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집행부의 임기 절반을 보내고 새로운 1년을 준비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습니다. 지난 1년 가장 역점을 둔 일은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고 조합원의 실질적 권리를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장시간 노동과 막중한 업무 부담이 몸과 마음을 갉아먹지 않게 하고,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만연했던 공짜 노동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목표로 했던 것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쉴 권리 등 최소한의 노동권 보장을 담보하는 '드라마 제작 가이드라인'을 노사 합의로 만들었습니다. 유연근무제 재협상을 통해 시간외수당 10% 인상, 최소 OFF 일수 확대 등 공짜 노동을 줄이고 쉴 권리를 넓혔습니다. 

여전히 현장은 어렵고 우리의 노동은 고되지만, 조합원 여러분께서 뜻을 같이해주신 덕분에 작은 걸음이지만 한 발 더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SBS본부 조합원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조합에 헌신하고 계신 조합원들께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조합 대출 사업을 시작했고 출산축하금 등 경조사비를 신설, 증액했습니다. 퇴직 때까지 조합과 함께 해주신 선배들께 더 깊이 감사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조합이 조합원들께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기를 바랍니다. 

18대 2기도 조합원의 권리 향상과 노동권 증진을 위해 더 바삐 뛰겠습니다. 

노조 혐오를 부추기고 언론 탄압, 방송 장악에 혈안인 윤석열 정권의 칼날에 맞서 노동자의 권리와 공정방송의 가치를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지켜내겠습니다. 주 69시간 노동으로 퇴행하고 노동시장 유연화를 획책하는 수구 기득세력과 자본 권력에 맞서 노동권의 증진을 이뤄내겠습니다. 

노동자, 민중과의 굳건한 연대를 기반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전략적으로 행동해 이기는 싸움을 하겠습니다. 고민의 매 순간, 행동의 모든 걸음마다 조합원 여러분의 이해와 동의를 반드시 구하겠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신뢰로 18대 2기 집행부와 함께 해주시기를 강력히 요청 드립니다. 

경기가 안 좋다는 이유로 핵심적인 노동 조건과 노동 환경이 나빠지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합니다. 고통이 노동자에게만 전가되는 일 역시 막아내야 합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SBS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우리가 흘린 땀의 가치에 합당한 대가를 쟁취하겠습니다. 

언론계를 비롯해 노동 현장에서 불고 있는 노동시간 단축과 쉼 확대 바람을 우리 일터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사측과 치열하게 논의하겠습니다. 창의와 열정이 소진되는 일이 없도록 쉴 권리를 강화하겠습니다. 이는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이자 SBS의 핵심 경쟁력을 지키는 일입니다.

조합원이 노동조합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조합원의 실질적 권리 향상에 매진하겠습니다. 체감할 수 있는 복지와 조합 깃발 아래 뭉칠 수 있는 자리를 확대하겠습니다. 조합원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노동조합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고 조합원 참여를 장려하겠습니다. 현장은 작은 소리에도 진정으로 귀 기울이는 친절한 노조가 되겠습니다.

존경하는 SBS본부 조합원 여러분, 올해는 우리 일터 SBS에 노조 깃발이 내걸린 지 25년이 되는 해입니다. 자본과 권력의 숱한 압박 속에서도 지난 25년간 투쟁으로 이뤄낸 값진 성취에 자부심을 갖고 더 큰 승리를 준비합시다.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공정방송의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며, 도전이 응원받고 실패가 용인되는 살아있는 일터를 만듭시다.

내일은 당연할 우리의 권리를 위해 오늘도 지치지 맙시다. 고맙습니다. 
                                  
                                     - 2023.5.8.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정형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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