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이힘찬 프로듀서 사망사건 진상조사 결과 공개

 

 

 스튜디오S 측이 故 이힘찬 드라마 프로듀서 사망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했다. 고인이 “모든 것이 버겁다”는 메시지를 남긴 채 홀로 생을 마감한 지 아홉 달 만이다.

 한정환 스튜디오S 대표 등 사측 관계자들은 지난 7일(월)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유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정형택 언론노조 SBS 본부장과 유족 측 대리인인 김영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장도 함께 했다. 사측은“유족께 뒤늦은 사과를 전하게 돼 송구하다”며 “고인의 명예회복과 향후 사업장 안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고인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 또 다른 힘찬이 나오지 않도록 사측이 이번에 약속한 것들을 성실히 이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제(8일) 오후 열린 故 이힘찬 드라마 프로듀서 사망사건 노사 공동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 기자회견에선 7개월간의 조사위 활동 경과보고와 함께 진상조사 보고서의 내용이 공개됐다. 보고서엔 지난 2012년 SBS에 입사해 드라마본부 분사 이후 스튜디오S 소속으로 10년을 일한 고인이 일터에서 어떤 어려움을 마주했고 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워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급변하는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의 프로듀서 역할 가중과 스튜디오S 분사에 따른 업무 환경 변화, 드라마 제작 구조의 문제점 등을 살펴봄으로써 고 이힘찬 프로듀서가 처했던 상황과 환경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조명했다. 

 조사위 측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고인 죽음의 구조적인 원인을 밝히고, 이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사측은 조속히 단체협약과 드라마 제작준칙 제정 등을 통해 노사공동조사위가 권고한 내용들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사위 활동은 마무리 됐지만, 남은 사람들의 슬픔은 계속되고 있다. 조직 내 촉망받던 젊은 프로듀서의 죽음은 많은 동료들에게 죄책감을 안겼다. 무엇보다 힘든 역경을 뚫고 의욕적으로 삶을 개척하고 있는 아들을, 형을 잃은 가족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SBS 노조는 더욱 바쁘게 움직일 것이다. 우리 일터의 안전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사측의 약속이 잘 이행되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다시는 소중한 동료를 잃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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