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보도 책임 묻고, 자기검열과 치열하게 싸워야 할 때

 


지난달 28일 오후 목동 본사 1층 로비에서 ‘보도개입 중단 및 공정방송 촉구 결의대회’가 열렸다. 보도본부 기자와 영상취재 기자 50여 명을 포함해 피디, 기술, 아나운서 등 직군을 가리지 않고 200여명의 조합원이 공정방송 사수를 외쳤다. 보도본부 게시판엔 취재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는 보도본부 조합원의 응원 게시글이 쏟아졌다.

 SBS노동조합 윤창현 본부장은 “영화 내부자들에서 신문사 논설주간이 나쁜 짓을 할 때마다 ‘회사를 위해서’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수많은 보도본부 동료들이  그런 줄 알고 묵묵히 펜을 꺾고 카메라를 돌리라는 지시를 따라왔다. 그렇게 회사를 위하자고 했는데, 과연 회사가 좋아졌는가? 시청자들이 우릴 신뢰하는가? 여러분의 미래가 열렸는가?”라고 말하며 공정방송을 포기한 대가에 대해 물었다.

 자유발언대에선 기자들의 분노와 반성이 이어졌다.

박원경 뉴미디어국 기자


 박원경 뉴미디어국 기자는 “우리가 정말 열심히 했는데 다른 쪽이 더 잘해서 좋은 보도를 했으면 정말 박수 쳐 줄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피한 결과로 눈 뜨고 물먹게 된 상황을 보니 마음이 아픈 것”이라며 현재 보도국의 분위기를 전했다. 

권영인 기자협회장

 권영인 기자협회장은 “시청률 표를 열어봤을 때 다들 비슷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정말 참담했다. 기자들 게시판에 너무나 많은 글이 올라왔다. 분노가 폭발했다. 사라졌던 MBC의 자리를 JTBC가 채워주고 있는 것 같다. 이제 그들하고 경쟁하는 게 바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좋은 저널리즘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SBS 분발을 다짐했다.

 공정방송을 포기한 대가.. 시청률, 신뢰도 곤두박질

 권력에 대한 눈치로 공정보도를 포기한 치명적인 대가는 시청률과 신뢰도에 적나라하게 반영되고 있다.   

 JTBC의 최순실 테블릿 PC 관련 단독보도가 시작된 지난주 월요일부터 시청률 추이를 살펴보자. 가구 시청률은 수요일부터 역전되기 시작했다. 더 심각한 건 더 중요한 지표인 20-49 시청률이다. 무려 3배에서 4배 차이의 격차가 나고 있다.

 

20-49 시청률

가구시청률

 

SBS 8뉴스

JTBC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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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월

1.4

 1.44 

5.9

 3.97

25일 화

2.4

4.28

 7.9

 7.64

26일 수

2.0 

4.75

 5.4

 8.65

27일 목

1.6

4.17

 6.6

 7.93

28일 금

1.8

 2.53 

 5.6

 5.13

29일 토

2.3

 2.16

  7.2 

 4.72

30일 일

3.3 

 3.42

  9.8 

 6.21

31일 월

2.2

 3.48

 7.5

 8.05

 

신뢰도 격차는 비교조차 불가능할 정도다. 최근 조사의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부문에서 JTBC는 1위에 올랐는데 반해 SBS 9위에 머물렀고 JTBC는 가장 열독하는 언론매체 2위에 올랐지만 SBS 순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이 신뢰도 조사는 최순실 사태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최순실을 비롯해 살아있는 권력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JTBC에 대한 최근 평가가 반영된다면 격차는 훨씬 크게 벌어질 게 명약관화다.

 노동조합은 앞으로 공정성을 저해한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오늘(11월 2일)부터 이뤄지는 회사측과의 단체협상에선 공정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기로 했다.

 공정방송은 우리 조합원의 가장 기본적인 근로조건임을 확실히 하고 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마련해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이다. 그리고 쟁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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