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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위리포트]공방위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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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본부
등록일
2015-03-11 11:53:43
조회수
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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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_2.jpg (856370 Byte)

서울 한복판에서 주요 동맹국인 미국의 대사가 피습당한 사건의 여파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강연장에서 얼굴과
팔 등을 흉기에 찔리며 피습되자마자 곧바로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보도방침을 정해주는 듯한, 이 같은 청와대의 신속한 반응에 일간지들은
일제히 한미동맹의 미래를 걱정하는 내용으로 여러 면을 도배했고 보수 신문들과
이에 속한 종합편성채널들은 철저히 '종북 세력에 의한 테러'로 규정해 사건이
'개인적 일탈'에 국한될까 그저 사건의 비중을 키우기 위한 보도로 일관하고 있다.
정도는 조금 덜했지만 여기에 발맞춘 건 SBS뉴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SBS 8뉴스는 사건 당일 김기종을 '반미, 반일주의자'라고 보도하며 북한에 8차례
방문했다는 내용을 강조해 특별한 근거 없이 북한의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내놓았다. 사건 다음날인 6일 청와대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본격적으로
'종북 세력이 저지른 사건'으로 규정짓자 이 청와대 반응을 톱뉴스로 내세워 배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여당의 반응을 전했다. 사건을 일으킨 김기종에 대한 조사가
아무리 대공 대테러 분야인 검찰 공안부가 수사 지휘를 하게 됐다 해도 과연 지상파
언론이 검찰의 조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사건보도를 정치적인 결론으로 맞춰가는 것
같은 보도 행태를 굳이 보여서는 안 된다.
청와대 반응을 전한다 해도 뉴스 첫머리에 보도해 마치 종편과 충성 경쟁을 하는 듯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태도다. 김기종에게 10여권의 ‘이적성 의심’ 서적이 나온
것은 그 이후의 일로 사건 보도의 경우, 조사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언론은 사건에 대해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보도해야 한다는 저널리즘의 원칙을 SBS는 사건 발생
시점에서 지키지 못한 셈이다.
지상파 뉴스는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기에 그만큼 책임을 지닌다. 김기종을 종북
인사로 빨리 몰아세워 ‘한국은 반미 국가’라는 이미지를 국제적으로 심어준다면
우리 정부의 외교적 위상을 깎아내리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이 불행한
테러가 ‘북한의 사주를 받은 일’이든 ‘한 사람의 극단적인 일탈’이든 언론사 SBS의
역할은 이 같은 중대 사건의 정황을 정치적 선입견에 끼워 넣는 대신 사건의 진실,
그 자체를 찾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 있는 것이다.
작성일:2015-03-11 11:5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