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제18대 2기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수석부본부장이자 SBS A&T 지부장에 선출된 홍종수입니다.

지난 7월 12일 긴급 임시 대의원 대회를 마치고 다음날(13일) A&T 집행부가 모두 사퇴하는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사측의 퇴행적 기구개편 이후 조합의 단결이 중요한 시기에 구심점이 되어야할 집행부가 공석이 되었습니다. 34일이라는 집행부 궐위 기간 동안 SBS 본부 집행부, 쟁대위, 비대위가 투쟁국면을 잘 이끌어주었습니다. A&T 조합원을 대신해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많은 조합원들께서 지지해주셔서 지부장에 당선되었습니다(득표율: 89.8%). 이번 결과는 노동조합이 지난달 A&T 기구 개편 및 보직 인사와 관련해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기구개편 반대 91.5%)와 흡사했습니다. 기구개편을 반대한 조합원들께서 투표로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저 한 사람을 보고 지지해주셨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합원들께서 조직개편 후 느낀 허탈감, 분노를 투표 결과로 보여주셨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같은 한 명의 조합원일 뿐입니다. 단지 지금 여러분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섰다고 생각합니다.  

선거 운동을 하면서 많은 조합원들께서 “어려울 때 나와서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지금 이 시기야말로 조합원이 하나로 똘똘 뭉쳐 힘껏 밀어주고 끌어주겠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그 동안 노사 갈등 뿐 아니라 노노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조합이 이제 하나로 뭉칠 수 있겠구나! 그럼 해볼 수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회사는 조직 개편을 경영진의 고유 업무이고 합법적 ‘경영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내놓은 입장문은 무엇을 위한 개편이었는지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구성원의 90% 이상이 반대하며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도 경영진은 회사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라고 말합니다. 사측은 미디어 환경이 변하는데도 조직은 5년 6개월간 변하지 않아 정체되었고, 그래서 막혔던 혈을 뚫어주기 위해 개편을 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정작 구성원은 낙담하고 더 분노할 뿐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과 전문의 영역이 지켜지는 것의 현저한 시각 차이만 보입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닙니다. 비어있는 시간 없이 짜여진 시간 테이블에 넣고 빼면 그만인 존재가 아닙니다. 선거 운동 차 탄현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마침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하기 전이었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선후배들이 중계차에 있는 기기들을 꺼내놓고 하나씩 정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태풍을 쫓아 통영-사천-포항을 옮겨 다니는 모습을 뉴스에서 보았습니다. 준비한 만큼 방송의 퀄리티는 높을 것이고, 현장에서 임기응변으로 대처해야할 때도 많습니다. 정해진 순서대로만 하는 기계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중계팀 업무는 정해진 시간에 가서 ‘시작’, ‘끝’ 하면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처럼 조합원들이 처한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현장으로 가겠습니다. 정기적인 팀별 간담회를 갖고, 모든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하겠습니다. 노노 갈등을 조장하는 시도에 단호히 대응하겠습니다. 편 가르지 않는 하나의 노동조합을 만들겠습니다.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노사관계 정상화입니다. 내 것만 중요하다 하지 않겠습니다. 먼저 손을 내밀겠습니다. 대신 노조 무시, 일방적 통보와 같은 태도에는 단호히 대응하겠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아직 날이 무덥습니다. 건강 잘 챙기십시오. 노동조합은 깊이 뿌리 내린 나무처럼 잘 버티고 서있겠습니다. 웃으며 일할 수 있는 회사를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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