라도, 대화와 토론이라는 민주주의의 보편적인 절차에 따라, 힘 닿는 데까지 대주주를 설득해보겠습니다.

 

서명운동에 돌입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SBS 구성원들의 하나된 마음, 함께하는 발걸음이 필요합니다. 노동조합은 오늘부터 '대주주의 재투자를 위한 SBS 서명운동'에 돌입합니다. SBS 구성원들의 절실함을 한데 모으는 작업입니다. SBS 구성원의 간절함을 담아 대주주도 설득하고, 규제 기관인 방통위도 설득해 보겠습니다.

SBS 구성원들의 역량은 동종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늘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왔습니다. 재투자는 우리를 펄펄 날게 만들 수 있게 만들 거라 믿습니다. 비용 감축을 넘어 대대적인 투자 확대로 새로운 30년을 여는 발판을 마련해야 합니다. 비용 깎아 적자 면하는 한해살이가 아닌 대한민국 최강 콘텐츠 기업, 가장 신뢰받는 언론기업으로 혁신하는 미래를 다시 꿈꿉시다.

2020년 11월 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