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2분기 제작편성위원회

2023년 2분기 제작편성위원회가 개최됐다. 제작 실무자 측에서는 류란 전국언론노동조합SBS본부 공정방송실천위원장, 이기현 SBS본부 사무처장, 황성준 시사교양본부 평PD협의회장이, 제작 책임자 측에서는 박기홍 시사교양본부장, 박상욱 시사교양국장, 주시평 동물농장제작사업팀장이 참석했다.
2023년 2분기 제작편성위원회가 개최됐다. 제작 실무자 측에서는 류란 전국언론노동조합SBS본부 공정방송실천위원장, 이기현 SBS본부 사무처장, 황성준 시사교양본부 평PD협의회장이, 제작 책임자 측에서는 박기홍 시사교양본부장, 박상욱 시사교양국장, 주시평 동물농장제작사업팀장이 참석했다.

6월 23일(목), 2023년 2분기 제작편성위원회(이하 제작편성위)가 열렸다. 이번 제작편성위는 1시간가량 진행됐으며, <TV동물농장> 1,122회 중 대통령 부부 출연의 적절성 여부를 다뤘다. 

앞서 지난 5월 28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자신들이 입양한 은퇴 안내견 새롬이와 함께 출연했다. 해당 방송분에선 대통령 부부가 용산 한남동 관저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등장하며, 대통령 부부 출연 분량은 총 5분가량이었다. 윤 대통령은 “특수 목적으로 봉사하는 강아지들이 많이 있다”며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했기 때문에 치료를 받게 될 때 일정 부분 국가와 사회에서 부담해 주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발언했다. 임기 내 관련 정책이 나올 수 있을지 묻는 말에는 “노력해보겠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윤 대통령이 강아지 간식을 만들어 나눠주는 모습과 반려견들과 일상을 보내는 모습 등도 공개됐다.
 
제작편성위에서 실무자 측은 제작 책임자들을 상대로 해당 방송의 공정성과 적절성에 대한 평가와 함께 제작 과정에서 제작 자율성이 침해된 부분은 없었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질의했다. 제작 실무자 측은 “노동조합은 사전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출연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사측 책임자를 만나 우려를 전한 바 있다. 방송 이후, 대통령 부부 출연에 대해 시청자 항의 등 안팎에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 방송사들 가운데 임기 초의 대통령이 <TV동물농장>처럼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친근한 이미지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정치인에겐 방송 출연으로 쌓은 이미지가 곧바로 정치적 자산이 된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신분으로 교양·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례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정도를 찾을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7월 MBC '느낌표'에 권양숙 여사와 함께 출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책임자 측은 "대통령이 특정 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위험성을 내포하지만, 동시에 보도(영역)에서 말하는 단독, 특종의 성격이 있다. 대통령이 비슷한 성격의 타사 프로그램이 아닌 SBS 동물농장에 출연 의사를 밝혔다는 점이 프로그램의 위상과 존재감을 말해주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실 측에서 SBS 사내 인사를 통해 은퇴한 특수 목적 안내견을 소재로 ‘유기견 입양’을 장려하는 아이템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 평소 <TV동물농장>이 천착하고 노력해 왔던 주제였던 만큼 다룰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출연자가 대통령 부부라는 점에서 고민이 많았다. 관저를 오픈(공개)하면 고려해 볼만 하다고 생각해 요구했고, 이 부분이 받아들여지면서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한 제작진들의 제작 자율성이 지켜졌는지에 대한 검토도 이어졌다. 실무자 측은 “방송 사업자로서 SBS가 정치권력과 1:1의 동등한 대응관계가 될 수 없다. 예전처럼 정치권력의 외압은 명시적이고 노골적이지 않다. 제작 과정에서 이뤄진 모든 의사결정에서 충분히 솔직하고 정확한 소통이 이루어졌는지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책임자 측은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가기 전,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이 아이템을 한다면 서로 협의해서 (진행)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후엔 통상적인 업무 절차, 제작 절차를 따랐다. 제작을 담당한 실무 PD와 작가에게도 혹여라도 (대통령실에서) 무리한 요구가 있거든 안 된다고 하고 오히려 화를 내라, 통상의 절차를 따르라고 강조했다”고 답했다. 

지상파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는 하지만, TV 프로그램이 시청자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막강하다. 정치권력이 이미지 제고와 여론 조성을 위해 시청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자 하는 동기는 크다. 정치권력의 TV 프로그램 출연은 출연 그 자체만으로도 정치적 목적성을 띤다고 봐야 한다. 이것이 윤 대통령의 <TV 동물농장> 출연을 단순히 안내견 입양 확대와 처우개선 메시지로만 읽을 수 없는 이유이다. 동시에 SBS 프로그램이 정권의 정치적 홍보 수단으로 소비되는 것을 경계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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