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찬반투표를 시작으로 승리의 길을 걸읍시다."

존경하는 SBS본부 조합원 여러분, 오늘로 무단협 상황이 50일을 넘겼습니다. 더는 언론사 SBS가 노동 탄압에 나선 치욕스러운 상황을 그대로 둘 수 없습니다. 모든 걸 바로잡겠습니다. 오늘부터 파업 찬반투표(22일~28일, 모바일 투표)가 시작됩니다. 빼앗긴 우리의 권리를 되찾는 시작입니다. 압도적인 찬성률로 승리의 발걸음을 시작합니다. 

사측은 우리에게서 이미 많은 것을 빼앗아 갔습니다. 노동자의 권리가 담긴 노사관계의 헌법과도 같은 단체협약을 없앴습니다.

사장과 공정방송 최고 책임자(시사교양, 편성, 보도 부문) 임명 시 종사자 최소한의 동의 절차(경영진 임명동의제)도 없앴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시행돼온 노조 추천 사외이사 제도도 없앴습니다. 경영활동을 감시하는 감사위원 역시 모두 사측 인사뿐입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도 되고, 어떤 견제도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12월 1일부터는 자주적 조합 활동에 대한 보장도 단계적으로 사라집니다. 사측은 지금 굴복하지 않으면 더 많은 걸 빼앗을 거라는 협박까지 일삼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측은 우리에게서 노동자의 권리와 공정방송의 가치, 자주적 조합 활동을 빼앗아 갔습니다. 우리 이렇게 다 뺏겨도 괜찮습니까? 아니 지킬 게 더 남아 있기는 한 겁니까? 

백번 양보해 지금 비굴한 타협을 택하면, 이 싸움을 끝낼 수 있는 겁니까? 임금협상 등 사측과의 앞으로 협상에서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권리, 우리 피땀의 대가는 제대로 존중받을 수 있는 겁니까? 대등하고 수평적인 노사관계는 가능한 겁니까? 스튜디오S 상장, 예능본부 이전 등 SBS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종사자의 의견은 반영될 수 있는 겁니까? 우리의 이익과 미래는 고려될 수 있는 겁니까?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다면, 더 이상 빼앗겨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더 늦기 전에 내 권리를 내 손으로 지켜야겠다고 다짐한다면, 나와 SBS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파업 찬반투표에 반드시 참여해주십시오. 그리고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시켜 주십시오. 저들과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을 노조에 주십시오. 힘이 없어 당하고만 있게 하지 말아 주십시오. 짖는 것만으로는 저들의 퇴행을 막아 낼 수 없습니다. 물 수 있게 해주십시오.

존경하는 SBS본부 조합원 여러분, 우리 더는 침묵하지 맙시다. 내 일 아니라고 자신을 속이며 외면하지 맙시다. 더는 빼앗아 가지 않을 거라 낙관하지 맙시다. 저항하지 못한다면 저들은 더 폭력적이고 가혹하게 우리에게서 더 많은 것을 빼앗아 갈 겁니다. 

사측은 이미 우리에게서 많은 것들을 빼앗아 갔지만, 공정방송과 노동의 가치에 대한 굳센 믿음, 부당함에 대한 저항 의지, 옮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지성, 불의에 분노하는 용기는 결코 빼앗지 못할 것입니다. 

‘함께’의 힘을 믿고 우리의 존엄과 권리, 미래를 포기하지 맙시다. 분연히 일어나 하나로 똘똘 뭉쳐 싸웁시다. 23일(화) 점심(11:40~12:00)을 ‘2차 총결집의 날’로 선포합니다. 싸우겠다는 분명한 결의로 한데 모여 우리 일터를 저항의 외침으로 가득 채웁시다.

질 수 없는 싸움입니다. 져서는 안 되는 싸움입니다. 우리가 하나로 뭉칠 수 있다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습니다. 굳센 믿음으로 옳은 실천을 이어갑시다. 제가 맨 앞에 서겠습니다. 함께해주십시오. 
                                 
                                 - 전국언론노조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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