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훈 사장,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불참 

올해도 박정훈 SBS 사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노동자의 핵심적 노동조건인 임금을 결정하는 자리에 사용자 측 대표인 박정훈 사장은 하루 전, 돌연 불참을 통보했다. 2년 연속 ‘사측 교섭대표의 부재’라는 유례 없이 비정상적인 상황 속에서 임금협상이 개시됐다.

“보름 전에 사측이 정한 교섭일.. 변경 시도 한 차례도 없어”
12월 14일 오후 3시. 2022년도 임금협상이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사측의 첫 교섭 및 상견례로 시작됐다. 노동조합은 지난달 초,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고(11/3), 1차 교섭일은 12월 14일로 확정됐다(11/29). 교섭일은 사측이 제안한 일시에 노조가 응하는 방식으로 정해졌다. 날짜가 확정된 후 보름 가까운 시간이 있었지만, 사측의 일정 변경 요청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교섭일을 하루 앞둔 12월 13일 오후에야 사장의 불참 사실이 통보됐다. 하루 전 불참 통보. 지난해와 정확히 같은 행태였다.

종사자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교섭에 임하는 진정성 의심 
교섭 대표 불참은 종사자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이자 사측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행위이다. 노조는 당일 오전까지 교섭을 연기하고 사측 교섭대표 출석을 요구할 것인지 고민했다. 하지만 어려운 경제 사정과 무섭게 치솟는 물가를 고려할 때, 핵심 노동조건인 임금을 지키는 일을 포기할 수 없었다. 사측의 해태로 조합원이 피해를 입는 일만은 막아야 했다. 
노조는 파행 대신 협상을 선택했다. 협상장에서 사측 교섭대표 불참을 강력히 규탄하고, 불성실 교섭과 고의적 교섭 지연이 계속된다면 교섭권을 본조에 반납하겠다고 경고했다. SBS본부가 교섭권을 반납하면 임금협상은 언론노조가 진행하게 된다. 정형택 전국언론노동조합SBS본부장은 “모든 협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와 존중”이라며, “종사자를 대표해서 거듭 유감을 표하고, 박정훈 사장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사측 교섭대표로 위임받은 민인식 경영본부장이 사과했지만, 그 진정성은 향후 교섭 과정에서 지켜볼 일이다.  

경영실적의 바탕은 노동자의 헌신..기본급 10% 인상 요구
노조는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다시 새기고 앞으로 이어질 교섭에서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첫 교섭에서 노조는 올해 한국은행이 추산한 물가상승률 5.1%에 경제성장률 2.6%, 노동자 분배 개선 몫을 더해 기본급 10% 인상을 요구했다. 사측은 앞서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네 자리 수 영업이익을 예고한 바 있다. 노조는 향후 협상에서 경영실적의 바탕에는 노동자의 헌신과 기여가 있었다는 점, 그리고 회사의 앞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관철시킬 것이다. 격변의 미디어 환경 속에서 노동자가 이뤄낸 성과에 합당한 수준의 임금을 위해 치밀하게 협상을 진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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