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장 편지]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 시작됐습니다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 시작됐습니다"
사측이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을 공식화했습니다. 어제(8일) 노조에 보낸 공문을 통해 12월 1일부터 자주적인 조합 활동을 보장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측 공문대로라면 근무시간 중 총회와 대의원대회 같은 조합 활동과 노사협의회, 고충처리위원회, 단체교섭 등 노사협의로 개최되는 각종 회의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또, 신규 채용자를 포함해 유급으로 부여하게 돼 있는 조합원 교육 시간도 사라지게 됩니다. 노조를 고사시키는 방식으로 목을 죄어 오겠다는 겁니다. 당연했던 우리의 권리가 이렇게 하나둘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당장은 구성원의 거센 반발과 저항을 피하려고 근로시간 면제, 조합비 공제, 조합 사무실, 홍보활동에 대한 지원은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도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는 해지하겠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혔습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단체협약 해지라는 가장 폭력적인 방법을 택했던 사측이, 이제 노조 탄압의 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겁니다.
존경하는 SBS 구성원 여러분, 우리가 만들고 키워온 노조를 우리 손으로 지켜냅시다. 노조 다음은 내 차례가 될 겁니다. 노조가 위태로워지면 우리의 가치와 권리를 제대로 지킬 수 없게 됩니다. 사측이 노리는 게 바로 그것입니다. 저와 전임자들이 노조를,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함께해주십시오.
어제(8일)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임명동의 대상에서 사장을 제외하는 등 노조는 이미 여러 차례 양보했지만, 사측은 기존 입장만을 고수하며 사실상 협상을 할 뜻이 없음을 보였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것을 빼앗길 것이 불 보듯 했기에 불가피한 조치였습니다.
노조는 조정 기간에도 사측과의 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교섭 타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사측이 노동자의 권리와 공정방송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태를 멈추지 않는다면 행동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사측의 퇴행을 멈추기 위해서는 우리가 싸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노동 탄압에 나서겠다는 사측을 상대로 맞서 싸울 의지가 충만하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사측의 폭력적 행위를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 과거로의 퇴행을 멈추고 공정방송과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길로 돌아서게 할 수 있습니다. 굴종적이 아닌 대등하고 수평적으로 노사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게 우리가 하나로 뭉칠 수 있느냐에 달렸습니다.
존경하는 SBS 구성원 여러분, 우리의 존엄과 가치, 우리 일터의 미래를 위한 싸움에 함께해주십시오. 오는 15일(월)부터 점심시간(11:40~12:00) 목동사옥 1층 로비에서 빼앗긴 우리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전 조합원 참여 피케팅을 시작합니다. 반드시 동참해주실 것을 진정으로 호소드립니다. 오늘을 바꾸지 않으면, 내일도 오늘의 연속일 뿐입니다.
2021.11.9.
전국언론노조SBS조SBS본본부 정형택 본부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