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에서 시민의 권리는 법과 제도로 보장됩니다. 어느 것 하나 쉽게 얻어진 게 없습니다. 그래서 민주주의란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 일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우리가 투쟁으로 싸워 쟁취하기 전까지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노동자의 권리장전이자 노사관계의 헌법과도 같은 단체협약은 2000년 11월 30일에야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노조가 결성되고 나서도 2년이 훌쩍 지난 뒤에야 가능했습니다.

공정방송을 위한 제도 도입은 이보다 더 늦었습니다. 그만큼 더 치열하게 싸워야 했습니다. 그렇게 얻은 권리가 임명동의와 긴급평가, 중간평가, 상향평가 등의 제도입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합니다. 권리는 행동으로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모레(23일)부터 시작되는 임명동의, 중간평가 등 투표에 반드시 참여해 권리를 행사해주십시오.

보도의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 편성의 독립 등 방송독립을 위한 투표입니다. 우리가 언론 노동자로서 부끄럽지 않기 위한 나를 위한 투표입니다. 

지난해 무단협 사태를 겪으며 사장이 임명동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임명동의제는 2017년 도입 당시보다 무력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보도본부장과 시사교양국장, 편성국장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가 더 중요합니다. 자본과 권력에 날카로운 비판의 칼을 세울 의지나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투표로 걸러내야 합니다. 권력을 좇아 구성원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할 사람을 가려내야 합니다. 

무단협 상황까지 겪으며 우리가 지키려 했던 공정방송의 가치를 실천하는 시작입니다. 다시 한 번 투표에 참여해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22년 11월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드림


세상은 악한 일을 행하는 자들에 의해 멸망하는 것이 아니고 아무 것도 안하며 그들을 지켜보는 사람들에 의해 멸망할 것이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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