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말복 더위 뿌리 뽑기’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조합원 숫자입니다. 교대 근무자, 외근자를 배려하지 못했다는 질책도 있었지만, 300명 넘는 조합원께서 직접 노동조합 사무실을 찾아주셨습니다. 모였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조합사무실과 휴게실은 우리가 사측을 상대로 싸워 얻어낸 권리입니다. 우리 스스로 이 공간을 소중히 여기고 자주 찾아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의 요구가 내일은 법이 된다.” 목동 사옥 1층 노조 휴게실에 걸려 있는 글입니다. 조합사무실과 휴게실을 찾아 전달해주신 소중한 의견들이 추후 조합 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년 중 가장 풍성하고 달이 밝다는 추석입니다. 언론 노동자로서의 우리 삶도 그러한지, 우리 일터의 미래 역시 희망적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곳곳에서 주 4.5일제가 도입되고 있을 만큼 워라밸, 일과 생활의 균형은 이미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가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일터는 방송 현장의 관행을 핑계로 들며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오래 일하고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필요할 때, 원하는 순간이 아니라 허락된 시간에 고된 노동의 피로를 겨우 덜고 있을 뿐입니다. 

2년 전 노사 합의로 도입된 유연근무제 협약이 지난 7월 기간 만료됐습니다. 사회의 진보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의 교섭 요청에 불성실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는 노동의 정당한 몫과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구성원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합니다. 사측의 각성을 촉구합니다. 

경기 침체 우려와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실질 임금이 하락하는 위기까지 겹쳤습니다. 노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우리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노동의 핵심적인 가치가 위협받고 있는 만큼 조합은 올해 임금 협약 협상을 조기에 개시하고 조합원의 권리를 지키는 일에 힘쓰겠습니다. 오늘 우리의 요구가 내일 법이 될 수 있도록 조합에 힘을 실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행복해야 할 명절을 앞두고 다소 무거운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우리 일터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 꼭 드려야 하는 얘기였습니다. 존경하는 SBS본부 조합원 여러분, 행복해지기를 기다리지 맙시다. 행복해지는 것을 포기하지 맙시다. 

소중한 분들과 건강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2.9.8.  전국언론노동조합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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