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사측의 일방적인 기구 개편으로 촉발된 SBS A&T 기구개편 저지 투쟁이 129일째인 11월 6일 임시 대의원회에서 노사 잠정합의안이 승인되면서 종료됐습니다. 무더위 속에 들기 시작했던 저항의 피켓을 찬 바람이 부는 오늘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조합원 동지들의 강력한 투쟁 의지 덕분입니다. 졸속 기구개편에 항의하는 결의 대회에 연인원 3백여 명이 참여한 것을 비롯해 75차례, 150명의 조합원이 매일 점심 릴레이 피케팅에 함께해주셨습니다.

노동자의 존엄을 지키고 우리의 앞날을 내 손으로 결정하겠다는 굳은 결의와 단결된 힘이 ‘경영권’이라는 세 글자 뒤에 숨어 구성원의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하던 사측을 협상장으로 끌어냈습니다. 조합원의 일관된 요구였던 ‘고유 업무 유지’와 ‘훼손된 공정방송 제도의 복원’을 노사합의문에 넣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노사는 고유 업무를 존중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라는 합의문 2항이 조합원의 기대를 오롯이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집행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반드시 그리하겠다는 확약을 받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 사죄드립니다. 그런데도 극단적 대결 상황을 끝내고 조직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린 힘든 결정으로 이해하고 잠정합의안에 동의해주신 대의원과 조합원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반대 표결하신 대의원과 조합원의 뜻을 무겁게 새기겠습니다. 반쪽에 그친 합의에 머물지 말고 조합원의 불안과 일터의 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방법을 조속히 찾으라는 따끔한 질책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회사 미래 발전과 노동안정성 강화 등을 위한 노사협의체에서 성실히 그 답을 찾겠습니다. 

존경하는 SBS본부 조합원 여러분, 보수정권의 노동 탄압과 어려운 경제상황을 핑계로 한 자본의 거센 공세 속에서 우리의 존엄과 권리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리 일터만 예외이기를 그저 바라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사측이 헛된 생각을 품지 않도록 노조 깃발 아래 하나로 똘똘 뭉쳐 우리의 권리를 지키고 향상시킬 수 있도록 힘을 모읍시다. 고맙습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SBS본부 정형택 본부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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