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디어 격변기다. 변화는 진즉 시작됐으며, 예측 불가 변수가 나날이 언론계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SBS도 예외가 아니다. 격변기 한 복판에서 이미 다양한 형태의 변화를 시작했다.

내실은 물론 조직 체계도 개변하는 상황에서 변화의 주체는 당연히 구성원이 돼야 한다. 지난 18대 SBS본부장·지부장 선거에서 조합원들의 요구도 같은 맥락이었다. 노동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수반되기에 종사자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형택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본부장을 비롯해 지도부가 이를 공약으로 내세운 이유다.

지난 4일 정형택 본부장, 박정훈 사장 등 노사 대표가 참석한 노사협의회에서 노조는 미래발전협의체 상설화를 사측에 요청했다. 노조는 “SBS의 미래 방향성을 결정할 때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게 SBS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밝혔고, 사측도 공감하며 이른바 ‘미래발전을 위한 SBS노사공동협의체(미래발전협의체/미발협)’ 정례화에 합의했다.

■미래발전협의체 경과  
미발협은 지난 2020년 SBS 재허가 심사 당시 방송통신위원회의 ‘SBS 경쟁력 제고를 위해 대주주의 투자 등 기여방안을 담은 미래발전계획을 종사자 대표와 협의해 제출하라‘는 조건 부과에 따라 구성됐다. 자회사 등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포함해 SBS 미래에 대한 사측의 전반적인 설명 형태로 그간 회의는 진행했다.

지난 1월 시작해 3월에 종료된 22년 상반기 미발협 회의는 다섯 차례 열렸다. SBS의 수익구조 개선 방안, 콘텐츠 경쟁력 제고 방안, 사측이 밝힌 규제 완화 필요성, 보도본부 디지털 퍼스트 전환, 예능본부 이전, 자회사 개편 및 인수 등에 대해 사측의 포괄적이고 개괄적인 설명이 있었다. 

사측이 밝힌 계획 중 일부는 이미 진행 중이고, 일부는 전망과 바람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사측이 세운 계획은 우리의 노동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들로, 전체 조합원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들이었다.

■향후 방향..조합원 공론화 통한 요구 반영
지금까지 미발협은 총론적 성격이 강했고, 사측의 설명 위주로 진행됐다. 일부 내용에 대해선 사측의 보안 요청으로 조합원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앞으론 구성원의 이익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진척 상황에 따라 조합원의 요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개괄적 내용 설명에 머물게 아니라 세부 방향성과 상세 계획, 추진 근거에 대한 논의 필요성을 어제(18일) 미발협 회의에서 사측에 전달했다. 미발협에서 사측이 밝힌 안건들은 회사의 수익구조 개선이나 조직 개편 방향성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대주주, 경영진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다. SBS, SBS A&T, 스튜디오S 조합원 전체에게 막대한 변화를 야기하는 것들이다. 드라마본부 이전 및 분사가 해당 본부 조합원만의 문제가 아니었듯, 사안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긴밀하게 얽혀있다. 

이 과정에서 이익이 충돌될 수도 있고, 노동환경의 급작스런 변화가 수반될 여지도 크다. 앞으로 노조는 미발협 회의가 단순히 사측의 설명 자리가 아닌 조합원의 궁금증이 해소되고, 우리의 요구와 생각이 반영될 수 있는 실질적 협의체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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