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윤창현입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겨울이 저물어 가고 바람에 봄기운이 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가을 시작했던 임금과 단체협약 개정안 협상이 봄기운과 함께 최종 타결됐습니다.

정말로 지난한 협상 과정이었습니다. 24차례의 실무교섭과 2차례의 본 협상은 언론노조 전체 사업장을 비춰봐도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인내와 슬기로 결렬위기를 넘기고 평화적 타결에 지혜를 모아주신 노사 양측 교섭위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노동조합이 지난 해 임단협을 시작하면서 밝힌 협상의 큰 원칙은 지속 가능한 SBS를 만들기 위한 수익구조 개선, 이를 위한 지주회사 체제 개편, 그리고 언론다운 언론이 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 사회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공정방송의 보장이었습니다.

과정에서 지상파 3사 중 유일한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취약해진 수익구조, 이런 수익구조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지주회사 체제의 한계가 다시 명확히 드러났고, 보도 농단을 일삼았던 김성우 전 홍보수석이 최순실과 연결된 인물임이 확인됐습니다. 조합이 내세운 협상의 원칙과 과제는 피할 수 없는 SBS 구성원들의 숙명이라는 게 분명해 졌습니다.

적자 상황에서 무리한 임금인상을 요구하기 보다는 구조적 원인을 바꿔내 안정적으로 조합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여러 모로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올 3/4분기 안에 콘텐츠 판매방식과 요율 변경까지 재논의를 통해 수익구조를 정상화할 방안을 노사공동으로 마련하는 데 진일보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이 합의는 사실상 수명을 다한 기존의 지주회사 체제를 개선하고 극심한 미디어 환경의 변동 속에 SBS의 미래생존 전략을 공고히 하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또한 조합원의 근로조건과 제반 권리 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단체협약 개정안에서는 이미 안내해 드린 대로 선임사원(과거 부장급 이상)들의 조합가입 제한 조치를 완전히 삭제했습니다. 선임사원의 기존 조정급은 공지한 대로 현행대로 유지됩니다.

이 외에도 탄현 어린이집 신설 및 목동 어린이집 확충, 여성조합원들의 출산휴가 기간 연장 등 양성평등 관련 조항들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조합은 당초 이명박-박근혜 정권 기간 추락한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자율성을 지켜내기 위해 당초 보도책임자 임명 동의제와 보도보직자 임명제한 제도를 요구했으나, 사측의 인사권 침해 주장을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보도와 시사 교양 등의 보직자에 대한 상향평가 중 공정성 평가 항목을 분리하고 공정성 과락을 인사에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사실상 불신임제도에 해당하는 보도본부장에 대한 긴급평가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오늘 임단협 타결 조인식에서 박정훈 사장께서는 ‘SBS를 가장 공정한 언론사로 만들겠다’는 약속과 함께 ‘공정성을 인사의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열심히 노력했습니다만 그래도 성에 차지 않는 조합원들이 많이 계신 것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해결하지 못했다고 완전히 지워진 과제라고 생각하지는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잊지 않고 더 노력하고 챙겨보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칼이라도 날을 벼리고 써먹지 않으면 녹이 스는 게 이치입니다.

오늘 체결된 임금과 단체협약 개정안의 내용도 다르지 않습니다. 조합원 여러분께서 현장에서 활용 하실 수 있도록 안내책자와 해설서를 이른 시간 안에 준비해 배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어느 때보다 길었던 단체협약 개정과 임금협상 과정을 묵묵히 참고 지켜봐 주신 조합원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 드립니다.

올 한 해도 이어지는 촛불 혁명의 물결 속에 떳떳한 언론노동자로 우뚝 서서 최고의 방송사로 우리 일터 SBS를 다시 세워 내는 그 길에 늘 함께 하겠습니다.

                                       2017. 2. 17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장 윤창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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