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농성하며 목동 사옥 로비에 머물다 보니, 존경하는 SBS본부 조합원 여러분의 발을 자주 보게 됩니다. 쫓기듯 바쁜 걸음을 옮기고 그 와중에도 통화나 메모를 쉬지 않습니다. 높은 업무 강도에 적은 인력으로 일하려면, 내가 조금 더 부지런해지는 길밖에 없다는 걸 몸으로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방송국은 24시간 돌아간다라는 말 그대로 늦은 밤부터 이른 새벽까지 많은 구성원들이 우리 일터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밤낮이 없었습니다. 우리의 시간과 열정을 SBS에 쏟아붓고 있었습니다.

우리 왜 청춘과 피땀을 기꺼이 헌신하고 있습니까? 우리가 SBS를 사랑하기 때문 아닙니까. ‘SBS가 더 잘 됐으면, 1등 방송이 됐으면하고 바라서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가,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의 일터, SBS를 자랑스러워했으면 하는 마음 때문 아닙니까.

사측은 그런 우리의 바람과 자긍심을 철저히 짓밟았습니다.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 언론사가 노동탄압에 앞장섰다는 치욕을 자처하며 구성원들을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미래경쟁력과 공정방송을 위해 노사가 손잡고 앞으로 나가야 할 때, 경영진은 대주주 이익만을 좇아 노조를 겁박하며 과거로 퇴행하고 있습니다. 진보하기는커녕 있는 제도마저 없애고 있습니다. 4명의 인사를 원하는 대로 하기 위해 구성원 전체와 등 돌렸습니다. 지금, 이 순간 SBS는 우리에게 자랑스럽지 않습니다.

사측이 우리에게서 빼앗아 간 자랑스러운 SBS를 되찾읍시다. 사측이 일방적으로 없앤 단체협약을 우리 손으로 복원합시다. 사측이 훼손한 노동과 공정방송의 가치를 회복합시다. 사측이 노리는 자주적 조합 활동의 권리를 지켜냅시다. 사측이 뒤튼 굴종적 노사관계를 대등하고 수평적으로 되돌립시다. 이 모든 것들을 바로 잡아 우리가 흘린 피땀의 가치가 존중되고 정당한 보상으로 돌아오는 SBS를 만듭시다.

그 시작이 어제(22)부터 시작된 파업 찬반 투표(22~28, 모바일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SBS본부 조합원 여러분,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시켜 주십시오. 단결된 노동자의 힘으로 빼앗긴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되찾겠습니다. 사측이 다시는 함부로 빼앗아 갈 생각조차 못하게 만들겠습니다.

기술인협회, 기자협회, 아나운서협회, 영상기자협회, 시사교양 평PD회 등 SBS 직능단체와 부문 대표자들이 우리의 가치와 권리, 미래를 지키는 노조의 싸움에 기꺼이 함께하겠다는 연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우리 하나로 똘똘 뭉쳐 승리합시다.

오늘 점심 피케팅은(11:40~12:00)‘2차 총결집의 날행사로 진행됩니다. 당장의 귀찮음과 두려움을 몰아내고 사라진 내 권리를 되찾겠다는 동료들의 외침에 힘을 실어 주십시오. 한목소리로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합시다. 더는 물러설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도 꿈틀해야 합니다. 싸우겠다는 의지만 곧추세울 수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겁니다. 함께해주십시오.

 2021.11.23  전국언론노조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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