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근로 초과 시 미입력 32.4%...off 자율적 사용 불가능 41.7%”

 

“유연근무제 불만족 41.3%, 주 52시간 이상 근무 55.8%”
“법정 근로 초과 시 미입력 32.4%...off 자율적 사용 불가능 41.7%”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가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응답자 40% 이상이 현재 시행 중인 유연근무제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또 절반 이상이 주 52시간 이상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다수가 주52시간제 도입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고, 초과 근무를 하고도 근무시간을 입력하지 못하거나 오프(off)를 자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응답자도 상당수였다. 

이번 조사는 SBS지부, SBS A&T지부, 스튜디오S지부 조합원 1,070명을 상대로 실시했다. 이 가운데 555명이 참여해 응답률은 51.9%로 집계됐다. 실태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조합원 41.3%가 현 유연근무제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52시간 미만인 경우는 44.2%에 불과했고, 71시간 이상 초과 근무자도 10.5%에 달했다.


Q. 유연근무제 도입에 만족?
만족 58.7%
불만족 41.3%


Q. 실제 주당 평균 노동시간?
52시간 미만 (44.2%)
52~60시간 (33.7%)
61~70시간 (11.6%)
71~80시간 (5.8%)
81시간 이상 (4.7%)

주 52시간제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과잉 노동을 종식시키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목적으로 시행됐다. 이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우리 일터에 2년 전 유연근무제를 적용했지만, 조합원 60% 이상이 업무환경에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도리어 ‘나빠졌다’는 응답도 15% 이상이었다. 


Q. 유연근무제 이후 업무환경 변화?
매우 좋아졌다 (1.8%)
대체로 좋아졌다 (20.3%)
동일하다 (62.6%)
대체로 나빠졌다 (12.2%)
매우 나빠졌다 (3.1%)

‘노동시간 단축-과로 사회 탈출’로 한국 사회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거라는 기대가 컸지만, 우리 일터에 적용된 현실은 달랐던 것이다. 유연근무제 시행 이후 근로시간 변화를 체감 못하며 ‘도입 전과 동일하다’는 조합원이 62.8%에 달했고, 오히려 일하는 시간이 늘었다는 응답자도 11%로 집계됐다.


Q. 유연근무제 도입 이후 근로시간 변화?
근로시간이 매우 줄었다 (2.4%)
근로시간이 조금 줄었다 (23.8%)
도입 전과 동일하다 (62.8%)
근로시간이 조금 늘었다 (8.4%)
근로시간이 매우 늘었다 (2.6%) 

초과 근무 현실엔 큰 변화가 없는데도, 일한 만큼 노동시간을 입력하지 못해 제도 도입 이후 도리어 노동권이 후퇴된 사례도 있었다.  법에서 정한 근로시간(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한 경우에 off를 사용(42.6%)하는 구성원도 있었지만, 근무시간을 WISE에 아예 입력하지 않는 경우도 32.4%에 이르렀다. 이는 ‘원할 때 off를 사용하지 못한다(41.7%)’는 우리 일터의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Q. 법정 근로시간 초과 시 어떤 방식으로 근무 조정(복수 응답)
휴가 사용 (27.5%)
off 사용 (42.6%)
근무시간 미입력 (32.4%)
초과 상태 유지(14.7%
)

주52시간제 시행에 따라 도입한 유연근무제의 유효 기간이 7월 말 만료된다. 2년 전 노동조합은 우리 일터 특수성과 업무 현실, 52시간제 제도의 입법 취지와 목적에 따라 사측과 논의 끝에 현 유연근무제에 합의했다.

주52시간제는 노동 환경에 큰 변화를 주는 제도였기에 우리 일터에 적용 방식을 두고 고민이 컸다. 주52시간제의 입법 취지를 고려해 도입한 유연근무제가 우리 일터에 어떻게 정착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2년간 시행을 통해 조합원들은 현 유연근무제의 부족한 점을 말하고 있고,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SBS노동조합은 이번 실태조사에서 확인된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것이다. 조합원의 이익을 지키고, 건강한 노동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사측과 협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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