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A&T 사측이 지난 6월 30일(금) 오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전격적이고 근본적인 기구개편을 발표했다. 이유도 모른 채 하루아침에 일하던 팀이 해체, 혹은 통합됐다.

노동조건과 근무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 임에도 사측은 와이즈 게시판을 통한 전체 공지를 불과 5시간여를 앞두고 조합에 일방 통지했다. 사측은 조합원의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칠 조치를 시행할 경우 반드시 사전에 조합과 협의해야 한다는 단체협약의 존재를 부정하는가? 정당하게 실현돼야 할 조합과 조합원의 권리를 무력화하고도 당당할 수 있는가?

이번 기구개편은 절차적 정당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그 내용 역시 허점투성이다. 업무의 특성상 같은 조직으로 통합되는 것이 비효율적일 것으로 예상되거나, 개개의 구성원들이 갖는 전문성을 도리어 해치는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곳곳에 눈에 띈다. 사측이 사전에 구성원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개편 목적을 설명하는 절차를 갖췄더라도 이런 혼란이 초래되었겠는가?

사측의 기습 인사가 얼마나 준비 없이 무리한 것인가를 알려주는 장면은 또 있다. 단체협약 제5장에서 정하고 있는 공정방송실현을 위한 보도영상부문 최고책임자에 대한 ‘중간평가제’와 ‘긴급평가제’를 향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일언반구도 없다. 단체협약 위반으로 해석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A&T 사측의 불통 리더십과 폭주는 지난해 말 이동희 사장이 임명될 때부터 예상됐던 일이다. 노동조합은 노동존중과 책임경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A&T 사측을 향해 엄중 경고한다. 기습적인 기구개편 발표로 조직에 초래한 혼란에 대해 사과하고 지금이라도 잘못을 바로 잡아라. 또 구성원에게 개편 목적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반드시 갖춰라.

노동조합은 조합원 한명 한명의 의견을 청취하고, 노동조건과 노동환경이 후퇴하는 상황이 벌어지진 않을지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할 것이다.
 

2023년 7월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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