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언론사에서 일하고 싶은 이유를 묻는 말에 “멋있어서”라고 답했습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정말 멋질 거 같았습니다. 더디지만 세상은 진보한다고 믿는 쪽이었기에 미력한 힘이라도 내가 하는 일이 사회를 앞으로 보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방송사여서 좋았습니다. 사실 그대로를 비추고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가진 자와 힘 있는 사람의 얘기가 화면을 가득 채웠지만, 이따금 사회적 약자와 소수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묻어나는 프로그램을 채널 6번에서 볼 때면 괜히 흐뭇하고 뿌듯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렇습니다. 청와대 개방 1주년을 자축하는 그들만의 행사보다, 뉴스가 끝난 건지 안 끝난 건지 헷갈리는 상황에서 등장하는 멋진 자동차 광고보다, 자기 몸에 불붙여 죽어간 노동자가 세상을 향해 하고 싶었던 말을, 일본의 제대로 된 사과와 일본 기업의 직접 배상을 요구하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SBS에서 보고 싶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언론노동자입니다.              

2023.5.30
전국언론노동조합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드림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