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측 교섭대표 박정훈 사장, 3년 연속 불참...노조 “책임 방기·강력 유감”  

‘임금’은 노동자가 회사를 위해 제공한 노동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자, 노사관계의 핵심 고려사항이다. 그렇기에 임금협상은 노사 간 공들여 임해야 할 대화이자, 사업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벤트 가운데에서도 최상의 중요성을 갖는다. 이것이 ‘상식’이다. 그런 임금 등 핵심 근로조건을 정하는 교섭 테이블에 사용자 측 대표가 내리 3년째 나타나지 않았다. SBS, 우리 일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경영진은 직접적인 관찰과 상호작용이 어려운 대상이기에, 그들을 향한 신뢰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뤄지는 약속의 ‘말’과 ‘행동’을 통해 결정될 수밖에 없다. 한 해 동안 불확실성과 어려운 여건을 감수하며 최선을 다한 구성원들에게 사측이 보이는 태도란 이런 것인가? 박정훈 SBS 사장에게 노동자는, 노동조합은 어떤 존재인가? 
 

교섭 요청 23일 만에 사측이 정한 날짜에도 불참...사측 “사장님이 바쁘다”
날짜를 조율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은 차고 넘쳤다. 교섭일 확정을 위한 협의를 시작(10/23)한 이후 사측의 의도적 지연으로 노사간 대화는 내내 공전했다. ‘노동조합이 맞추겠으니 언제든 가능한 날을 알려 달라’고 요청해도, 돌아오는 답은 ‘사장님이 다른 일정들로 바쁘다’ 뿐이었다. 지난해, 지지난해와 똑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사측의 불성실 교섭과 고의적 교섭 지연이 연례행사가 된 것이다. 11월 6일, 결국 노동조합은 고의적 교섭 지연과 거부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내용으로 교섭일 확정 요구 공문을 발송했고 그제야 사측은 가능한 날짜(11/15)를 제시했다. 그렇게 지난 15일, 노조의 교섭 요구 23일 만에 어렵사리 첫 협상이 시작됐지만 박정훈 SBS 사장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노동조합 "실질임금 상승 및 노동시간 단축(주 4.5일제, 안식월 등) 요구"
이날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사측 교섭대표가 참석하지 않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바쁜 일이 있다고 하는데,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다. 대단히 유감스럽다"라며, "경영에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실질임금의 감소가 나타나지 않도록 교섭을 단행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후 윤 위원장으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은 정형택 전국언론노동조합SBS 본부장도 "교섭대표가 가장 큰 임단협 협상에 불참한 게 올해로 3년째이다. 교섭대표로서 책임 방기이며, 사감(私感)을 이유로 불참한 건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노조 차원에서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우리 사업장이 경쟁사 대비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기반에는 노동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실질임금의 후퇴가 없어야 한다. 실질임금의 상승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측 교섭대표로 위임받은 방문신 부사장은 “타 지상파의 경우, 적자 또는 적자에 준하는 실적임에도 불구하고 SBS는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며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해서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은 이번 임단협에서 실질임금 상승과 더불어 근로 시간의 단축을 요구할 것이다. 경쟁사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주 4.5일제, 5년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는 안식월 제도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다. 또 우리 일터에 도입된 지 9년이 되는 임금피크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와 대상(보상)조치를 강화하는 노력도 기울일 것이다. 조합원들이 피땀 흘려 일궈낸 성과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동조합은 향후 협상에 치밀하게 대응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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