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 금요일 조직개편과 사장 담화문이 회사 와이즈에 공지되었습니다. 담화문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회복의 기미가 없으니 미래지향적 조직개편으로 능동적 대응을 꾀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팀이 해체되고 통합되어 소통이 어려울 만큼 거대해졌는데 신속한 의사결정을 말하였고 전문성을 강화해야하는데 멀티 플레이어 육성으로 제작경쟁력 강화를 하겠다는 겁니다. 담화문을 여러 차례 읽어도 상식선에서 해결되지 않는 의문이 생겼고 회사 발전을 마다할 구성원은 아무도 없는데 왜 이렇게 일방적 조직개편을 해야 했는지 답답했습니다. 그렇게 찝찝한 주말을 보내고 어느덧 석 달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때는 조합원이었고 지금은 위원장이고 지부장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조합원의 궁금증을 풀어드려야 하는 자리에 섰습니다. 7.13 회사의 입장문을 보면 본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으면 업무 변경을 하지 않고 임금삭감이나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SBS A&T 지부 집행부가 궐위상태였을 때 SBS 본부 차원에서 7.13 입장문을 토대로 합의문을 작성하였고 사측과 교섭을 시작하였습니다. 

조합원분들을 먼저 만났습니다.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했습니다. 긴급 간담회 형식으로 15차례 120여분의 조합원을 만나는 동안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소통이 부재한 일방적 조직개편의 문제를 지적해주셨고 조합을 응원하고 전적으로 지지해주셨습니다. SBS와 분사되고 겪었던 말할 수 없는 비밀, 마음의 응어리를 느꼈고 어떻게든 이번 문제를 해결 해야겠다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사측과 먼저 만나려했고 한걸음 다가가려했습니다.

사장과 1:1 면담을 하였고 노사간 실무 교섭의 틀을 만들었습니다. 사측이 주장하는 바는 이렇습니다. 
조직개편은 회사고유의 경영행위로 권한과 책임이 회사에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는 정당한 행위를 하였으니 더 이상 도전하지 말라는 의미로 느껴지고 면담과 교섭 자리에서도 유사한 대응이었습니다. 사측이 신경 쓰는 부분은 노사간 합의를 통해 보도영상 부문 최고 책임자에 대한 평가제의 대상자를 변경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단협을 위반할 소지가 있으니 이것만 해결하면 된다는 심산입니다. 사측은 ‘변동사항 발생 시’를 ‘조직개편 이후’에 언제든 조합과 상의하면 되는 것이라 말하고 직제 개편으로 현 방송제작본부장이 그 대상자에 적합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조합은 보도 업무와 연관성 없는 대상자 지정이 적합하지 않다고 보았고 뿐만 아니라 조직개편 시 대상자를 조합과 그 즉시 합의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우리가 한발 양보하여 ‘조직개편 이후’에 대상자 지정을 한다 하더라도 빠르게 조합과 협의하고 합의를 했으면 해결될 문제인데 그 절차가 없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사과를 요구하였습니다.

사장과 면담을 통해 노사 협의체를 구성하여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구체적 방안으로 해체된 팀 구성원이 고유의 업무를 할 수 있게끔 회사가 임명하는 보직 개념의 데스크 제도를 만들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경영권과 인사권은 회사에 있고 팀 내의 인사권도 팀장에게 있을 것이니 책임을 강화하자는 의미에서 제안한 것인데 사측은 조직개편의 후퇴라며 거부하였습니다. 

이제 대화의 틀은 깨졌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하나 된 조합의 힘을 보여줄 때입니다. 30년 넘게 지켜온 우리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추석 연휴 편히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투쟁!

-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홍종수 쟁의대책부위원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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