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결집의 날(16일)’ 로비를 가득 채운 구성원의 저항 의지에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사측은 노조만의 싸움이라며 우리의 틈을 벌리고 갈라치기 하려 하지만, 우리는 단결의 힘으로 똘똘 뭉쳤습니다. 우리가 증명하고 확인한 결의를 끝까지 가져갑시다. 다음 주 있을 파업 찬반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합시다.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공정방송과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고 자주적 조합 활동을 탄압하는 사측의 칼날을 분쇄합시다. 빼앗기면 우리도 물 수 있다는 걸 저들에게 똑똑히 보여줍시다. 상대는 작정하고 칼을 빼들었는데, 언제까지 빈손으로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 우리도 칼을 빼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 존엄과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발행인 주 : 이번 <본부장 편지>는 조합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에 대한 답으로 대신합니다. 

Q. 왜 파업 찬반투표를 해야 하나요?
: 더는 노사 간의 자주적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떻게든 무단협 상황만은 막기 위해 노조는 구성원의 반대에도 제도의 핵심인 사장을 임명동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양보를 했지만, 사측은 단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기어이 단체협약 해지라는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노동의 가치를 존중해야 할 언론사에서 무단협 상황이 두 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 사이 우리의 권리는 하나둘 훼손되고 있습니다. SBS 노조 규약에는 설립 목적이 “조합원들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단결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근로조건을 유지, 개선하고 언론노동자로서의 지위와 제 권리를 보장하며 방송독립과 공정방송을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무단협 상황을 이대로 내버려 두는 건 노동조합의 직무 유기에 해당합니다. 

Q. 왜 지금이어야 하나요?
: 노조는 평화적 교섭 타결을 위해 최대한 성실히 협상했고 또 수차례 양보했습니다. 하지만 사장이 협상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사측은 협상할 뜻이 없었습니다. 이에 노조는 지난 8일 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습니다. 노동분쟁 해결기관인 노동위원회 조정을 통해 사측을 제대로 된 협상장으로 불러내기 위해서입니다. 노조는 조정 기간에도 우리의 가치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성실히 협상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측이 보인 행태를 감안하면,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법에 따라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노동조합은 쟁의행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조정 종료 시점에 우리가 싸울 수 있는 준비를 끝내기 위해 22일(월)부터 파업 찬반투표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특히, 사측이 12월 1일부터 노조 활동에 대한 보장을 단계적으로 없애겠다고 한 만큼 그에 앞서 싸울 준비를 마칠 필요가 더 커졌습니다. 

Q. 파업해도 괜찮은가요?
: 파업을 포함한 단체행동은 법으로 보장된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사측이 15일 알림에서 "노조의 쟁의 투표 등 적법한 노동권 행사"라고 썼듯, 이는 사측도 주지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지난 2012년 MBC 파업 등을 거치며 “공정방송은 방송노동자의 핵심적 근로조건”임이 판례로 정립됐습니다. 우리는 근로조건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싸움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조정 절차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치게 되는 만큼 파업의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하게 됩니다. 파업은 법으로 보장된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SBS 구성원 여러분, 흔들리지 않고 젖지 않고 피는 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어려움 없이 꽃을 피울 수는 없습니다. 시련을 이겨내고 마침내 꽃 피울 때 향기가 주변을 가득 채울 겁니다. 우리 일터에 꽃 피우는 일을 포기하지 맙시다. 늘 고맙습니다.

                                               2021.11.17
                       - 전국언론노조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드림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