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불법 주식거래 직원 꼬리 자르기 면직 강력 규탄...육참골단의 진상조사 필요
불법 주식거래 직원 꼬리 자르기 면직 강력 규탄
육참골단의 진상조사 필요
치욕이다. 금융 당국이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회사 핵심부서로 들이닥쳤다. 압수수색 당일 해당 내용이 기사화 돼 전 국민의 손가락질도 받았다. 우리 직원이 미공개 경영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고 수억 원의 차익을 얻었다는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하지만 평소 직원들 윤리의식 교육은 등한시 한 채 돈타령, 효율화 타령만 하던 사측의 행태에 비춰 보면 예상 못할 일도 아니다. 지난 3월 뉴비전에서 우리 조직문화의 문제점으로 윤리의식 악화를 스스로 지적하고도 경영진은 몇 개월간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직원을 빛의 속도로 면직 처리 한 것이다. 압수수색이 시작된 게 오전 10시, 사내 인사 공지 시간은 오전 11시30분쯤이다. 면직 처리된 직원이 압수수색 당하느라 한동안 회사에 버젓이 앉아있는 우스꽝스런 모습도 연출됐다. 대기발령을 내고, 인사위원회를 연 뒤 절차에 따라 징계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 아닌가. 수상쩍은 면직 처리로 제대로 된 자체 조사는 불가능하게 됐다. 해당 직원이 누구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얻었는지, 누구에게 정보를 건넸는지, 주식은 언제 매입하고, 또 언제 매도했는지, 증권계좌는 한 개인지 복수인지, 모든 게 안개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사측은 도대체 뭐가 그리 급해서 곧바로 사표를 수리했는가. 뭔가를 숨기고 싶었던 건 아닌가.
벌써부터 회사 내부에선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몰라 경영진이 꼬리 자르기를 시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단 인사위원회를 열면 고구마 줄기 나오듯 관련자가 줄줄이 나올 것이고, 경영진이 책임과 징계를 피할 수 없을 테니 그걸 막기 위해 묻지마 면직 처리를 했다는 것이 의혹의 한 축이다. 넷플릭스 계약은 회사 역사상 계약 단건으로 공시를 해야 할 정도로 규모가 큰 계약이었다. 철통 보안 속에서 진행됐다고 하지만, 해당 미공개 정보를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가 또 다른 의혹의 핵심이다. 담당자들을 넘어 SBS 경영진, 나아가 지주사 TY홀딩스도 몰랐을 리 없다. 그런데도 사측이 해당 직원을 바로 면직하는 바람에 사안은 개인 비리 단건으로 축소될 지경에 이르렀다.
무너진 윤리의식 제고를 위한 육참골단의 진상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경영진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주식 취득은 범죄라고 공지하고 자진신고를 받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이 결백하다는 선언은 쏙 뺐다. 노동조합은 강력하게 요구한다. SBS와 TY홀딩스 경영진부터 우선적으로 결백하다는 점을 증명하라. 또 금융 당국 조사에 적극 협조해 임직원과의 연관성도 찾아내는 등 강력한 진상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그리고 조사 과정과 결과 모두 조합에 공유함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런 노력이 선행되지 않으면, 외부의 진상조사나 노사 공동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썩은 살은 도려내야 회사가 죽지 않는다. 그게 직원이든 임원이든, 대주주든 이참에 반드시 도려내야 한다.
2025년 7월 1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