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였습니다. ‘2차 총결집의 날’에 똘똘 뭉쳐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한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우리 일터에서 공정방송과 노동의 가치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단호한 결의였습니다. SBS 직능단체 소속 회원들과 노조를 앞장서 지켰던 과거 전임자들 그리고 SBS의 미래인 새내기 조합원들까지 단결해 노조의 싸움에 기꺼이 함께하겠다고 소리 냈습니다. 

탄현 제작센터에서 만난 조합원들의 결의도 대단했습니다. 구성원을 기만하고 노조를 적대시하는 사측에 분노하며, 반드시 투쟁으로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습니다. 질 수 없는 싸움임을 절감했습니다. 

사측은 과거 한 몸이었던 SBS를 SBS와 A&T 둘로 갈라놓았습니다. 뭉치기 어렵게 우리를 흩어놓으려 했지만, 공정방송과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일터를 향한 우리의 열망은 나누지 못했습니다. 사측의 의도로 분사돼 싸움을 준비하려면 SBS와 A&T 지부 각각 쟁의권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어느 한 곳이라도 파업 찬성이 재적의 50%를 넘지 못하게 되면 본부 단위의 대응은 어려워지게 됩니다. 쪼개져서 단결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사측이 바라는 일입니다. 두 지부 모두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존경하는 SBS본부 조합원 여러분, 한 명도 빠짐없이 파업찬반 투표에 참여해주십시오. 우리의 가치와 권리, 미래를 위한 싸움입니다. 피할 수 없는, 피해서도 안 되는 싸움입니다. 투표율 100%를 달성해주십시오. 그리고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시켜 주십시오. 그래야 사측을 압박하고, 제대로 맞서 싸울 수 있습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사실상 파업에 반대하는 것으로 처리됩니다.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의지를 보여주십시오. 노동조합 규약 61조(노동쟁의 결의는 조합원의 직접, 비밀, 무기명 투표에 의한 재적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의한다)에 의해 이번 투표는 직접, 비밀, 무기명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습니다. 내 투표 행위가 공개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일말의 의심이나 두려움을 거두고 조합원 여러분의 소신과 의지를 분명히 밝혀주십시오.

파업 찬반투표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노조는 마지막 순간까지 협상의 끈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노동위원회 1차 조정회의에서 사측이 보인 실망스러운 모습을 생각하면, 싸움을 피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사측은 1차 조정회의에서 우리가 하나로 뭉치지 못하도록 SBS와 A&T를 분리해 대응하려 했고, A&T 구성원들을 보조적 역할을 하는 존재로 깎아내리는 졸렬함을 보였습니다. 또, 임명동의제를 없애기 위해 자주적이고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구성원들을 노조위원장 1인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수동적 존재로 폄훼했습니다. 또, 단체협약 14장(임명동의제) 전면 폐지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오는 26일과 29일 SBS와 A&T는 각각 2차 조정기일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투표율 100%와 압도적인 찬성률을 달성해야 구성원을 무릎 꿇리려 억지 주장을 일삼는 사측을 정신 차리게 할 수 있습니다. 더는 퇴행을 두고 보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가 될 것입니다. 빼앗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 것을 되찾는 싸움에 즉각 나서겠다는 분명한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가 싸울 수 있다는, 싸우겠다는 뜻을 명확히 해야 사측이 제대로 된 협상안을 들고 조정회의에 들어올 것입니다. 

존경하는 SBS본부 조합원 여러분, 우리가 한목소리로 저항하는데도 사측이 폭력적 퇴행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가 사랑하는 일터를 잠시 떠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싸움은 조합원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공정방송의 가치를 지켜 시민사회와 시청자 권익에 복무하기 위한 싸움입니다. 노동의 가치를 지켜 노동자의 권리가 존중받는 진일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투쟁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잠시 방송을 멈추게 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시청자와 시민사회는 우리의 굳센 의지를 믿고 SBS에 대한 신뢰를 거두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투쟁에 연대와 지지의 마음을 보내고 있는 시민사회와 시청자를 믿고 SBS에서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고 공정방송이 제대로 꽃 피울 수 있도록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지 맙시다. 굳센 믿음으로 똘똘 뭉쳐 옳은 방향으로 전진합시다. 고맙습니다.

2021.11.24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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