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부족에 노동 환경 저하에도 묵묵부답급…급기야 조합원이 직접 사장 면담 요구

2025-08-25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극심한 인력 부족과 2년 전 조직개편으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조합원들이 잇달아 김재준 SBS A&T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A&T지부(이하 조합)는 지난 8일과 19일, 전(前) 영상제작2팀과 영상취재팀 조합원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의 주제는 달랐지만, 두 팀 모두 “사측의 불합리한 경영 판단이 조직을 망가뜨리고 있다”며 “노동조합과 함께 사장 면담을 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 전 영상제작2팀 “억지 조직개편으로 노동 환경의 질 급격히 저하”

먼저 전 영상제작2팀 조합원들은 2023년 사측의 기습적 조직개편으로 2년 동안 업무 환경 악화와 극심한 사기 저하를 호소했다. 영상제작1·2팀은 영상제작팀으로 통합됐지만, 실상은 1팀이 2팀을 흡수하는 형태였다. 팀장은 기존 1팀장이 맡았고, 운영 또한 1팀 중심이었다. 성격이 다른 업무를 억지로 1팀 시스템에 맞추다 보니 노동 환경의 질이 급격히 저하됐다는 것이다. 한 조합원은 “기존 2팀 업무는 방치된 느낌이고, 인사평가도 공정하지 않다”며 울분을 토했다.

  현재 영상제작팀은 정규 인원만 52명이며 파견·프리랜서까지 합치면 130명에 달한다. 조합원들은 “팀장 1명이 감당하기에는 지나치게 큰 규모”라며 “단일팀 규모가 방송제작본부 전체 정규 인원(105명)을 넘어서는 비정상적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측이 내세웠던 조직개편의 취지와 비전이 속 빈 강정이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개편을 주도한 경영진은 이미 회사를 떠났고, 전 영상제작2팀의 팀워크는 무너졌다.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합원들은 “일할 맛 나는 조직이 되려면 최소한의 사기 진작이 필요하다”며, 지난 2년간 팀 전체 회의가 단 한 차례뿐이었던 현실을 강하게 비판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평균 연령 50대 영상취재팀 “곧 4명이 안식년인데, 채용은 없다”

  영상취재팀 간담회에서는 신규 채용 문제가 핵심이었다. 조합원들은 “내년에만 안식년에 들어가는 선배가 4명”이라며 “올해 신규 채용이 없으면 팀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또 “현재도 빠듯한 인원으로 데일리와 야근 그리고 주말 근무를 이어가고 있어, 뉴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고령화 문제도 심각하다. 팀 평균 연령이 50세를 넘어서면서 안전과 건강이 크게 우려된다. “취재 현장은 통제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탄핵 찬·반 집회와 같은 경우 공격 대상이 되기도 한다”며 “태풍·폭우·혹한 속에서도 취재를 하는데, 안전과 건강이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장에 함께 간 취재기자들과 30세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아 세대 간 소통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국 주재 인력 문제도 제기됐다. 현재는 세종과 수원 지국에만 서울에서 영상기자를 보내고 있는데, “3년 전 인력 유출 이후 채용으로 메우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다. 데일리 인력도 부족한데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가”라는 것이다. 결국 “SBS의 보도본부도 영상취재팀의 인력구조 문제를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임금피크제 적용 시 임금이 줄어드는 만큼, 업무시간·업무강도 등에서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있었다. 조합은 올해 단체협약 개정 협상에서 이 사안을 면밀히 다룰 예정이다.

 

| 최고 결정권자가 해결해야 

  마지막으로 두 팀 조합원 모두 본부장과 팀장 면담을 통해 문제 해결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조합원들은 SBS A&T의 최고 결정권자인 사장과의 직접 면담을 요청했고, 조합은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과 함께 사장 면담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조합은 사장 면담 결과를 다음 노보 등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공유할 계획이며, 사측이 문제 해결을 계속해서 외면할 경우 조합은 조합원들과 함께 더욱 강도 높은 투쟁으로 맞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